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성수 인식 변화…4명 중 1명 주일에 꼭 교회에서 예배하지 않아도

▲ 코로나19 상황 두레교회 주일예배(2020.03.29) cookie0228@hanamil.net
▲ 코로나19 상황 두레교회 주일예배(2020.03.29) cookie0228@hanamil.net

한국교회의 많은 교회가 2월 말경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 우한 폐렴)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에 따라 주일 공예배(현장예배)를 온라인예배 또는 가정예배로 대체해서 주일 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많은 성도가 대체로 온라인·가정예배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한국기독언론포럼이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한국교회 영향도 조사’에서다. 이 조사는 2020년 4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기독교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연구 분석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이 결과는 4월 14일 발표됐다.


▲ 온라인·방송·가정예배와 현장예배 비교 평가(온라인·방송·가정예배자)
▲ 온라인·방송·가정예배와 현장예배 비교 평가(온라인·방송·가정예배자)


53.7%, 온라인·가정예배가 현장예배보다 만족 못해


이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방송·가정예배를 드리는 응답자의 53.7%가 ‘현장예배보다 만족하지 못했다’라고 응답했으며, ‘현장예배와 비슷’ 37.0%, ‘현장예배보다 오히려 더 좋았다’ 9.3%로 나타났다. 온라인·방송·가정예배 세 가지 유형의 예배 중 현장예배 대비 상대적으로 방송 예배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셋 중에서는 가정예배 만족도가 가장 떨어졌다.


앞으로 기독교방송의 예배 강화가 한국교회의 지형 변화에 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이별 50대 이상 장노년층과 읍면지역 거주자의 경우 현장예배 대비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예배 대체 61.1%, 현장예배 8.6%, 두 개 동시 15.6%


교회 출석자 755명을 대상으로 3월 29일(주일) 본인이 출석하는 교회가 주일 예배를 어떻게 했는지 질문한 결과 61.1%의 교회가 온라인예배로 대체했고, 현장예배를 그대로 유지한 교회는 8.6%,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동시에 드리는 경우는 15.6%로 나타났는데, 전체적으로 현장예배를 드린 교회는 24.2%였다. 교회 규모별로 보면 규모가 클수록 온라인예배 대체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장년 출석 교인 수 99명 이하 교회는 29.3%, 1000명 이상인 교회는 82.0%가 온라인예배로 대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99명 이하인 교회의 경우 온라인예배 대체(29.3%)와 현장예배 지속(26.5%) 비율이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배드리지 않은 이유…‘게으르고 귀찮아서’ 29.6%


3월 29일 예배하지 않은 응답자(98명)를 대상으로 예배드리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게으르고 귀찮아서’ 29.6%, ‘교회에 가지 않아 예배드릴 마음이 안 생겨서’ 23.5%, ‘회사·가족이 만류해서’ 20.4% 등의 순으로 현장예배 중단의 후유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본인이 3월 29일 주일 예배를 어떻게 했는지 질문에는 52.2%가 출석교회의 온라인예배를 드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출석교회에 직접 가서 예배드린 경우도 13.6%, 현장예배를 드리는 교회에 가서 예배한 경우 0.7%로, 현장예배 비율이 14.3%로 나타났다.


온라인·방송 예배자 10명 중 3명, 적극 예배드리지 않아


온라인·방송 예배를 드린 사람을 대상으로 예배드린 시간을 질문한 결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 86%, ‘설교 등 일부만 시청’ 13.4%로 대부분이 예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드린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방송 예배를 어떤 태도로 드렸는지 질문에는 ‘교회 예배 때처럼 찬양·기도하면서 드림’ 68.2%, ‘그냥 가만히 시청하면서 드림’ 31.8%로, 10명 중 3명 가까이가 교회에서처럼 적극적으로 예배드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찬양·기도하면서 적극적으로 예배드린 경우는 여성, 봉사자, 교회 중직일수록 높았고, 방송예배자(56.7%)보다는 온라인예배자(69.0%)에게서 더 많았다.


온라인예배자 3명 중 1명 계좌 이체 헌금


온라인·방송·가정예배 교인 중 평소 주일 헌금을 하는 사람(482명)을 대상으로 지난주 예배 시 헌금을 어떻게 했는지 질문에 3명 중 1명가량(33.6%)만이 ‘계좌 이체해 헌금했다’라고 응답했으며, 35.7%는 ‘별도로 모아놓고 있다가 나중에 교회에 갈 때 한꺼번에 낼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28%는 아무 계획 없이 교회 가면 헌금하겠다고 밝혔다. 주간 헌금률이 33.6%라는 결과는 현재 한국교회가 헌금 부족으로 얼마나 어려움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방송예배자가 헌금한 비율은 11.1%로 10명 중 1명꼴이었으며, 방송예배자의 ARS 헌금은 7.4%로 나타났다.


‘가족이 함께 예배드려 좋았다’ 90.4%


한국교회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잘 대응하고 있는지 대해서는 59%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정부의 대응력은 73.0% ‘잘하고 있다’라고 봤다.


온라인·방송·가정예배자를 대상으로 8가지 항목을 제시하고 예배드리면서 각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질문에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려 좋았다’(90.4%), ‘한국교회가 공적인 사회문제에 동참하게 돼 뿌듯했다’ 83.2%,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다’(82.0%) ‘신앙을 점검할 기회였다’ 79.4%, ‘예배보다 생활신앙이 중요한 것을 알게 됐다’ 69.9%로, 교회를 떠나 보니 자신이 신앙을 점검할 기회가 생겼다는 인식이 강했다.


또 절반 이상(54.3%)이 ‘교회에 못 가 아쉬움에 뭉클함과 눈물이 났다’라는 고백도 나왔다. ‘교회에서만큼 집중하기 어렵다’라는 응답도 70.1%나 됐다.


4월 12일 주일(부활절)에 출석교회에서 직접 부활절 현장예배를 드리는 경우 어떻게 할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겠다’ 17.5%, ‘아직 불안해서 온라인·가정예배를 드리겠다’ 58.4%,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 24.1%로, 부활절 예배 참석 의향자가 채 20%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회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잘 대응하고 있는지 대해서는 59%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정부의 대응력은 73.0% ‘잘하고 있다’라고 봤다.


주일 현장예배 중단 ‘잘한 일’ 87.8%, 10명 중 7명 찬성


주일 현장예배를 중단한 교회의 교인들을 대상으로 주일 현장예배 중단한 것에 대해 ‘잘한 일’ 87.8%, ‘잘못한 일’ 4.0%로 교인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어 현장예배 중지에 대해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일 현장예배 중단에 대해 ‘잘한 일’이라는 평가는 교회 규모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대형 교회일수록 긍정률이 높아지는 경향이다.


교회 출석자를 대상으로 일부 교회의 현장예배 지속에 대해 ‘사회적 공익을 위해서 중단해야 한다’ 69.4%,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다’ 18.5%로 응답해 10명 중 7명이 현장예배 중단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현장예배자와 온라인예배자의 의견이 뚜렷하게 나뉘는 결과를 보였다. 현장예배를 드린 사람은 ‘불가피한 행동’(61.1%)이라는 의견이 ‘중단해야 한다’(20.4%)라는 의견보다 훨씬 높은 데 반해 온라인·방송·가정예배를 드린 사람은 정반대의 의견이 나왔다.


▲ 주일 성수에 대한 의견(교회 출석자 전체)
▲ 주일 성수에 대한 의견(교회 출석자 전체)


온라인예배 대체할 수도 54.6%, 주일 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40.7%


교회 출석자를 대상으로 일부 교회가 정부의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주일 현장예배를 드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일성수 원칙을 지키려고’ 41.6%, ‘교회 헌금 줄어들까 봐’ 37.5%로, 재정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교회 밖의 비판과 다르게 개신교인들은 주일성수 원칙고수라는 이유를 더 크게 보고 있었다.


교회 출석자들에게 주일성수에 대해 질문 결과 ‘온라인·가정예배로도 대체할 수 있다’ 54.6%, ‘주일성수 개념에서 주일 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 40.7%로 나와 온라인예배 대체 의견이 주일성수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교회를 매주 출석하는 교인들조차 절반가량(49.5%)이, 교회 중직자의 42.1%가 온라인예배 대체 의견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월 2~3번 정도 교회 출석하는 교인의 경우 무려 71.7%가 온라인예배 대체 의견을 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주일 현장예배를 중단한 교인들의 주일성수(예배 참석)에 대해 생각의 변화가 있었는지 질문에 대해서는 ‘주일에 꼭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2.9%, ‘오히려 주일에 교회 가서 예배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42.0%, ‘변화 없다’ 35.1%로, 4명 중 1명 정도는 주일성수에 대해 약간의 인식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예전처럼 교회에서 예배 85.2%


앞으로 코로나19가 끝난 뒤 한국교회의 변화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동일하게 교회에 출석해 예배드릴 것 같다’ 85.2%, ‘필요한 경우 교회에 가지 않고 온라인·방송·가정예배로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12.5%, ‘교회에 잘 안 가게 될 것 같다’ 1.6%로 나타나, 대부분 이전처럼 교회에 출석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7명 중 1명가량(14.1%)은 교회에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고 응답해 어느 정도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현장예배 중지의 역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출석 교인 수에 대해서는 ‘줄어들 것 같다’ 20.0%, ‘줄어들 것 같지 않다’ 66.6%로, 코로나19 이후 교인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개신교인들은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헌금 방식 운영, ‘찬성’ 60.8% ‘반대’ 18.7%


교회의 온라인 헌금 방식 운영에 대해 ‘찬성’ 60.8%, ‘반대’ 18.7%로 나타났다. 온라인 헌금 방식을 운영하는 교회 교인의 찬성비율이 80.1%인 반면, 온라인 헌금 방식을 운영하지 않는 교회의 찬성비율은 43.1%로 뚝 떨어진다. 온라인 헌금 방식 찬성 의견은 여성, 기혼, 교회 봉사자, 중직자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고, 출석 교인 수가 많을수록 높은 경향이 뚜렷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교회가 가져야 할 주제는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에서 실생활에서의 신앙 실천으로의 의식 전환’(24.3%),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 21.9%, ‘교회의 공적인 사회적 역할’ 21.4% 등이 비슷하게 높게 나타났다.


개신교인들은 온라인예배 등장으로 예배 본질에 대한 신학적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교회 안이 아니라 밖의 삶과 교회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단 척결도 16.3%로 나왔다. 이것은 코로나19 확산의 한가운데 섰던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단 척결에 대해 20대 젊은 층에서 높게 응답한 점이 눈에 띄고 있다.


온라인 교회에 대한 가나안 성도들의 수용도 높아


코로나19 이후 다음 세대 신앙교육에 대해서는 ‘부모와 자녀 간에 신앙적 대화와 친밀감 강화’ 66.2%, ‘정기적인 가정예배가 정착될 수 있도록 훈련’ 39.3%, ‘기존의 교회학교 예배와 소그룹 활동 강화’(2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나안 성도, 즉 교회 불출석하는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오프라인에서 가끔 모이는 식의 ‘온라인 교회’가 있다면 참여 의향 질문에는 가나안 성도의 절반 이상(53.5%)이 참여 의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예배 문화를 경험하면서 온라인 교회에 대한 가나안 성도들의 수용도가 꽤 높은 것으로 조사 결과 나왔는데, 이는 가나안 성도 선교 전략 방향을 수립하는데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한국 사회와 교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이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한국교회 현상을 단면으로 볼 수 있으며, 한국교회가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예견도 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개체 교회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향후 종합적인 목회 전략을 수립하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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