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력도 이제 마지막 장밖에 남지 않았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한해를 돌아보며, 내년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정체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무엇인가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 속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교단·교계 10대 뉴스를 선정한다. 뉴스 중에는 훈훈했던 이야기도 있고, 우리의 눈시울을 붉히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다. 반면 엽기적인 내용이 우리를 놀래 킨 적도 있으며, 비윤리적·비도덕적 이야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딱히 기억할만한 것들이 다양하지 않은 것은 왜 일까? 물론 올해도 예년처럼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러한 것들을 모두 잊게 만들 정도로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우 강렬하다. 강렬하다 못해 현재의 상황을 부정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현실을 부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시각과 판단을 갖고,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견지해야 한다.


누구나 뜨거운 마음냉철한 사고를 갖길 원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볼 수 있는 눈.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어떤 현상에만 반응한 나머지 진실과 거리가 멀어질 때가 있다. 물론 현상과 진실이 일치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 우리의 판단은 흐려지고, 그 결과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현상에도 보는 시각에 따라 받아들이는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사물을 앞에서 본 사람은 그 피사체의 앞부분이 현상이 될 것이고, 뒤에서 본 사람은 그 모습이 현상이 될 것이다. 앞만 본 사람, 뒤만 본 사람, 그 누구도 그 현상의 진실 된 모습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그 모든 행위에 의로우시며 그 모든 일에 은혜로우시다...’는 시편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현상에 대해 진실과 현상을 구분할 수 있는 눈을 갖도록 간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그리스도인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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