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이 자살하면 구원받지 못합니까?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한 가지는 자살 문제이다. 2003년 이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이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하는 것은 교인들의 자살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교인들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이렇게 교인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유가족들이 받는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도 견디기 어려운데 자살은 용서받지 못하는 죄요, 자살로 죽은 교인은 구원받지 못한다.’는 주변의 인식이 얼마나 큰 상처와 아픔을 주는지 모른다. 그래서 간혹 목사님, 성도가 자살하면 구원받지 못합니까?’라고 질문하는 교인들이 있어 필자는 이에 대해 간단한 답변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성경을 살펴보면, 성경에도 자살에 대한 사례들이 기록되어 있다. 구약성경에서는 아비멜렉(9), 사울 왕(삼상 31), 아히도벨(삼하 17), 시므리(왕상 16)의 자살을 기록하고 있고, 신약성경에서도 가룟 유다(27)의 자살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에는 이들의 자살 행위 자체에 대해 특별한 평가를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외에 성경의 다른 부분에서도 자살에 대한 특별한 명령을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성경의 전반적인 교훈과 명령을 통해 볼 때 자살은 틀림없는 죄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십계명의 제6계명인 살인하지 말라.”는 명령을 어긴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생명이든 혹은 자신의 생명이든, 사람의 생명을 죽인 것은 살인임으로 살인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큰 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죽이는 큰 죄인 자살을 범하는 성도는 구원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에 대해 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성도가 자살하면 구원받지 못한다고 단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성도의 가족 중 누군가 자살을 하면 사인을 밝히지 못하고 숨기며, 교회가 장례를 집례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유로 드는 것이 모든 죄는 회개할 수 있지만 자살은 회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자연적으로 우리의 원죄가 용서받게 됨으로 구원에 이루게 된다. 다시 말하면 성도의 구원의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할 때에 우리에게 주어지는 그리스도의 의뿐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할 때에 자신의 죄인 됨에 대한 고백과 죄에 대한 회개가 동반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여 성도가 된 이후, 죄를 짓고 회개하지 않았다고 해서 구원이 취소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성도의 자살에 대해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한 가지는 자살도 여러 가지 죄 중에 한 가지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성도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이후에도 죄의 충동을 받고, 때로는 죄를 짓는 것처럼, 성도도 믿음이 약해지고, 심신이 약해져서 판단력이 흐려질 때에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고, 때로는 자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살인이나 간음의 죄가 성도의 신분에 맞지 않는 죄인 것처럼, 자살도 성도의 신분에 맞지 않는 죄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처럼 큰 죄를 지었다고 해서 구원받지 못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성도의 자살의 대부분의 원인이 되는 이 우울증은 정신질환에 속하는 병이다. 우울증에 걸린 많은 사람들은 자살 충동을 느끼는데 이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질병으로 인한 죽음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살이 심각한 죄임을 가르치며 경고해야 하지만, 자살한 사람의 구원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님께 맡기고, 경솔하게 단정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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