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는 유달산이 있다

유달산은 목포를 상징하는 산이다. 목포하면 유달산이고, 유달산 하면 목포다. 유달산은 작은 산이다. 산 정상에 있는 1등바위 꼭대기에 서도 겨우 해발 228m. 유달산은 작아도 품격이 높다. 학처럼 고고하다. 산 전체가 층층기암과 절벽이라 노적봉을 앞에 우뚝 선 이순신장군의 동상만큼이나 그 기상과 자태가 신비롭다. 이곳 목포 사람들은 유달산을 사랑한다. 목포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유달산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몇 해 전부터 교회 어르신들의 봄과 여름 야외 소풍의 마지막 코스는 항상 유달산이다. 목포대교를 지날 때쯤이면 어르신들은 벌써 신이나 있다. 워매! 워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저것이 고하도여! 여기는 용머리이고, ~쪽에 보이는 섬이 장좌도고” “~! 저것이 장자도 맞네~~ 한창 날릴 때 쩌그서 장구치고 놀았는디! 이제는 쭈그랑 망탱이가 다 되 부렇당게서정례 집사님은 고개를 이리 저리 돌리며 허사도(서 집사님의 고향)가 안벼(안보여)! 허사도가 어디 가부렀당가?”하고 이제는 목포 신항만이 들어서 육지가 되어버린 허사도를 안타깝게 찾는다. 유달산 둘레 길에 들어서면 어르신들의 입에서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가 흘러나온다. 언제나 유달산 해설은 김경임 집사님 몫이다. “여기는 아버지 부추밭이 있던 곳, 저쪽은 우리 집(당시 유일한 이층집)이 있던 자리!”로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골골이 담긴 비밀을 풀어준다. 우리 교회 어르신들에게 유달산은 그냥 산이 아니다. 유달산을 물들이는 붉은 동백처럼 황홀했던 삶의 추억과 아찔하게 튀어나온 바위처럼 거칠고 힘들었던 삶을 함께 했던 산이다. 그래서 우리 교회 어르신들은 유달산이 좋다. 유달산에만 오면 신이난다.

오랜만에 만난 어떤 분이 목사님! 이제 교회가 부흥했죠?”라고 묻는다. 대답을 머뭇거리자, “교회가 몸집이 커지고 사람도 많아졌죠?” “......” 난 할 말을 잃는다. 도대체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까? 난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크고 높은 산만 좋은 산이 아니듯 몸집은 작아도 고상한 하늘의 품격이 있는 교회, 일생을 함께하며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교회면 되지 않을까? 목포에는 유달산이 있고 또 남악신광교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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