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구본철 화백
▲ 삽화: 구본철 화백

프랑스 대혁명(1789~1794)은 인류역사의 대 전환점이 되었단다. 미국 독립전쟁이 프랑스 혁명에 영향을 주었지. 미국이 영국의 멍에로부터 자유를 찾기 위해 치른 독립전쟁은 불의한 왕정을 무너뜨린 프랑스 혁명의 선구자 역할을 했어. 프랑스 혁명은 근대 정치·경제·사회·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준 전환기적 사건이었지. 프랑스 혁명은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여러 국가들의 기존 질서(왕정체재)에 대한 엄청난 도전이었지. 그래서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그리고 영국은 동맹을 맺어 프랑스 혁명군에 대항해 전쟁을 벌였단다. 그 전쟁 가운데 시대의 영웅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farte, 1769~1821)가 탄생하기도 했어.


프랑스 대혁명이 기독교회에 미친 악 영향은 컸단다. 우선 프랑스 대혁명은 기존 기득권 세력과 결탁하고 부패에 동조하였던 로마 천주교회에 대항했어. 프랑스 대혁명 이후 로마 천주교회는 더 이상 특권을 누리거나 주장할 수 없게 되었지. 당시 프랑스 개신교회는 거의 소멸되다시피 했어. 1685년 루이 14세는 낭트직령을 폐지함으로 개신교회를 심각하게 박해했단다. 프랑스 신흥 부유층으로 구성된 개신교인들은 여러 나라로 흩어져야 했지. 프랑스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막대한 손실로 부실한 나라로 전락했단다. 프랑스 대혁명은 사회적 신분제의 폐지와 정치 형태의 근대적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개신교와 로마 천주교 신앙에는 치명적인 해를 주었단다.


프랑스 대혁명은 인간의 이성을 신의 자리에 올려놓은 결과물이야. 전통적 기독교 연대기인 ‘주후’(Anno Domini)를 폐지하고 1789년 공화국 연대기를 사용했단다. 7일 한 주를 10일 한 주 체계로 바꾸었지. 매 7일째 되는 날에 예배를 금지하고 매 10일째 되는 날에 정치와 철학적 주제의 연설을 듣거나 파티와 무도회로 하루를 보냈어. 예배당 종각의 종을 내려 대포를 만들고 예배로 모이지 못하도록 금지했단다. 시민들은 ‘자유의 여신’의 제단 앞에 서서 맹세해야 했지. 이 맹세를 거부하는 사제와 수도승과 수녀들은 혁명 반동분자로 몰려 처형당했단다.


파리에 가면 몽마르트(Montmartre)라 불리는 언덕이 있단다. 언덕 꼭대기에는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Sacre Coeur)이라는 흰색 대리석으로 지어진 거대한 성당이 있어. 그 주변에는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거리가 있고 예술가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생업을 이어가기도 하는 곳이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란다.


이 주변에는 잘 찾지 않는 공동묘지가 있는데, 그곳에 마드뫄젤 아우브리(Mademoiselle Aubry)라는 여배우의 묘가 있지. 이 여배우는 1793년 프랑스를 통치하고 있었던 민족 대회(National Convention) 대표들로부터 대대적인 환영과 박수를 받으며 ‘이성의 여신’이라는 명칭을 부여 받았어. 젊고 아름다운 오페라 여배우가 ‘여신’이 된 거야. 푸른 색 옷을 입고 붉은 자유의 모자를 쓴 여배우는 노트르담 사원에서 파리 시민들로부터 ‘여신’이라는 칭호를 받고 신적인 영광을 한 몸에 받았어. 노트르담 교회에서 사람들이 숭상하는 ‘여신’ 즉위식을 한 거지. 이런 일은 프랑스 역사 가운데 한 번도 없었던 일이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계몽주의와 관련이 있단다. 18세기에 접어들면서 로마 천주교회는 별 특별한 좋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어. 사회에는 점점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지. 그들의 지혜란 하나님에게서 발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머리, 곧 이성을 계발해 만든 것이었어. 이렇게 자기 망상에 젖어 이성을 신뢰하는 경향은 종교개혁 이전 시대와 동시대에 있었던 인문주의(Humanism)에서 이미 시작되었단다. 그 동안 교회 개혁에 묻혀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거의 300년 혹은 400년이나 사회 저변에 살아 움직이고 있었어.


때가 되자 인간 이성은 교회의 기초를 흔들고 바른 신앙을 흠집 내려고 했단다. 18세기에 와서는 이제 노골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기 시작했어. 순풍에 돛단배처럼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뢰가 폭발한 거야. 기독교 역사에서 이런 큰 도전은 없었단다.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지. 인간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았어. 인간 자신에 대한 신뢰는 하늘을 찌를 듯 했지. 정말 프랑스 대혁명은 세계 역사에서 큰 분기점이었단다. 교회는 신앙적으로 큰 해를 입었어. 곧 회복될 줄로 생각했지만, 상처는 심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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