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권선거 이단영입 일방통행 안하무인… 최근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을 두고 회자되는 단어들이다. 자신들의 세력에 협조하면 이단여부를 가리지 않고 영입하고, 반대하는 세력은 ‘영구제명’이나 ‘해임’의 숙청을 단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기총이 한국교회 연합기관인지 권력기관이지 혼란이 생긴다. “한기총 대표회장은 기독교 대통령이냐?”는 한탄이 나올 지경이다.

금권선거로 세간의 지탄을 한 몸에 받았던 중심에는 이광선 목사, 길자연 목사가 있었다. 이들은 법원의 중재로 우여곡절 끝에 합의하에 ‘한기총 정상화 형태’를 갖췄다.

법원이 파견한 김용호 대표회장 직무대행은 이해 당사자들과 관계자들을 5주에 걸쳐 만나 도출한 한기총 정관, 운영세칙, 선거법을 특별총회를 통해 통과시켜 한기총의 개혁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 개정안은 꽃도 피워 못한 채 완전 폐기 처리됐다. 한기총에 돌아온 길자연 목사에 의해서. 지난 10월 28일 오후 실행위원회를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춘 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을 편파적인 회의진행으로 개정을 완료했다.

길자연 목사는 이에 앞서 한기총 사태 때 자신을 돕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장급 인사 3명 전원을 대기 발령시키고, 곧이어 해임 처리했다. 비대해진 임원회의를 위해 회의공간을 크게 늘리고 한기총 사무실 전체를 자신의 입맛대로 리모델링했다.

“길자연 목사가 변했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한기총 분위기는 살벌하다. 한기총 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모두 사용하고 있으며, 차기 대표회장을 염두에 두고 정관까지 수정하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한기총은 이제 더 이상 연합기관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유화된 조직체가 됐다.

기사가 마음에 안 들면 공문을 보내 ‘출입 기자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고, 소송을 포기하지 않는 인사들은 소속 교단에 공문을 보내 ‘영구제명’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교회에는 하나님도 무섭지 않은 인사들이 많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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