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과 선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투표를 통하여 우리를 대신하여 공직에 임할 사람을  선출하는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국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 중 참정권, 즉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이다. 법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이 되는 국민이면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어(피선거권) 정치를 할 수도 있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선출할 수 있는 권리(선거권)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선거일 기준 18세 이상에 해당 되면 누구나 당연히 참여할 수 있는 권리라 여기고 있지만, 지나온 역사를 돌아보면 이 권리를 가질 수 있게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사회의 수준을 보려면 대의민주주의 형태인 선거를 통해 정치를 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우리는 정치인들의 정치 행위를 보며 때로는 칭찬하며, 때로는 비난하며, 때로는 기뻐하며, 때로는 절망하며,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희망하며, 우리의 요구 사항들을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그 정치인들이 우리의 직접적인 선거를 통해 선출되었다는 것과 따라서 그 정치인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책임에는 우리도 일차적인 책임이 있음을 잊어버리고 살 때가 많다. 

 

그리스도인의 이 세상에 대한 책임


그러면 하나님 나라 백성인 그리스도인은 이 선거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리스도인들은 사실 이 세상 시민권자로서의 선거참여보다 하나님의 자녀요 왕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백성으로 오로지 그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맞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세상의 일시적 시민권자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칼빈은 1558년 의회 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에게 “하나님의 영광과 좋은 제도, 이것이 우리의 모토입니다.” 라며, ‘기독교강요’ 중 정치의 문제를 다루는 장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영적인 정부와 시민에 의해 선출된 시민 정부를 언급하며, 정부의 이상적 기초는 시민에 의한 선거임을 강조하였다.

사실, 16세기 종교개혁을 통하여 종교개혁의 기치를 든 신앙의 선배들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참된 교회를 바로 세워가게 되었고, 동시에 선거라는 대의 민주주의를 통하여 세상 국가의 정치를 더욱 발전시켜 왔다. 

 

하나님의 공의로움을 위하여 선택하라


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그리스도인의 이 땅에서의 사명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기가 쉽다. 하나님의 의와 공의의 측면을 간과해 온 것이다. 시편 89편 14절은 “의와 공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 인자함과 진실함이 주 앞에 있나이다.”고 천명한다. 그러므로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그의 자녀는 당연히 이 세상에 있을 동안도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도록 하는데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선거에 임할 때에 후보자에 대해 홍수처럼 쏟아지는 각종 정보를 아무 여과 없이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들은 후보자에 대한 진실한 정보를 찾으려 애쓰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정의롭고 민주적인 국가 운영에 도움이 될 지도자를 선출하고자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이웃사랑을 위하여 선택하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지극한 사랑을 이 세상과 이 세상의 구성원인 이웃 사회원들에게 나타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선거’는 이 일을 위해서도 유용한 기회가 된다. 후보를 살필 때에 진정 우리가 속한 사회에 선한 청지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연이나 지연, 여러 가지 형태로 마음에 드는 후보자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 자신의 마음은 잠시 내려놓고, 보다 최우선적으로 온전한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고, 하나님의 일반 은총 가운데 더 아름답고 좋은 사회를 만들어내기에 좋은 일꾼인지를 살펴야 한다.

그들의 내세우는 정책과 구호, 살아왔던 삶, 현재는 어떤 위치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내가 속한 나라와 지역구를 맡기기에 정말 적합한 인물인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선거를 통해서 하나님의 선한 뜻이 이루어지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선거법을 준수하여 빛을 비추라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선거법을 준수해야 한다. 선거법을 준수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진실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드는 초석이고,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야 할 의무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한 표의 권리 행사의 중요성을 아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선거법을 잘 준수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선거법 준수와 정직한 삶의 모습은 좋은 일꾼(정치인)을 뽑는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 선거법 준수를 통해 하나님 나라와 그분의 다스림에 순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아가 대한민국 사회에 빛을 비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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