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펜데믹(Pandemic)을 선언했습니다. 펜데믹은 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공황상태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느끼는 공포감은 점점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 중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았습니다. 평상시 착용하지 않던 마스크, 이젠 어딜 가더라도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불편하기 그지없지만 감염을 막긴 위한 생활의 필수품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필수품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격은 몇 배로 뛰었음에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젠 마스크를 쓰기 위해선 줄을 서야합니다. 그마저도 마스크 5부제로 인해 일주일에 2장밖에 구할 수 없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더라도 사람들은 마음이 불안합니다. 누군가가 기침이라도 하면 흠칫 놀라고 그 자리를 피합니다. 감염의 두려움으로 인해 거리는 한산합니다. 아니, 한산함을 넘어 적막하고 을씨년스럽게 느껴집니다. 모든 것이 생소합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코로나19가 빨리 종결돼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사람이 무서워요

지난해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한 달 만인 120일 국내에도 첫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확진자 발생 초기 국내에선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낮았습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 포비아로 가득 찼습니다.


319일 서울 자양동에 소재한 차이나타운. 중국 유학생은 물론 인근 대학생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곳으로 최근 인기 있는 관광지로 뜨고 있습니다. 특히 현지 중국음식이 각광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곳은 평소 왁자지껄한 분위기와는 달리 냉랭하기만 했습니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식당 현관에는 매일 철저히 소독’, ‘개인룸 완비’, ‘손세정제 사용 후 입장가능등의 문구가 붙은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식당마다 방역에 꼼꼼히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에 각별히 주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중국음식점 점주는 예전에는 빈자리가 없는 식당이 맛집이라는 인식이 강해 사람이 가득찬 음식점을 찾았지만, 요즘은 어느 정도 사람이 많다고 생각되면 손님이 그냥 나가요. 코로나19가 호흡기로 감염된다는 말 때문인지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는 식탁과 바로 붙은 자리에는 잘 앉지도 않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대림동. 이곳도 자양동 차이나타운과 더불어 중국음식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자양동보다 조선족, 중국인들이 이곳에 터를 잡은 지 더 오래돼 가장 중국 현지 음식맛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도 코로나19로 인해 자양동 차이나타운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선족, 중국인, 한국인이 공존하는 곳이다 보니 서로를 더 경계하고 있어 자양동 차이나타운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었었습니다. 특히 차이나타운 인근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중국에서 유입되는 조선족과 중국인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습니다.

대림동에서 이동통신 대리점을 운영하는 황호진 씨(44)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기 때문에 조선족이나 중국 사람이 오면 경계심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장사를 하는 위치 상 어쩔 수 없이 그분들을 상대를 해야 하지만 사람이 무서워요라고 밝혔습니다.

마음도, 경제도 위축

320일 광화문 일대엔 적막감이 돌았습니다. 수많은 차와 인파로 가득 찼던 거리가 한산하기만 했습니다. 심지어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점심시간에도 비둘기 몇 마리만 이곳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한산한 거리, 우리의 일상 중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단적인 모습입니다.


광화문 6번 출구 한 상인은 여기가 광화문이 맞나 생각이 들어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렸던 곳이 썰렁해졌죠. 오가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주변 상권이 힘들어졌어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데 이대로 가다간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요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음식점과 숙박업, pc, 노래방, 사우나 등 밀폐된 공간의 업장의 경우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PC방과 노래방에서 코로나19 슈퍼전파가 일어나면서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밀폐된 공간의 서비스 업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간제로 고용돼 일당을 받는 일용직 근로자들은 일거리가 점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금천구 PC방에서 근무하고 있는 A (23)지금까지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해왔는데 손님이 줄면서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걱정입니다고 밝혔으며, 같은 업장 점주 B (42)“3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이렇게 장사가 안 되기는 처음입니다. 심지어 국가에서는 영업을 중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루 매출이 평균 20%도 안 돼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전국 어디나 똑같습니다.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기 때문에 일부 배달 업체를 제외하면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정적만 감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사람들의 걱정·근심이 늘고 있습니다.

마스크 사기 어렵네요

아니 2주째 마스크 없이 기다렸는데 또 못 산다고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마스크 2장을 구할 수 없다고요? 이렇게 줄을 서고도 살수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한 중년 여성이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상황에 울먹거리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리 사회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공적마스크 보급에 힘쓰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구매하기란 쉽지만은 않습니다.


결국 정부가 마스크 5부제란 칼을 꺼내들었고 39일부터 생년에 따른 마스크 5부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합니다. 더욱이 줄을 선다고 모두가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다는 것도 생소한 광경이지만, 노력을 한다고 해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은 당황스럽고 낯선 경험입니다.


주중에 업무로 인해 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토요일과 일요일 마스크를 구매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한 줄은 주중 보다 더욱 길고 줄을 선다고 해서 100% 구매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재고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를 잘 활용할 수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서는 그저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습니다.


한 어르신은 일찍 나온다고 나왔는데, 벌써 늦어버렸네. 이젠 또 어디를 가야하나라고 푸념섞인 목소리를 내며 다른 약국으로 발길을 옮기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날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약국 앞의 줄은 약국 밖을 벗어나서도 15m가량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줄은 더욱 길어졌습니다. 이동이 힘든 노약자 또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구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기만 합니다.


더욱이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의 간격은 20~30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바짝 붙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구하러 온 것인데 마스크를 사려다가 없던 병도 생기겠다고 한탄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행사와 모임 등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마스크 5부제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제 시행된 지 2주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어려운 상황이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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