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예배를 왜 합니까?

예배란 하나님에게 최고의 것을 드리는 행위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분을 추도하기 위한 예배를 드리는데요. 이것이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추도와 예배라는 말을 같이 붙여놓는다는 것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운데요. 하기야 우리는 주일에 어린이주일’, ‘어버이주일등을 다니 예배에 추도예배라는 이름을 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고인을 추도하는 것에 예배라는 이름을 다는 것이 정당한지 속 시원하게 답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게 무속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혐의를 두고 있지만 정확하게 알고 싶네요.


돌아가신 분에 대한 추도는 동양 문화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제사를 지내는 것이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죽은 자의 혼령을 위해 제사지내는 것이 살아있는 후손들의 책임이며, 그것이 복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교에서 이런 문화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샤머니즘의 영향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공자가 했다는 말, ‘산 자를 섬기는 것도 잘 모르겠는데 귀신을 섬기는 것을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했다는 말은 유명합니다.

지적하셨듯이 한국교회에서는 추도예배라는 것을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유가족의 요청이 있어서 교역자가 그 예배를 인도합니다. 추도예배라는 이름으로 목사가 유족들, 그리고 참여한 교인들과 함께 이 예배를 합니다. 고인의 기일이 되면 가족의 요청으로 이 예배를 하는데 매 해마다 추도예배를 드려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몇 년이 지나면 교회에 요청하지 않고 가족이 스스로 간단한 모임을 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추도예배라는 이름을 다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예배는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이 함께 참여하여 말씀과 성례가 시행되는 자리입니다. 그렇다면 추도예배라는 이름을 굳이 달더라도 그것은 공예배가 아닌 가족의 일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좋겠습니다.


개혁교회에서는 결혼식을 교회적인 일로 생각하면서 예배형식을 취해서 혼인식을 행하지만 장례식은 철저하게 가족의 일로 생각합니다. 장례예배라는 이름을 달아도 그것은 교회의 공적인 예배와는 다르다는 말입니다. 교회가 장례식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예배로 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로마교회에서는 죽은 자와 산 자의 연결을 강조합니다. 중세교회가 면벌부를 판매한 것도 연옥에 가 있는 조상들의 영혼을 건지기 위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반대 방향의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로마교회는 성인이 된 이들의 날을 정해서 축하하므로 살아있는 자들이 그 성인의 은덕을 힘입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같은 세상에 속해 있다고 믿는 것이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죽음 이후에는 우리가 그들과 결코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례식과 추도식은 죽은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추도의 모임을 가진다면 그 요소가 무엇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찬송과 기도, 그리고 권면의 말씀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권면의 말씀인데 그것은 고인을 칭송하는 것이나 그 분을 본받자고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고인을 추도하는 것을 통해 살아있는 자들이 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미신입니다. 추도의 모임은 살아있는 이들이 하나님 앞에서 더 감사하며 살아가자고 격려하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돌아가신 분에 대해 추억하는 것을 전혀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교역자의 인도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돌아가신 분에 대해 추억하는 말을 하면서 남은 자신들이 어떻게 하나님과 이웃을 섬길 것인지 다짐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가족이나 친척들 중에서 믿지 않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제사 대신에 추도의 모임을 가지면서 음식도 차려서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돌아가신 분이 믿지 않은 분이었을 경우에 추도모임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런 경우에는 돌아가신 분을 생각하면서 어떤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일본의 경우 믿지 않는 이들의 장례식마저 교회에서 치루어 줌으로 복음을 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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