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과 주일에 걸쳐 대다수 국민 휴대전화에는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명의로 ‘예배 등 종교행사 참석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SNS 문자가 최소한 3회 이상 전송됐다. 이렇게 보낸 관계기관의 의도와 열정은 이해하지만, 이런 방향으로 어떤 특정 부류를 전염병의 온상인 양 오도하는 식의 행정에는 대단히 큰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과 관계기관이 합심해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에 대해 눈곱만큼의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열심히 방역하고 조심하자고 강조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나 각 지자체, 관계기관이 마치 교회가 코로나 전염병 확산의 원인이나 되는 듯, 유독 기독교의 공예배를 금하기 위해 열심인 것 같은 일련의 행태는 매우 이해하기 힘들고 또한 용납할 수도 없다.


강압적 통제는 종교탄압 오해 불러


지난주일, 대부분 교회에 공무원 등 관계 기관원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예배 상황을 점검하고 그 상황을 기록에 남겼다. 이는 수도권 교회 현장에서 직접 확인된 분명한 사실이다. 어느 교회에는 예배 몇 분 전 보건소에서 나왔다면서 예배 인원을 점검했고, 어느 교회에는 동장과 여성 공무원이 교회를 방문했다. 또 어느 지역교회에는 도청과 시청 관계자가 2인 1조가 되어 참석자들의 상황을 자세히 묻고 돌아갔다. 이들의 방문을 받은 교회들은 휴일에도 수고하는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했고, 간혹 빵과 우유를 대접하며 예의를 갖춰 협조했다는 것이다.


관계기관의 이런 조직적인 교회 방문 행위는 비록 전염병 확산의 예방 차원이었다고는 하나 알게 모르게 교회를 압박하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기독교 모임을 위축시키는 광의의 종교탄압으로 비칠 수 있다. 정부가 꼭 이런 방법으로 해야만 전염병 확산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행정과 비교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사태로 12일 미국의 뉴욕 주지사는 500명 이상의 집회를 금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뉴저지 주지사도 250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뉴욕 주지사는 여기에 더해 각 시설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 허용 인원의 ½ 이하로만 모임이 가능하다는 행정명령도 함께 발동했다. 예를 들면 100명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이라면 50명 이하로만 모일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 미국 주지사들의 행정명령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조치이고, 모두가 이의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행정명령이다. 이 행정명령은 종교단체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집회나 모임에 예외 없이 적용되는 명령이다. 이 명령에 따라 디즈니월드와 디즈니랜드,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문을 닫았고, 프로농구, 아이스하키, 축구 등 예정된 행사와 경기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그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메이저리그 프로야구도 언제 개막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보편적이고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행정명령이라면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고루 적용되게 조치해야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서로 간 ‘거리 두기 정책’은 상당히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회에만 2m 거리를 유지하게 하는 등의 규제를 하고, 이를 위반하면 종교시설을 폐쇄하겠다는 우리 당국의 정책은 대단히 과도한 규제로 여겨진다. 그리고 교회에 대한 이런 과한 정책은 자칫 교회에 대한 억압으로 여겨져 국가와 종교 간 갈등, 특히 기독교계의 불필요한 저항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출퇴근길 지하철은 여전히 사람들의 몸이 직접 부딪히는 가장 취약한 곳이고, 영화관, 대형 뷔페식당 등 더 많은 곳이 더 높은 전염병 확산 가능지역인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종교단체에만 적용되는 행정명령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돼야 할 것이다.


동시에 교회는 정부와 국민의 염려와 걱정거리가 되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교회가 전염병 확산의 온상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최대한 방역에 힘쓰고, 지혜를 모아 실천해야 한다. 교회 각각의 형편과 환경에 따라 현명한 조치를 하고, 성도들과 국민에게 불안감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더욱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고신뉴스 KN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