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구 교수(고신대학교 글로벌교육학부, 영화평론가)

▲ 영화 포스터. 2019년 1월_가버나움(2019, 나딘 라바키) / 2019년 2월_스톰 위대한 여정(2017, 데니스 보츠) / 2019년 3월_콜링(2017, 이보람 감독) / 2019년 4월_스트레이트 스토리(2001, 데이빗 린치) / 2019년 5월_교회오빠(2019, 이호경 감독) / 2019년 6월_나의 산티아고(2016, 줄리아 폰 하인츠)
▲ 영화 포스터. 2019년 1월_가버나움(2019, 나딘 라바키) / 2019년 2월_스톰 위대한 여정(2017, 데니스 보츠) / 2019년 3월_콜링(2017, 이보람 감독) / 2019년 4월_스트레이트 스토리(2001, 데이빗 린치) / 2019년 5월_교회오빠(2019, 이호경 감독) / 2019년 6월_나의 산티아고(2016, 줄리아 폰 하인츠)


대한민국은 영화의 나라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의 수는 2억1649만 명으로 1인당 영화관람 편수는 4.18회에 달한다. 즉 5천만 인구가 1년에 4편 이상의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놀랍게도 세계 1위에 해당한다. 영화의 나라 미국조차도 3.8회 정도에 머무는 걸 봐서 한국인의 영화사랑은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일 년에 4백 편이 넘는 한국영화가 제작·상영되는데, 한국영화를 보는 관객이 외국영화를 보는 관객보다 많다는 것은 한국이 영화를 잘 만들고 많이 보는 영화의 나라란 사실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홍수가 나면 주변에 물은 넘쳐나지만 마실 물이 적은 것처럼 영화의 나라에서 기독교 영화가 제작되는 경우가 많지 않고 기독교 세계관에 합당한 영화를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고신대학교와 부산극동방송이 한 달에 한 번씩 고신대학교 한상동홀과 부산극동방송 아트홀에서 진행하는 ‘해설이 있는 명화극장’은 바로 영화의 나라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영화의 나라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뜻으로 시작되었다. 고신대학교에서 문화선교를 가르치며 가장 느꼈던 가장 안타까운 일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영화에 관심이 없으며, 그나마 관심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영화를 보는 관점은 세상 사람의 것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영화의 나라에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해설이 있는 명화극장’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 2019년 7월_아픈 만큼 사랑한다(2019,임준현 감독) / 2019년 9월_중독(2019,김상철, 이현철 감독) / 2019년 10월_더 그레이스 카드(2010, 데이빗 G 에반스) / 2019년 11월_오두막(2017, 스튜어트 하젤딘) / 2019년 12월_더 크리스마스(2017, 티모시 렉카트)
▲ 2019년 7월_아픈 만큼 사랑한다(2019,임준현 감독) / 2019년 9월_중독(2019,김상철, 이현철 감독) / 2019년 10월_더 그레이스 카드(2010, 데이빗 G 에반스) / 2019년 11월_오두막(2017, 스튜어트 하젤딘) / 2019년 12월_더 크리스마스(2017, 티모시 렉카트)


첫째는 기독교 영화인구의 확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해설이 있는 명화극장’은 기독교 영화의 경우 극장 상영 전 시사회로 진행되기도 한다. 2019년 5월의 ‘교회 오빠’(2019, 이호경 감독)와 7월의 ‘아픈 만큼 사랑한다’(2019, 임준현 감독), 그리고 9월에 시사회로 진행됐던 김상철·이현철 감독의 ‘중독’은 모두 기독교 다큐멘터리 영화로 세상 영화가 줄 수 없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적 삶과 사랑의 실천을 보여준 수작들이다.


그러나 일반 극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까닭에 ‘해설이 있는 명화극장’을 통해 작품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또한 극장관람으로 이어지도록 영향을 주기 위한 작품들이다. 무엇보다 기독교 대학과 방송이 연합해서 기독교 영화를 관람하고 홍보하는 일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기독교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들에게는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둘째는 그리스도인의 영화예술을 향유 하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해설이 있는 명화극장’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삶의 지평을 넓혀주고 있다. 3월 이보람 감독의 ‘콜링’은 인터넷 영화로 유튜브에 공개되어 디지털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된 기독교 영화로 신세대 취향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4월의 ‘스트레이트 스토리’(2001)는 데이비드 린치라는 거장 감독의 숨어있는 명작으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인기 있는 현실에서 오래된 잔디 깎는 기계를 타고 아픈 형을 만나러 가는 늙은 동생의 마음을 통해 인생을 되짚어 보며 영화의 예술성을 만끽할 수 있었다.


셋째는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이웃사랑 실천의 장으로서 ‘해설이 있는 명화극장’은 이 시대의 문화선교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10월의 ‘더 그레이스 카드’와 11월의 ‘오두막’ 그리고 성탄 특집으로 기획된 12월의 애니메이션 ‘더 크리스마스’는 좋은 기독교 영화로 정부의 혁신사업 지원을 받아 지역주민들을 초청하여 다과를 나누며 그들을 대접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것은 고신대가 선교하는 대학으로서 갖는 정체성을 문화 안에서 실천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즉 문화의 시대에 세상이 줄 수 없는 감동을 전함으로써 ‘해설이 있는 명화극장’은 문화선교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저작권자 © 고신뉴스 KN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