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보면 그 집안 형편은 물론 적나라한 가정사까지 들을 수 있다. 아이들의 입에서 그 전날 집안에서 일어났던 일을 사실그대로 중계한다. 엄마 아빠가 어제 어떤 일을 했는지,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싸움이 있었는지... 때로는 구체적이고 민망한 일까지 공개되기도 한다. 아직 떼 묻지 않은 순수함도 있지만 아직 판단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집안일이 7살짜리 시각에서 부정확하게 외부에 공개되는 것이다.

자기 주도성이 생기는 미운 7살짜리 아이는 고집마저 세다. 부모와 말싸움에서도 지는 법이 없다. 가정교육이 사라진 탓에 금지옥엽 길러진 버릇없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것이 오늘날 사회분위기다. 어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훈육 받던 시절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다 보니 사회적인 문제까지 돌출되기도 한다. 길목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을 지도할 수 없는 것도 어찌 보면 가정교육의 붕괴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다.

집안에서 조용하게 해결해야 될 부끄러운 부분까지 외부에 공개되다보니 부모가 집밖에 다니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그동안 쌓아왔던 신앙의 명가로 마지막 보루였던 집안도 하루아침에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도 한다. 이 일이 외부에 공개되어야 할 일인지, 아닌지도 구분 못할 나이에 있는 어린아이를 책망할 수만 없는 일이지만 가정을 제대로 다스리고 훈육하지 못한 가장의 책임도 자유하지는 못한 일.

집안에 이런 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 조심하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바르게 가정을 다스리고 관리해 나가는 일은 가장과 어른 된 자의 몫이다.

또한 아이가 그른 행동을 할 경우 무조건 안돼보다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서 아이와 의논해서 지켜야 할 규칙을 함께 정하는 것도 좋겠다. 미운 일곱 살 아이가 다시는 집안망신을 시키지 일이 있어서는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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