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생활 만족도 조사연구세미나

‘왜, 무엇 때문에 떠나며 어떤 교회를 선택하는가?'
'최근 교인들의 이탈 현상(가나안 교인 현상)은 누구의 책임인가?'

인구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매년 교회 숫자는 느는데 기독교인 숫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교회를 등지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교인들의 2/3는 교회를 떠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교회 이탈현상에 대한 원인을 찾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특별한 모임이 진행됐다. 바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정재영 소장)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송인규 소장)가 주최한 평신도의 교회 선택과 교회생활 만족도에 대한 조사연구 세미나가 그것.
이번 세미나는 ‘어떤 교회를 다니시겠습니까?’를 주제로 11월 25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개최, 교인들이 느끼는 목회자 만족도, 교회 선택 요인, 교회를 떠날 의향과 이유 등을 발표했다.
(주)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의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 선택과 교회 생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정재영 교수와 한국교회탐구센터 송인규 소장이 각각 △그들은 왜 떠나며 어떤 교회를 선택하며, 교회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가 △평신도가 만족하는 교회를 위한 목회자의 인식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만 20세 이상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를 실시했다.


교회 만족도, 예배 분위기, 목회자, 교회시설… 순
출석교회 떠날 계획 32.8%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교회에 나오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집과의 거리’(20.1%), ‘모태신앙 또는 어려서부터 다녀서’(17.7%), ‘담임 목회자의 설교’(17.4%) 순으로 꼽았다.
△지금의 교회에 정착한 이유에 대해서도 ‘거리가 가까워서’(22.4%), 목회자의 설교(20.8%), 예배 분위기(16.4%) 순으로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는 거리 요인, 40~50대는 목회자 설교, 60대 이상에서는 목회자 인격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출석 횟수는 평균 주 1.84회로 여성과 50대 이상, 전업주부, 기혼, 농어촌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이한 한 것은 30대 연령에서는 한 교회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비율이 65%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교회에서 세대와 세대사이 낀 세대로 직장과 육아에 전념하며 교회 행사나 봉사에도 가장 소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석 교회 만족도는 ‘예배 분위기’(65.2%), 담임목사(62.2%), 교회시설(59.2%) 순이었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58.4%로, 절반 조금 넘는 신자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임목사 만족도에선 다른 항목들은 60%대의 긍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교인 돌봄’과 ‘교회 행정’이 5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목회자들의 기본 사역 중 하나인 목양의 측면에서 불만, 리더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함을 나타낸다.
특히 20대는 교회와 목회자 만족도에서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이들은 사회봉사와 구제,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나눔과 섬김으로 지역민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교회 이동과 관련해선 39.1%만이 처음 다니던 교회를 계속 다니는 반면, 60% 이상이 교회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옮긴 이유로는 “이사·결혼”을 가장 많이 들었고 그다음은 “거리가 가까워서”라고 응답해 교회 이동현상의 심화 이유가 주로 사회적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작은 교회의 교인 감소 이유로 헌금, 봉사, 전도의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아 체계적 교육 부족, 시설 불편 등의 요인보다는 개인의 심리적 부담이 크게 지목됐다. 또한 △작은 교회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작은 교회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교회의 적정 교인 수는 101-300명이 32.6%로 가장 높았고 1000명 이상의 대형교회는 11.3%로 조사됐으며 평균은 632명으로 나왔다. 교인들이 대형교회 쏠림보다는 교회공동체가 살아있는 강소형 교회를 그리워 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대도시 기준으로 27.2%가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교회를 옮길 의향에 대해서는 55%가 “계속 다니고 싶다”고 응답했으나, 28%는 “떠날 생각이 다소 있다”고, 4.8%는 “떠날 생각이 매우 많다”고 응답해 조사 대상자 중 3분의 1이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회를 떠난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61.3%만이 “다른 교회에 나갈 것”이라고 응답했고, 22.1%는 “개신교인으로 있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리고 5.3%는 “다른 종교로 갈 것”이라고 응답해, 27% 정도의 교인이 떠날 가능성이 있고, 이 중 22%(전체의 6%)가 일명 ‘가나안 성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가나안 현상에 대한 책임은 '교회의 책임'이라 응답한 비율이 73.8%로 가장 높았으며, 10.8%만이 '떠나는 사람 자신'이라고 응답했다. 60대 이상은 81. 4%가 ‘교회의 책임’이라고 답했으며, 중직자들 역시 83.8%가 같은 응답을 했다.


건강한 교회 생태계 위한 공교회성을 회복에 힘써야
성경적 교훈에 부합하는 자기 부인적 공동체로


이번 조사에 대해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는 “한국교회가 양극화 현상을 줄이고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개교회 중심의 사고를 넘어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인적·물질적 자원이 풍부한 중대형교회들은 거시 차원에서 교회 공신력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작은 교회들은 지역 운동을 위한 협력 활동을 전개하는 식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를 위해 한국교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작은 교회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장점들을 살려야 함을 강조했다. 작은 교회를 성장에 실패한 교회라거나 형편이 열악한 교회로 여기기보다 ‘작은 공동체를 추구하는 소중한 교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교회들이 서로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전체 교회의 공동체성(공교회성)을 신장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작은 교회들이 지역사회에 밀접하게 연계하여 봉사활동을 전개할 때 교회는 공신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앞으로 가나안 성도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보이는 현상에 대해선 그는 “가나안 현상에 대해 떠나는 사람의 문제고 심지어 이들이 교회 반대 세력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평신도들의 상당수는 반대로 이들로 하여금 교회를 떠나게 하는 교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대책을 주문했다.

송인규 소장은 “교회는 교우들의 필요와 목회자의 구현하고자 하는 어젠다가 만나는 현장이다”고 전제하고 “만족스런 교회공동체를 위해선 평신도의 필요와 목회자의 욕구가 서로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소장은 조사결과를 분석하면서 교인들의 필요에 대해 △교회의 양적 팽창과 확장에만 치우치지 않는 사역, △권위주의적 목양을 않기를, △은혜로운 설교, △헌금 및 전도에 대한 지나친 강요 않기 등 18개 항목으로 분석하며 대부분 합당한 필요이지만 성도들의 편리만을 위한 기준이 아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등 성경의 교훈에 기본 원칙을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목회자도 ‘자기 확장적 어젠다’나 ‘자기 실현적 어젠다’가 아닌 성경적 이상을 꿈꾸는 ‘자기 부인적 어젠다’를 목표로 삼아야한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자기 부인적 어젠다는 수적 성장 일변도 목회계획이나 방침을 거부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좇는 일이다”라며 “모든 대세를 거스르는 일은 대단한 신앙적 결단”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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