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 1416호

학사(교회기숙사)는 우리의 사명이고 비전



횟수로 3년, 날수로 하면 2년의 시간이 지났다. 신학대학을 다니던 때 나는 내 고향교회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 2학년 때 만나 연애라고 하는 것을 시작을 했다. 그 당시 아내는 부산에서 서울로 대학을 올라온 유학생이었고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서울 사람이었다. 대학 1학년 때 교회 대학부에서 만나 2학년부터 조금씩 서로에 대한 감정을 가지기 시작을 했고 얼마 안가 연애라는 것을 시작했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겨울 우리는 부부가 되었다.


아내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 만해도 대학을 다니는 4 년 동안 수차례 이사를 다녔다. 오빠 집에서 지낼 때도 있었고, 교회 대학부 자매들과 함께 자취를 하며 지낸 적도 있었고, 혼자서 아주 높은 동네의 작은 방을 얻어 자취를 할 때도 있었고, 외숙모님 집에 머물 때도 있었다. 요즘 같으면 누구나 다 원룸을 가거나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겠지만 그 때는 원룸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고. 대신 하숙이나 자취방들이었고,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친구들은 비용이 더 들어가는 자취방이나 하숙집에서 살아야만 했다.


오빠 집도 있고, 외숙모님 집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자립심이 강한 아내는 대학 다니는 동안의 반을 그렇게 자취방과 교회 대학부 친구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며 살았다. 나와 내 아내가 만났던 교회는 나에게는 고향교회이고 아내에게는 대학을 진학하면서부터 다니게 된 교회였다. 그런데 이 교회의 특징이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진학을 하면서 올라온 학생들로 구성된 교회 대학부를 가진 교회였다. 그러다보니 서울이 고향인 나와 같은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경험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학기동안 살아야할 거처문제였다. 어떤 지체는 기숙사에 잘 들어갈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취를 하거나 공동체 생활을 하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은 경우는 기독교 기숙사를 찾는 것이었다. 그 일을 심하게는 학기마다 학년마다 되풀이 하는 모습을 보며 지냈었다.


졸업을 하며 취업의 길을 뒤로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30대 중반에 신학대학원을 가고, 40대 중반에 개척을 하게 되었다. 개척을 하면서 하나님의 부르심과 주신 마음을 따라 이런 교회를 만들어야겠다라고 결심한 것 중의 하나가 부산으로 대학진학을 오는 학생들을 위해 적어도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학생들의 신앙을 지키고 성장시키기 위해서 거처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었다.


매 학기 매 학년 기숙사며 좀 더 싼 자취방이나 하숙집을 찾아 헤메던 내 아내와 대학부 지체들을 보아왔던 터라. 그리고 부교역자로 섬기며 부산으로 대학을 진학하여 오는 자녀들의 신앙이 무너지는 것을 보아왔던 터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 안에 있던 사택을 학사 사역(교회 기숙사)을 시작하기 위해 옮긴지 만 3년이 되어간다. 요즘은 너나할 것 없이 원룸을 선호하고 있다, 성적이 되어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매년 학기가 시작될 때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 우리의 섬김을 받으시고, 우리 교회의 학사에 들어와야 하는 학생들을 보내 주십시오”라고 기도한다.


우리야 신경을 쓴다고 썼지만 어디 고향집 만하겠는가? 원룸만 하겠는가? 그러나 또 다른 선교의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 이제 또 얼마 안 있으면 대학입시가 있을 것이고 부산으로 대학을 오는 친구들이 있을 겁니다. 우리에게 와야 할 친구들을 보내주십시오.

<손상덕 목사/새벽이슬교회>





운동원들이 믿음을 잃지 않기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8-39).


2020년 8월 23일은 필리핀에 온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간이 참 빨리 갑니다. 코로나 이후 더 빠르게 지나갑니다. 무의미한 세월을 보내지 않기 위해 마음과 생각을 잘 다스려야 함을 느낍니다. 먹고 살기 힘들고, 사람을 만나지 못해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날들도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현실이 하나님과의 사랑과 천국의 소망을 끊을 수 없습니다. 말씀과 기도가 우리의 삶의 근원에서 회복되는 일상이 되길 소망합니다.


필리핀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락다운(통제)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한 통제인 ECQ를 지나 지난 8월 4-18일까지는 MECQ(수정된 통제), 현재는 GCQ(완화된 통제)로 코로나를 대처하고 있습니다. 통제가 완화된 것은 확진자를 많이 드러내고 빨리 잡겠다는 정부의 방침입니다. 마스크와 페이스 쉴드(얼굴 가림막)를 사용하는 평범한 일상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침은 사람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고, 열악한 환경과 의료기술로 하루에 2000명, 총 34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제 이곳 거리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나왔고, 캐럴이 들립니다. 필리핀은 9월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합니다. 일 년 동안 번 돈을 크리스마스 선물과 파티에 다 쓴다 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입니다. 나라의 가장 큰 축제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동전통을 들고 도와달라고만 하는 사람들이 답답하고, 한편 안타깝고 슬픕니다. 강도와 도둑들이 늘었습니다.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대사관과 한인회로부터 조심하라는 안내를 받곤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필리핀에 대한 두려움과 거리가 생깁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우리에게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필리핀을 불쌍히 여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이곳 선교센터에서 현지 간사들과 수요모임으로 모입니다. 오후 4시에 모여서 찬양과 말씀, 그리고 기도와 나눔 시간을 보냅니다. 8월 두 주간은 강한 통제로 모임을 잠시 쉬었으나, 현재는 10명 이하 종교모임이 방역 하에 가능합니다. 간사들의 언어훈련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로 메시지와 찬양을 합니다. 한국간사들은 한국어 메시지를 영어로 번역하고 통역하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현지 간사들은 한국어로 말씀을 듣고 찬양하는 훈련을 합니다.

9월 2일에는 안 간사가 한국어로 메시지를, 배 간사가 영어로 번역과 통역을 했습니다. 저희는 5주 가 있는 달 마지막 수요일에 말씀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주기도문을 차근차근 나눌 계획입니다. 함께 모여 찬양하고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필리핀에서 온라인으로 영상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Google meet’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모임을 위해 장비를 사고, 사전 연습도 합니다. 처음에는 전쟁터와 같았는데, 점점 적응하며 방송다운(?) 방송이 되어 갑니다. 수요모임의 메시지를 현지 간사가 운동원들에게 나눕니다. 성경퀴즈, 찬양, 말씀, 삶 나눔, 기도회로 가집니다. 필리핀은 인터넷과 와이파이가 없는 장소와 집이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운동원들이 온라인 모임에 참석하려면 40~60분의 시간만큼의 데이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로 온라인 모임도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으로라도 최대한 만나보려고 현지 간사들을 통해 운동원들의 참석 의사와 데이터를 지원 여부를 조사합니다. 열심 있는 운동원들은 데이터를 신청하고 참석하지만, 많은 운동원이 함께할 수 없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필리핀은 내년 9월까지 국가재난상태를 선포했고, 내년 6월까지는 공항이 폐쇄되었습니다. 이 말은 내년 중반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간사들이 갖는 걱정은 운동원입니다. 운동원들이 이 시기에 믿음을 잃지 않기를, 삶을 포기하지 않기를, 죄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고 기도할 뿐입니다.

<안철영·배지현 간사/SFC 필리핀 마닐라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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