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판술 목사
▲정판술 목사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말이 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하나님의 축복’이란 말은 말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축복(祝福)’이라는 말은 ‘복을 빈다’는 말이다. 즉 누군가에게 복을 빌어야 한다는 말인데, 하나님은 복을 내려주시는 분이시지, 복을 빌어주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에 많은 이들이 ‘축복’과 ‘복’을 동의어인 것처럼 잘못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도할 때, “하나님! 이 가정에 복을 내려주옵소서”라고 해야 하는데, “하나님 이 가정을 축복해 주옵소서”라고 잘못 기도하고 있다. 설교하면서도 “말씀대로 살면 하나님이 복을 주실 것입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말씀대로 살면 하나님이 축복하실 것입니다”라고 잘못 말하고 있다.

하나님은 직접 복을 내려주시는 주체이시지, 누구에게 복을 내려달라고 빌어 주시는 분이 아니다. 만약 하나님이 축복하신다면 그가 만복의 근원이신데 누구한데 복을 내려달라고 빈단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하나님은 누구를 위해 복을 빌어주시는 분 정도로 전락시킨다는 것은 신학적으로도 큰 오류이다. 하나님은 복을 주시는 분이시지, 복을 비시는 분이 아니다. 반면에 사람은 축복은 할 수 있으나, 복을 베풀지는 못한다. ‘축복’과 ‘복’은 이만큼 개념이 다르고, 뜻이 다르다. 단호히 말하거니와 하나님은 복을 주시는 분이시지 복을 빌어주시는 분이 아니다.

성경에 어떻게 말씀했는가?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창 12:1-3).

“그(멜기세덱)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천지의 주재시오 지극히 높은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창 14:19).

“그들이 이같이 내 이름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축복할지니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리라”(민 7:27).

이같이 성경은 분명히 하나님은 복을 내리시는 분으로, 축복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것으로 구별해 기록했다. 그럼에도 ‘축복’과 ‘복’을 같은 뜻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가 워낙 많아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제86회 총회에서는 “하나님의 축복”은 “하나님이 주시는 복”으로, “하나님 축복하여 주옵소서”는 “하나님 복 주옵소서”로 시정할 것을 결의한 바가 있다.

또 한국교회발전연구원에서는 지난 6월 3일 ‘잘못된 교회용어, 이것만은 고치자’라면서 40개 용어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대체용어를 제안했다. 거기에도 보면 “하나님의 축복”은 “하나님이 주시는 복”으로, “하나님 축복하소서”는 “하나님 복 주옵소서”로 고치자고 했다.

성경 어딜 봐도 하나님을 축복하시는 분이라고 말한 곳이 없다. 복을 주시는 분으로만 기록돼 있다. 그 때문에 새로 출판된 찬송가에는 옛 찬송 중 잘못된 가사는 일일이 고쳤다. 예를 들면 옛 찬송 34장 중 “택하신 백성을 축복해 주시고”를 “택하신 백성들 복 내려주시고”로, 옛 찬송 49장 중 “축복의 산에 올라”를 “복 주실 산에 올라”로, 옛 찬송 246장 중 “베푸신 축복”를 “베푸신 은혜”로, 옛 찬송 67장 중 “우리를 축복하시고”를 “나에게 복을 주시고”로 고쳤다.

그런데도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도 ‘복’과 ‘축복’이 같은 뜻이 아닌데도 동의어처럼 사용하는 이가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너무도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연히 잘못된 용어를 언제까지 그대로 사용할 것인가?

이제 우리 모두는 부단히 노력해 잘못된 용어는 하루라도 빨리 고쳐서 성경이 말씀한 대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 정판술 목사 / 사직동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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