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ㅣ강하전 선교사(KPM 중한통교회)
소명자

2013년 7월 중국에서 14년 사역을 마치고 비자발적 출국으로 한국에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1년 안식년을 대전 KPM선교센터 안식관에서 보낸 후 본부에서의 요청으로 대전에서 3년간 기도사역을 섬기게 되었다.

이 때 선교센터 근처에 있는 한남대학교에 있는 대학교회에서 중국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돌아보았을 때 캠퍼스에서의 성공적 사역모델이라고 생각되어 나누고자 한다. 이 나눔이 유학생 사역에 대한 이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외국 근로자 사역의 가장 좋은 장소가 공단이라면, 유학생 사역의 가장 좋은 장소는 당연히 대학캠퍼스다. 특히 캠퍼스 안에 교회가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왜냐하면 캠퍼스 밖의 교회로 인도하는 것 보다 캠퍼스 안의 교회는 훨씬 학생들과 접촉하기 쉽고, 처음 교회를 접하는 학생들에게도 이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신뢰성을 가지고 모임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인 린튼(Linton)이 세운 한남대학교는 좋은 사역 장소였다.

선교사가 세운 기독학교였지만 내가 처음 접촉한 2014년까지만 해도 캠퍼스 안에 외국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모임이 없었다.

대전에서 거주할 3년이라는 기간 안에 모임을 세워놓고 이양까지 해야 했기에 먼저 이 사역을 지속해 줄 사역자를 찾아야 했다. 유학생 사역자로 가장 적합한 사람은 대학교수이다.

왜냐하면 유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목실에 부탁해서 유학생 사역에 관심 있는 교수님을 소개 받았다.

이 분은 기계공학과 박문식 교수님으로 한남대학교회에서 집사로 섬기고 계셨다.

처음 만났을 때 이 사역의 도우미가 아닌 사역자를 찾는다는 말을 하자 자기는 중국어를 배운 적이 없다는 말을 하셨다. 대부분 이주민 사역을 하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난관이다.

그런데 유학생 사역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가 외국어를 전혀 몰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유학생들은 한국어를 기본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천천히 쉬운 단어를 써 주면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된다.

그리고 유학생들 중에 한국어 실력이 조금 괜찮은 학생에게 통역을 하도록 하면 대부분 학생들은 매우 좋아한다. 왜냐하면 한국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유학생 사역에 상당한 열정을 가지고 계셨던 교수님이셨기에 언어 문제가 해결되니 OK하셨다.

한남대학교회 안에 유학생부를 만들어 사역을 시작하기로 하고 교회의 허락을 받았다. 교회사역의 한 부서가 된 이상 교회와 해결해야할 문제가 먼저 있었다.

대학교회 담임목사님을 찾아가 유학생부를 목회적인 관점이 아닌 선교적 관점으로 봐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이유는 유학생 부서담당자를 교역자로 세우면 담당 교역자가 변동되면 사역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국제유학생부 사역자를 부목사나 전도사가 아닌 평신도인 박 교수님으로 해 주실 것을 말씀드렸고, 내 역할 또한 이 사역을 교수님이 잘 할 수 있도록 세팅해주는 보조자로 머물 것임을 확실히 해 두었다.

이렇게 약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5년 3월부터 한남대학교에서의 유학생 사역이 시작되었다.

박교수님 전공인 기계공학과 중국유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된 교회는 1년이 안 되어 30여 몀이 되었다. 나는 중국에서 사역할 때 통역을 써 본적이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중국 현지어로 설교하고 모임을 인도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주일모임의 모든 순서를 한국어로 하였다.

내가 중국어를 사용해서 모임을 인도하면, 내가 떠난 뒤 중국어를 모르는 박 교수님은 엄두를 못 낼 것이기 때문이다. 예배 후에 1시간 한중성경을 이용해 성경읽기 모임을 가졌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예배시에 한남대학교 기독교수회에 속해 있는 교수님들을 모시고 간증과 특강시간을 가짐으로 다른 교수님들에게 유학생 사역의 현장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이런 수고 속에 한남대학교회에서 내가 있었던 2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7명이 세례를 받았다. 교회에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던 유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교회를 가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요 사역의 열매이다.

한남대학교 국제학생부 모임을 시작한지 정확히 1년이 지난 2016년부터 모든 사역을 박 교수님께 이양했다.

당연히 나 또한 국제학생부 주일모임에 참석했지만 어떤 순서도 내가 관여하거나 인도하지 않고 온전히 맡겨드렸다. 결과는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1년간의 자연스러운 이양기간을 거쳐 내가 대전을 떠난 뒤에도 모임은 너무나 건강하게 이어졌다.

다른 외국어를 몰라도 한국어만으로도 얼마든지 유학생 사역을 할 수 있는 성공 모델이 만들어진 것이어서 너무나 감사했다.

이주민 사역의 대상으로 크게 근로자, 다문화가정, 유학생을 들 수 있다. 이들에게 접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접촉점은 한국어이다. 한국에서는 한국어가 공용어이기에 언어의 부담 없이 선교 사역을 할 수 있는 것이 이주민 사역이다.

특히 유학생 사역은 가장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역이다. 유학생들은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때문에 전혀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 보다 접근하기 쉽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유학생 사역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교전략적 관점에서 나온다. 유학생들은 화이트칼라로서 고국으로 돌아갔을 때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재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타문화 선교훈련을 다 받은 예비선교사들이다.

한국에서 한 명만 제대로 하나님을 만나더라도 그 한 명을 통해 어떤 역사들이 만들어질지 모를 일이다. 나는 지금도 유학생들을 만나면 종종 이렇게 말한다.

“10년 뒤 20년 뒤의 너희가 변한 모습을 꿈꿀 때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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