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편지

담임목사님들께 부탁드립니다.

교회에서 찬양인도자로, 반주자로, 밴드세션 으로, 음향으로, 교사로, 셀 리더로 봉사하는 젊 은이들이 사역비를 받는 청년이든, 무보수로 봉사하든 상관없이 연말이 되면 꼭 개별적으로 만나 커피 사주시면서 이번 한 해는 어떻게 지 냈는지” “학교나 직장 생활, 취업 준비가 어떤 지” “힘들고 어려운 점은 없는지” “담임목사로 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등 일 년에 단 한 번이라도 물어봐 주세요. 훈계하지 마시 고 그냥 듣고 공감만 해주세요.

많은 청년들이 학교, 직장 등의 과한 일정과 더불어 교회에서 여러 봉사를 맡아 겨우겨우 감당하고 있는데, 여기에 연말이 되면서 하나 둘 사역이 더 주어지면 다 내려놓고 교회를 떠 나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난 청년 때 군소리하지 않고 죽어라 교회 섬 겼는데 요즘 젊은 것들은 왜 이렇게 나약해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의 청 년들은 40대 후반인 저나 제 위 세대와는 전혀 다르게 엄청나게 관계 중심입니다. 포스트모던 세대의 특징이기도 하고, 아마도 우리 세대보 다 깨어진 가정에서 사랑에 결핍을 느끼며 자 란 아이들이 더 많아서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 세대만 해도 전체 회식 한번 하고 으쌰 으쌰 하면 괜찮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들은 단 지 회식으로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일 대일로 만나 서로의 마음 깊은 곳에 담겨 있던 것을 나누기를 무엇보다 갈망하는 세대입니다. 담임목사님이 이렇게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고 믿어준다면 지금의 젊은이들은 사사로운 이익 보다 오히려 관계를 중요시하기에 누구보다도 열심을 내고, 사역이 힘들어도 능히 격려와 사 랑으로 이겨낼 친구들입니다.

교회에 청년이 없다고만 하지 마시고 한 영 혼에 관한 것이기에 바쁘시더라도 이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고 봉사, 충성하는 청년들과 진 솔한 대화의 시간 갖게 되면 그들이 목사님이 자신을 생각해주시는구나라며 다시 내년 한해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마음 붙들게 됩니다.

그리고 힘들어하는데도 불구하고 강제로 떠 맡기지 마십시오. 분명히 그 일로 인해 육적으 로, 영적으로 탈진되어 다 내려놓고 교회 떠나 게 됩니다. 실제 상담했던 경험입니다. 실용음 악과 건반전공하는 친구들은 어려서부터 자라 온 교회에서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토요일 청 년부모임, 주일예배, 오후예배, 성가대 반주까 지 낑낑거리면서 말도 못하고 겨우 버티는 친 구들 너무너무 많습니다. 그들이 사역 줄여주 기 원한다면 다른 방법 없다고 하지 마시고 줄 여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먼저 살아야 하 지 않겠습니까? 사역이 영혼을 죽이고 탈진시 키는 것이 아닌, 천천히 비효율적으로 가더라 도 사람을 세워주고 살리는 것이 됐으면 좋겠 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에게도 부탁합니다.

이런 상황에 있는 청년들도 그냥 내려놓고 예고 없이 떠나지 말고 담임목사님께 면담 을 요청하길 바래요. 생각보다 많은 경우 목사 님들이 미안해하시면서 사역을 줄여주시고 좀 더 관계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시게 됩니다. 그 리고 이런 면담을 통해 잘 해결된 경우도 있고 요.

청년들도 교회에서 맡긴다고 무조건 ‘Yes’ 하 지 말기 바래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해 야 탈진(번아웃) 되지 않습니다.

이미 사역하는데 기쁨이 없고 의무감으로 하 고 있다면 일정 부분 내려 놓어야 하는 상태라 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영적으로 하나님과 친 밀함을 회복해야 한다는 사인이기도 하고요. 탈진 되어 교회 떠나는 것 이전에 목사님과 면 담을 통해 풀어나가는 시도를 해보는 것이 순 리입니다. 목사님이 사역을 더 맡기실 때 그 자 리에서 거절하지 말고 며칠 기도해보고 평안한 마음 주시지 않으면 완곡하게 거절하기 바랍니 다. 때로 우리 생각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겠다 고 마음속에 정했지만 성령님께서 하라고 하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나에게 딸린 한 영혼 (주일학교 아이들, 또는 찬양팀 한 영혼) 때문에 하나님이 그렇게 하시기도 하십니다. 그 음성 에 순종하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게 됩 니다.

탈진 정도는 아니어도 목사님이 불러주시기 기다리지 말고 먼저 찾아가세요. 담임목사님들 이 여러분을 생각하고 계시지만 모든 예배 설 교와 심방, 성경공부 등 너무 과중한 사역으로 인해 먼저 만나자고 못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봉사를 하고 있지 않은 청년들 중 시 간과 능력이 되는 분은 과중하게 사역이 몰려 힘들어하는 동기, 선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으 로 부담을 하나라도 나누어지면 너무나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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