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자
강하전 선교사(KPM 중한통교회)

1999년 KPM 파송선교사로 중국에서 사역하다가 시진핑이 집권한 다음 해인 2013년 7월 비자발적 출국으로 한국에 나오게 되었다.

한국에 들어올 때만 해도 다음 사역지가 한국이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는 못했다.

현재 내가 국내에서 이주민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은 철저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 부족한 종의 간증을 통해 선교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이 시대에 이주민 사역을 얼마나 필요로 하시는지를 나누려 한다.

중국에서 비자발적 출국으로 나왔을 때만해도 나의 다음 사역 대상이 정해져 있었다. 그것은 무슬림 사역이었다. 자녀들도 어느 정도 성장했기 때문에 자녀들은 한국에 남겨두고, 선교과제라고 알려져 있는 무슬림지역에서 마지막 사역을 불태우고 싶었다.

어느 정도 마음속에 정해놓은 나라가 있었고, 본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의 부르심.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사인이 없었다.

나는 한 나라를 품고 기도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답답했다. 기도 중 마음에 감동을 받아 선교사로 은퇴할 때까지 앞으로 남은 20년의 사역과 다음 사역지로의 부르심을 위해 40일 금식을 부산의 가나안수양관에서 시작했다.

금식한지 35일 쯤 되었을 때였다. 숙소에서 말씀을 보며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의 응답이 임했다.

“너의 선교지를 네가 결정하지 말고 본부의 결정에 맡겨라. 내가 선교본부를 통해 할 일이 있다”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내 마음에 임했다. 이 음성에 순종하여 40일 금식을 마치고 본부 리더십에 나의 다음 사역지를 위임한다는 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한 본부 훈련원장과의 면담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미 본부에서는 기도 중에 나의 사역지를 정해 놨지만 내가 거절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일임한다고 하니 사역지 문제는 결정된 것 같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너무 궁금해서 그 곳이 어디냐고 물으니 대한민국이라고 답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강 선교사님이 금식하러 간 40일 간에 본부 리더십에 큰 도전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이 200만을 넘었고 10년 안에 500만 이주민 시대가 찾아온다는 소식에 몇몇 교회가 본부에 이주민 사역에 대한 프로그램을 문의해오면서 본부 선교사들이 이주민 사역에 대한 부담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하던 중 선교지 재배치를 기다리고 있는 선교사 중에 이주민을 위한 선교사로 권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래서 강 선교사님을 국내이주민지역부에 배치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본부장님도 허락했는지가 궁금했다. 왜냐하면 당시 KPM 본부장님께서는 선교사들이 국내에 머무르는 것에 부정적이셨기 때문이다.

바로 이어진 본부장과의 면담에서 본부장님으로부터 “강 선교사님이 계실 곳은 한국인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나님을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엄청난 전율이 내 몸을 감싸왔다. 추방당하기 전 날 나를 취조했던 보위부장과의 만남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보위부장이 나에게 한국에 가서 무슨 일을 할 것이냐고 물었을 때 나는 별 생각 없이 “한국에는 중국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 여기서 하던 사역을 합법적으로 할 것이다”라고 답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보위부를 나설 때 보위부원들이 일렬로 서서 나를 배웅해주는 순간 들었던 “이 상황이 어찌 추방되는 자의 모습이겠는가? 나는 추방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공안들에 의해 파송을 받고 있는 것이다”라며 감동했던 장면이 생각나면서 나의 세미한 것 까지 기억하시고 그대로 이루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재 나는 KPM 국내이주민지역부에 소속되어 부산에서 5년째 사역하고 있다. 이 사역기간동안 나는 왜 하나님께서 나를 이주민 사역에 부르셨는지 확실히 깨닫고 있다.

이주민 사역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마지막 사명임에 틀림없다. 십자가가 가장 많이 세워져 있는 한국교회에 하나님은 중동의 무슬림들을, 중국의 무신론자들을, 인도의 힌두교인들을, 전 세계의 미전도 종족들을 계속 보내고 있다.

왜인가? 선교에 열심이 있는 한국교회를 통해 선교완성을 앞당기고 싶으신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 사명을 망각한 채 ‘한국 사람만’모이기에 힘쓴다면 선민사상에 빠져 하나님께 심판 받았던 이스라엘 사람들과 같은 상황에 놓일 것이다.

지금 전 세계의 선교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전의 선교사를 통한 간접선교에서 국내에 와 있는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사역하는 직접선교시대에 이르렀다.

식어가는 한국교회의 선교열기를 다시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이 이주민 선교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직접 성도들이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하는 것과 간접적으로 선교사를 통해 선교를 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선교사역의 열매를 직접 볼 수 있다면 선교에 대한 헌신도는 더욱 높아갈 것이 분명하다. 한국교회가 속히 이주민 사역에 눈을 떠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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