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분쟁 1순위 5년간 ‘재정 전횡’·교회 세습은 전횡의 결과물

2019년 교회 상담통계로 본 교회 분쟁


▲ 핵심 분쟁 유형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 핵심 분쟁 유형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 분쟁 배경 유형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 분쟁 배경 유형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 연계된 분쟁 유형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 연계된 분쟁 유형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개체교회가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것은 그 지역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그 교회에 속한 예수 믿는 사람들, 성도들은 그 지역뿐 아니라 세상 속에서 그러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명이 있다.


‘교회’라는 명칭 속에는 이미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개체교회가 교회 앞에 다양한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이전에는 지역 이름을 따라 붙이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그 교회가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교회 이름 속에 담아내고자 하고 있다. 문제는 ‘교회’라는 말 속에 담긴 의미도, 교회 이름 앞에 붙은 아름다운 단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볼 때 ‘교회’를 잘 담아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교회 밖의 사람들도 교회와 기독교인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어렴풋하게 알고 있다.


개체교회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 기관이나 단체로서의 모습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교회 본질의 모습을 잘 드러내는 개체교회도 있다. 하지만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간에 알만한 교회들이 이미 교회로서의 모습을 상실하고 있기에 교회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교회는 교회 밖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다양한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교회가 죄인들이 모이는 곳이고 부족한 사람들이 함께하고 믿음으로 구원받기에 좋지 못한 모습이 나타나도 별문제가 없다고 합리화할 수 있을 것인가? 교회 분쟁은 단순한 실수의 문제가 아니다. 성도 개인이 ‘교회’에 대한 생각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이익이 우선시돼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교회 분쟁은 지역교회와 교회를 전반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이것은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교회에서 분쟁과 범죄가 일어날 때 드러내놓고 그것을 해결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사랑’과 ‘용서’로 덮으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국교회 전체적으로 교회 분쟁이 어느 정도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가 실시한 2019년 상담통계를 보면 교회 분쟁의 가장 큰 요인이 뭔지 짐작할 수 있다. 동 상담소는 총 89개 교회를 대상으로 140회의 상담을 진행했는데, 실질적으로 총 100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 분쟁 유발 직분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 분쟁 유발 직분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 분쟁 유발 동조한 직분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 분쟁 유발 동조한 직분 (도표 교회문제상담소 제공)
이 통계에 따르면 교회의 핵심분쟁 유형 가운데 ‘재정 전횡’(28건 28%)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지난 5년간 1순위를 지키고 있다. 이어 교회 운영 문의(정관 및 교단 헌법)(9건 9%), 인사 및 행정 전횡(9건 9%) 순이다. 교회 내 특정 인물에 의한 전횡(專橫)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동 상담소는 2018년 교회 상담통계부터 분쟁을 유발하는 직분도 살피고 있는데(상담 건수 84건), 작년과 올해 마찬가지로 담임목사(60건 72%)가 1순위를 차지했다. 분쟁을 일으킨 직분으로 담임목사의 비율이 72%나 증가했다. 목회자가 헌금에 손을 대거나 유용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목회자의 전횡은 여전히 두드러지는 문제다. 장로(당회)(8건 10%)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분쟁 유발에 동조한 직분(상담 건수 46)은 ‘장로(당회)’ 직분이 50%(23건)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담임목사’가 15%로 그 위를 잇고 있다.


분쟁을 일으키는 주요 장본인이 목회자라면, 이를 비호하는 주요 세력은 장로와 당회, 노회와 총회다. 교회 내 전횡을 견제하고 중재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장로와 당회가 목회자의 전횡을 견제하기보다 오히려 목회자를 비호하고 분쟁을 유발하는 데 동조함으로써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목사와 장로가 교회 운영의 주체가 되는 현 한국교회의 구조 속에서 목사와 장로가 그들의 이익에 유리하도록 이끌어간다면 이에 대응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분쟁의 배경 유형(상담 건수 42)으로 ‘인사 및 행정 전횡’(21건 50%)이 가장 많았다. ‘재정 전횡’(7건 17%)과 ‘청빙 문제’(4건 10%)도 그 뒤를 잇고 있다. ‘청빙 문제’가 교회 분쟁의 배경이 된 것을 알 수 있는데, 실제 청빙 문제로 교회가 분란이 일어나거나 나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사는 목사대로, 장로는 장로대로 내가 알거나 연관된 목회자를 청빙 하려는 데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분쟁 유형에서 비롯되어 연계된 분쟁 유형(총 35건)으로 ‘세습’과 ‘재정 전횡’(8건 23%)이 1순위다. 세습 문제가 1순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이 세습 문제는 전횡에 의한 결과물로 분석된다. ‘재정 전횡’의 경우 핵심분쟁과 분쟁의 배경, 그리고 연계된 분쟁 모두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교회·목회 세습’은 한국교회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교회 안팎에서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크다. 대형교회인 M 교회는 몇 년 동안 이 문제로 몸살을 앓다가 교단에 의해 어정쩡하게 평정됐다.


한국교회탐구센터가 2019년 기독교에 대한 여론이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형성됐는지 살펴보기 위해 기독교 관련 정보기관인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인 ‘골든 플래닛’에 의뢰해 2019년 한국교회 온라인 여론을 분석한 결과 M 교회 세습이 2019 한국교회 주요 5대 쟁점(이슈)에 들어갔다. 그만큼 대형교회의 세습이 교회 안팎에서 사람들의 관심사가 됐다.


동 상담소는 “세습을 시도하는 교회 관계자들은 ‘성도들의 동의를 구한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도들의 동의가 개인의 합리적이 판단인지, 아니면 목사와 이를 비호하는 세력으로 인한 교회적·정신적인 억압 및 세뇌로부터 온 판단인지, 세습을 시도하는 이들 스스로는 본인의 인상적 양심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심분쟁 유형에서 ‘성폭력’(3건 3%)은 ‘교회 운영 문의(재정)’와 같이 8위를 차지했다. 연계된 분쟁 유형에서 ‘성폭력’(3건 8%)은 3위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회 내 성폭력이 상대적으로 교회 분쟁을 일으키는 데 낮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으나 목회자 성범죄의 경우 교회 안팎으로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회 상담의 주요 내담자는 집사 등 일반 성도들이다. 이들은 목사와 장로 직분과 달리 교회 내부 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 이에 목사와 장로 직분을 견제하고 교회 안의 전횡과 교회 세습을 막기 위해서는 교회 공동체 상호 간에 소통과 교인들에게 교회 정보를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


핵심분쟁의 유형은 특히 목회자들에게 대두되는 권력과 성과 재정 등 3가지 핵심 문제와 연관돼 있다. 전횡에서 비롯된 각종 교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회자와 교인들이 교회를 투명하고 건강하게 세워가려는 총체적인 노력과 마음이 요구되고 있다.


일부 전횡을 일삼는 목사, 이를 비호하는 장로들과 당회, 이로 인해 불거지는 재정 비리와 인사 및 행정 전횡과 세습 등은 한국교회에서 분쟁을 일으키는 유형으로 어느 정도 잘 고착돼있는 상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목회자는 자신에게 주어졌거나 주어졌다고 생각하는 막강한 권한과 권력을 내려놓는 게 필요하다. 목회자의 권력이 바로 핵심분쟁을 일으키는 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 믿는 기독교인들은 목회자를 견제하면서도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올바른 신앙관을 확립하고 이 일에 힘써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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