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어른이 함께함으로 교회 공동체성 회복해요”

▲ (부천=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성만교회 7월 26일 금요기도회 우리들의 여름 이야기 조별 특송(3조) 2019.7.26
▲ (부천=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성만교회 7월 26일 금요기도회 우리들의 여름 이야기 조별 특송(3조) 2019.7.26

“부모세대, 자녀세대 따로 해야만 편안해”


(부천=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한국 교회는 여름이 단 기간에 성도들의 신앙 성숙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가 부서별로 열린다. 교육부서 여름성경학교 또는 영성캠프, 중고등부와 청년대학부 수련회를 자체적으로 열거나 또는 총회 산하 연합회나 전문선교단체들이 하는 각종 여름행사에 자녀들을 보낸다. 장년들도 수련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장년들을 위한 여름성경학교는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전 교인 수련회로 모이기도 한다. 이 때 다음세대들도 함께한다. 하지만 이 때에도 교육부서가 별도로 모인다는 점에서 현 교회 시스템과 다를 바가 없다. 공부 장소만 바뀔 뿐이다. 영적 성숙과 영성 함양, 말씀 공부에 어른들과 아이들, 또 중간 세대들이 함께 할 수 없다는 인식이 한국 교회에 팽배하게 자리하기 때문이다. 따로 모여야만 뭔가 서로 불편하지 않고 평안하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불문율이 있다.


어른세대와 자녀세대는 물과 기름 같이 함께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교회에 만연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그러하다. 왜 세대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밖으로 드러나는 일반적인 생각이 다르다는 데 방점을 두는 정도다.


▲ (부천=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성만교회 7월 26일 금요기도회 - 교인들이 이찬용 담임목사와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고 있다. 2019.7.26
▲ (부천=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성만교회 7월 26일 금요기도회 - 교인들이 이찬용 담임목사와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고 있다. 2019.7.26


‘성만교회 금요기도회,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이처럼 한국 교회 대부분의 교회들이 여름에 부서들이 별도로 모이는 것을 지양하고 전 교인이 함께 움직이며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교회가 있다. 바로 부천 성만교회(담임목사 이찬용)이다.


7월 26일(금) 오후 9시 밤이 늦은 시각이다. 이 시간에 성만교회는 본당에 성도들로 가득하다. 어른 세대만 있는 게 아니다. 젖먹이 아기에서부터 어린이와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아우르는 교인들이 함께 있다. 바로 금요기도회다. 이 날은 장성찬 첼리스트 ‘한 여름 밤의 음악회’가 함께 진행됐다.


왜 금요일 이 늦은 시각에 많은 성도들이 모였을까? 어린이들은 뭐 때문에 이 시각에 교회에 와 있을까? 바로 성만교회가 여름에 조별로 수행하는 미션을 이루기 위해서다. 평소 금요기도회에 성도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여름의 금요일은 특별한 날이다. ‘특송’이 조별로 수행되는 하나의 미션이다. 조에는 어린이들도 편성돼있어 미션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다. 금요기도회에 대학청년들과 중고등부, 그리고 어린이들이 이처럼 많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성만교회는 교회가 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날은 ‘믿음·사랑·섬김’의 애칭을 갖고 있는 3조가 특송 했다.

▲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 6월 9일 3부 예배 때 발대식 (사진 성만교회 제공)
▲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 6월 9일 3부 예배 때 발대식 (사진 성만교회 제공)


“한국 교회, 여름을 왜 그렇게 보내나요?”


성만교회는 기존에 한국 교회가 전통적으로 지켜온 부서별 여름행사 문화에서 과감하게 탈바꿈했다. 성만교회는 여름에 부서별로 움직이지 않는다. 교인들로 구성된 조가 별도로 활동하면서 부천 성만교회만의 여름 이야기를 써나간다. 신앙생활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것이다.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는 6월 9일 3부 예배 때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획부터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전부터 준비되고 있다. 여름 이야기 전체 일정은 공식적으로 6월 23일부터 8월 30일까지다. 각 조는 조장과 두 명의 총무, 그리고 조원들로 구성된다.


현재 한국 교회의 운영 시스템은 어떨까? 성만교회 담임 이찬용 목사는 교회가 예배 공동체이면서도 각 부서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데 대해 안타까워한다.


“지금은 교회가 이산가족입니다. 아동부, 유초등부, 중고등부 등 각 부서가 따로 나뉘어있습니다. 부서 간에 누가 누군지 잘 모릅니다. 더군다나 교육부서 아이들은 장로님이 어떤 분인지, 권사님이 누구인지 몰라요. 마찬가지로 어른들도 아이들을 제대로 알 수가 없고요.”


그럼 조별 미션 수행이 교회 공동체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이에 대해 이 목사는 7월 26일 금요기도회에 앞서 조장들과 ‘우리들의 여름 이야기’에 대해 나누면서 이렇게 말한다.


“조별로 미션을 갖고 움직이니까 아이들은 누가 누군지 알고, 어른들도 아이들하고 함께하고 다 같이 어울리니까 서로 알게 돼요. ‘우리들의 여름 이야기’는 어린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세대가 구별 없이 서로 어울리고 교제함으로 공동체성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여름 이야기’는 조그만 교회들도 부서를 나눠서 하는 게 당연시되는 한국 교회에 ‘여름을 왜 그렇게 보냅니까?’라고 반문하면서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공동체성, 겨울에는 영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 교회 청소 (사진 성만교회 제공)
▲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 교회 청소 (사진 성만교회 제공)

▲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 교회 청소 (사진 성만교회 제공)
▲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 교회 청소 (사진 성만교회 제공)

‘10개 조별로 금요 특송, 교회 청소 미션 수행’


성만교회는 전 교인을 구역 중심으로 10개조로 편성한 뒤 각 조별로 미션을 수행하면서 즐거운 여름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각 조는 여성교구·남성교구를 비롯해 청년부, 중고 교사, 아동 교사가 하나의 조를 이룬다. 당연히 여기에는 각 가정에 속한 자녀들이 함께한다. 결국 각 조의 구성원은 아기들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골고루 포진된다. 한 조는 70~100명 정도 된다. 구성원 수가 조마다 차이가 있고 또 미션을 수행하는 데 참여 인원도 조금씩 다르다.


각 조는 정해진 날짜에 따라 금요 기도회 특송과 교회 청소를 하고 함께 식사하면서 친교를 나눈다. 금요 기도회 특송 뿐 아니라 교회 청소에도 아이들이 나온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등 전 세대가 함께함으로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6조 조장 황창현 장로는 “교회 성도들 간에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각 조에 애들도 많이 있고요. 조별로 청소하고 찬양하니까 서로 교류하고 인사함으로 모르는 교인들을 알게 되고 서로를 아니까 교회를 더 사랑하게 돼요.”라고 말한다.


그는 또 “조별 미션 수행이 우리 교회를 하나로 묶어줍니다. 단합이 잘 되고요. 조별로 미션을 수행하다보면 조별 간에 선한 경쟁심이 생겨요. 그냥 하라고 하면 잘 안 하는데 조별로 하니까 서로 잘하려고 해요. 교회에 잘 안 나오던 사람도 이 때문에 나오기도 하고요.”라며 ‘우리들의 여름 이야기’에 대해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우리들의 여름 이야기는 한 마디로 교회 여름성경학교라고 보면 됩니다.” 아동부 부장 한동훈 집사의 설명이다.


▲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 포스터 (사진 성만교회 제공)
▲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 포스터 (사진 성만교회 제공)
‘8월 14~15일 조별 여행으로 전 교인 한 자리에’


그 동안 조별로 파자마 토크를 통해 물놀이 등으로 자녀세대와 어른세대들이 즐겁게 보내고, 선택미션으로 조별여행 등을 수행하면서 별도로 1박도 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전 교인이 같은 장소에서 밤을 보낸다. 8월 14일(수)~15일(목) 강원도 속초에서 전 교인이 교회당 밖의 만남을 이룬다. 그렇다고 조별로 여행하는 것은 달라진 게 없다. 14일 조별로 리프팅, 레일바이크, 관광 등으로 다양하게 일정을 보낸다. 조별로 펼치는 여름 이야기 여행이다. 조별로 활동하다가 저녁에 정해진 시간에 속초 숙박지에 전 교인이 함께 모인다. 이곳에서 전 교인이 참여할 수 있는 줄다리기, 릴레이 경주 등 레크리에이션으로 하나 된 공동체의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올해 별도로 하지 못했던 물놀이도 할 수 있는 기회다. 1박 후에는 또 조별로 다양한 일정을 보내면서 이동한다.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는 교회 외벽에 써 붙어 있는 글귀에서도 잘 나타난다.


“어른과 어린이는 함께할수록, 어른은 아름답고 어린이는 어린이다워집니다.” 성만교회가 생각하는 ‘참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이와 함께 어린이와 어른의 합성어인 만든 글자도 크게 써 붙였다.


성만교회의 여름 이야기의 시작은 무박2일 파자마 토크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고 아이들이 서로 잘 몰라 밤에 같이 이야기하고 잠을 자는 데 재미있고 좋아함에 따라 전교인이 조별로 나눠서 하면 어떨까 하는 데서 시작됐다. 조를 나눠 장로, 집사, 권사들이 같이 어울리면 되기 때문에 어려운 것도 없다는 게 이 목사의 설명이다. 방학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확대된 것이다. 뜨거운 여름 아이들과 성도들에게 무엇을 선물할지 고민하면서부터 여름 이야기가 시작됐다. 세상과 비교할 수 없는 교회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자 했던 것. 또 교회 인근 공원에서 장로 등 교인들이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준 것도 한 몫 했다.


“여름성경학교보다 100배 나아요”


성만교회의 여름 이야기는 기성 교회들에게 여름 기간을 어떻게 보낼지 도전하고 있다. 이 목사는 지금 교회들마다 열고 있는 여름성경학교 시대는 지났다고 보고 있다.


“여름성경학교, 중고수련회 등을 한다고 해서 좋다고 하는 교회가 몇 개나 되겠습니까? 아이들의 숫자도 줄어드는 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그냥 하는 거예요. 여름성경학교는 유효기간이 벌써 지났어요. 여름 이야기를 해보니까 모든 성도들이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여름성경학교보다 100배나 낫습니다.” 이 목사의 말이다. 교회가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서로 어울리고 해야 하는데 부서별 성경학교나 캠프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성만교회는 여름 이야기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파자마 토크 외에 독서 마라톤, ‘꿈을 먹고 살지요’, 컴앤씨, 성인식, 프렌즈 데이, 반별 캠프, 새내기 여행 등이 그것이다.


교회는 해가 바뀌고 여름이 오면 ‘말씀’에 집중하던 여름성경학교와 중고 아이들을 위한 수련회를 열고 있다. 해마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고민하면서도 지난해 하던 것을 그대로 답습한다. 이에 성만교회는 교회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세대 간에 차이를 많이 느낀다고 하는 시대에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함께함으로 공동체성의 회복으로 이것을 줄여가고 있다. 자녀세대들이 부모세대와 함께함으로 어른들의 신앙을 배우고 있다.


“신앙은 진지하게, 놀 때는 신나게 놀아야”


믿음과 사랑의 공동체인 성만교회는 ‘진지한 신앙과 즐거운 생활’을 추구해가고 있다. 이것은 교회의 영구적인 표어기도 하다. 성만교회의 여름 이야기는 이것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신앙은 진지하지만 놀 때는 신나게 놀아야한다는 것이다. 전 교인이 한꺼번에 모여 움직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조별로 나뉘어 친교 하는 것이다. 조가 매년 바뀜에 따라 성도들이 서로 알게 된다. ‘성만교회 여름 이야기’는 교회마다 교인들 간에 서로 모른다고 하는데 교회가 어떻게 소통해야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성만교회는 교인들이 즐겁게 신앙생활을 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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