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어느 교수가 일간신문에 현실정치에 메시아는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거창한 공약을 내걸고 대통령이나 국회위원이 되었지만 그들이 현실의 문제들을 얼마나 해결했느냐? 앞으로 누가 나온들 별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사람을 메시아처럼 추종하는 것은 참 어리석은 짓이다. 자신이 사람에 불과하다고 인정하는 겸손과 건전한 양식을 가진 지도자라면 괜찮은 지도자라고 만족해야 할 것이다라는 글이다.

정치세계만 아니라 모든 집단에서 행하는 가장 어처구니없는 일은 사람이 메시아 노릇을 하는 것이다. 교회와 신앙세계에 혼란이 일어나는 것도 저마다 나서서 왕 노릇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도라면 최순실 사태의 이면에 하나님의 간섭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성도들의 부르짖는 기도를 들으시고 사악한 영에 농락당하고 있는 정치권력의 허상을 여지없이 폭로하신 것이 아니겠는가? 박 대통령만 아니라 심심찮게 무당이나 점쟁이를 찾아가 굿판을 벌리고 미래를 물어보는 정치꾼들과 재벌들, 그들의 권력과 돈에 매수되어 거짓 평안을 늘어놓는 종교꾼들을 보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선적으로 세상 정치에 희망을 걸거나 실망하지 않아야 한다. 세상 정치의 목적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이데올로기)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념은 대중들의 욕구와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자주 변한다. 이념의 차이로 인해 편당이 생겨 서로 싸우고 갈등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소란한 정치판으로 인해 과도히 흥분해서도 안 된다. 미국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승리했지만 그가 당선되었다고 해서 염려하거나 놀랄 이유가 전혀 없다.

대신에 성도와 교회는 권력을 가진 정치집단들이 오만과 편견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 정치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나라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로 나아가시면서 소란한 세상에 대해 대체로 침묵하시고, 꼭 해야 할 말씀만 하셨다. 아버지께서 맡기신 사명에 자신의 전부를 던지셨다. 이것이 세상 정치에 대한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정치요, 소란한 세상을 잠재우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행위였다. 우리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만이 우리의 구주시며 주님이시다. 그러하기에 성탄절이 다가오는 요즘 더더욱 예수님을 바라보게 된다.

11월 마지막 주일(27)부터 시작되는 대강절은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정의와 사랑으로 통치하셔서 마침내 하나님의 나라를 견고하게 세워달라고 간구하는 절기이다. 이 대강절에는 예배실 강단에 네 개의 촛불을 주일마다 하나씩 덧붙여 켜고 성탄절 아침에는 마지막 촛불을 켜는 교회들이 있다. 기다림의 촛불, 회개의 촛불, 나눔과 섬김의 촛불, 만남과 화해의 촛불, 기쁨과 감사의 촛불이다. 촛불을 켜는 의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어두운 세상에 참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심령과 교회를 환하게 밝히시도록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제대로 믿고 환영하고 사랑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킨다. 사도 바울은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셨다(살전 5:18). 무슨 일을 만나든지 먼저 감사부터 하라는 말씀인데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결국 당신의 자녀들과 교회를 유익하게 하신다. 그렇게 믿어야 성경적인 믿음이다.

최순실 파문으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어둠을 밝히고 있다. ‘이 난국에서 헤어나는 길은 먼저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나라 사랑의 충정으로 부르짖고 있다. 이 시점에 성도와 교회는 또 다른 촛불을 켜고 우리 자신들과 이 세상의 어둠을 밝혀야 한다. 우리의 죄를 밝히고 태우는 회개의 촛불과 난국에 빠진 이 땅에 회복의 은혜를 주실 하나님을 바라는 감사와 소망의 촛불과 분노와 슬픔에 잠겨있는 백성들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고 행동하는 사랑과 화해의 촛불을 밝혀야 한다. 세계의 역사가 예수 그리스도의 손에 달려있음을 확신하는 성도와 교회는 무슨 일을 당해도 낙심할 수 없다. 예수님만이 우리를 살리시는 참 빛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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