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어김없이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성탄트리장식이다. 이것은 교회가 아니라 백화점이나 대형 상가 등 교회 밖에서 먼저 나타난다. 사실 이러한 성탄장식은 이미 우리의 문화 속에 굳어져 예수님의 오심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으레 성탄절이 있는 12월과 연말이 가까워오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람들은 그 환한 불빛, 아름다움을 보고 좋아라고 한다. 거기에 뭔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교회 밖의 성탄장식은 단지 사람들을 상업적으로 유혹하는 불빛에 불과하다. 거기에는 생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교회라고 여기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교회도 12월이 되면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으레 성탄트리와 꼬마전구 등으로 성탄장식을 하게 된다. 여기에 누구 하나 예수 그리스도의 이 땅에 오심의 의미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저 예수님의 이 땅에 오심을 빛으로 한 번 밝혀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성탄절을 한번 되새기고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성탄절을 알게끔 하는 것이다. 교회는 교회당 안팎과 도시 광장이나 거리에 성탄장식을 함으로써 안도의 한숨을 쉰다. 성탄행사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하기 위한 준비를 다 마쳤다는 안도감이다.

또 교회는 사랑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면서 성탄절을 앞두고 이웃을 위한 봉사에 많이 나선다. 우리나라의 성탄절과 연말연시는 겨울이다. 그러다보니 교회 또는 기독교 기관들이 경제·환경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앞 다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연말 후원과 봉사’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것은 빛으로 드러나야 역사적인 사건이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하면서 그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불을 밝히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을 나타내기 위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물질과 노력봉사로 한두 번 도와주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예수님이 불쌍히 여기고 긍휼히 여기는 이웃들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로 하여금 성탄절의 의미와 성탄장식의 아름다움이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휘황찬란한 성탄장식이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에 대한 소망과 기쁨의 메시지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차갑게만 느껴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국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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