이정건 선교사의 고별사 ‘한 알의 밀알로…’

2021년 9월 1일(수) 16시 창원선교사공원묘원에는 고(故) 박은주 선교사의 장례 하관식이 진행됐다. 그녀를 사랑했던 수많은 이들이 참여한 가운데 거행된 이날 예식은 KPM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되었다.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박 선교사가 주님께 부름을 받은 선교사로서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선교의 삶을 살다가 주님 품에 안겼는지…. 다시 한번 크게 느끼는 시간 이었다. ​누구보다 가슴이 무너지고 슬퍼했을 남편인 이정건 선교사.

그의 아내에 대한 고별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그리스도의 종으로 부름 받은 자들이 어떻게 살다가 주님 앞에 가야 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다음은 사랑하는 아내 박은주 선교사를 먼저 보낸 이정건 선교사의 추모 고별사이다.​

“제 아내는 한 알의 밀이었습니다!”

제가 선교 본부장으로 섬길 때 ‘우리 고신 모든 교회들이 다 선교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선교 동원 프로그램을 우리 본부에 있는 선교사님과 함께 기도하면서 짰는데 그것이 선교 축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선교 축제를 시작하면서 방문하는 교회마다 다른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하나의 메시지를 가지고 모든 교회를 방문하자, 그렇게 메시지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바로 요한복음 12장 24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이 말씀을 가지고 전국 교회를 다니면서 말씀을 외쳤습니다.

첫째로는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 한 알의 밀이셨습니다. 둘째로는 이 땅에 오셨던 선교사님들이 한 알의 밀이셨습니다. 그리고 셋째로는 우리 모두는 다 한 알의 밀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내용을 가지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제 아내 박은주 선교사는 한 알의 밀로 땅에 떨어져 죽었고, 한 알의 밀로 이 땅에 오신 모든 선교사님들의 반열에 소천되었습니다.

밀은 떨어지면 죽어야 합니다. 그래야 열매를 볼 수가 있고, 그래야 다음 세대를 기약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한 알의 밀로 죽고 밀인 선교사의 반열에 들어간 제 아내 박은주 선교사가 이번 장례 기간을 통해서 너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저는 너무 너무 하나님 앞에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이 제 아내를 기억해주시는 것은 너무 감사한데, 아내를 이 땅에 보내시고, 부르시고, 주의 종으로, 선교사로 만드셔서 마음껏 주의 복음을 위하여 그렇게 쓰시다가 영광스럽게 불러 가신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만 드러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야 합니다. 그래야  합니다. 박은주 선교사는 그걸 원할 겁니다.

​원근각지에서 오셔서 예배 참석하시고 또 위로해주시고 격려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 멤버케어 사역을 하면서 많은 선교사님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선교사님은 저희를 케어해 주시는데, 선교사님은 누가 케어합니까?” 그랬습니다. 이 시간에 여러분들이 저를 케어해 주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시다시피 멤버케어 사역은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함께 멤버케어 사역하던 제 아내가 떠났는데 내가 어찌 그 일을 혼자 할 수 있겠느냐.’ 그런 생각을 가질 때에 주님이 제 마음 속에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그런 말씀을 새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절망 가운데서 다시 일어날 수 있었고 다시 제가 여러분 앞에 서서 이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기도로 제 아내가 있던 그 자리를 채워주시기를 바랍니다. 저와 함께 선교사를 케어하는 그 일을 하면서 주님이 제게 주신 그 사명을 다하기까지 제 아내가 불꽃같이 살면서 달려온 경주를 다 마치고, 마지막 사명을 완수하고 주님 앞에 가는 것처럼 저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하니 여러분들이 기도로 도와주시고 열심히 더 사역을 잘 감당하여 골인 지점까지 영광스러운 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KPM 동지 여러분. 선교 현장에서 한 알의 밀이 되어 떨어져 죽어 현지에 있는 수많은 영혼들을 살리는 놀라운 역사가 나타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 아내가 없다고 할지라도 언제든지 멤버케어 문을 두드려주세요. 변함없이 여러분들을 맞이하고 여러분과 함께 기도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정건 선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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