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이 多事多難. 말 그대로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던 한해로 기억된다. 한국교회가 기억하는 많은 일 가운데 부정적인 것이 더 많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대사회적으로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세습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세습이 완료된 곳이 62, 22곳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욕심이 잉태한즉 세습을 낳고 있다.

세습보다 더 나쁜 교회의 사유화도 황당함의 극치도 보여준다. 교회재산을 A목사 일가에 편법 탈법 등을 총동원해 사유화시킨 사례를 보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는 체념상태까지 빠지게 만든다. 사유화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B일보를 구독하고 있는 한국교회와 그 신문에 기사화되는 것을 좋아하는 일부 목회자들이 있는 한 이 땅에서 희망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한국교회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예수님의 사랑실천을 많은 교회가 묵묵히 감당해 왔다. 대사회 봉사도 타 종교보다 탁월하게 많이 해 왔어도 이런 부정적인 영향으로 도매금으로 넘어간다는 것이 분통이 터질 일.

이외에 목회자와 연관이 되는 각종 사건 사고를 지켜봐야하는 금년 한해는 참으로 괴롭고 길었던 한해였다. 가지 않을 것 같은 2013년도 저물고 있다. “잘 가라, 그리고 제발 다시 오지 말라!”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고자 기독교보가 한세공(한국교회를 세우는 공간)’을 연재했고,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것도 한국교회의 이런 부정적인 영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한세공을 통해 한국교회의 미래를 말하고, 장로의 직무, 예배, 교육을 조명하면서 한국교회가 가야할 바를 분명하게 제시해 준 나침반이었다. 한세공에 연재되었던 일부내용을 소책자로 발간해 연초 제직세미나 교재로 활용하도록 했다. 내년에는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데 작은 출발을 함께 해 보면 어떨까? 내년에는 희망을 말하고 싶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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