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 목사(운암교회)

교회마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표어이다. 사실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말은 초대교회의 그 열심으로, 처음의 그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될 것이고 초대교회 때 수천 명이 회개 하고 돌아왔던 메가 처치를 사모하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선배들은 교회의 부흥을 꿈꾸면서 온갖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회가 부흥되고 성장되는 일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어떤 일이라도 해내겠다고 몸부림쳐 왔다. 그러한 결과 교회는 분명히 성장하였고 그 숫자는 많아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 또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살아서 교회의 본질을 놓쳐버리고 교회의 여러 가지 부도덕과 교회의 분열현상 등으로 성도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등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교회마다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사랑을 제일 많이 강조하면서도 사랑이 없는 교회. 교회를 복음이 아닌 세속적인 잣대로 평가를 하고 판단하며 양적 성장을 교회 성장의 잣대로 대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얄팍한 지식으로 교회와 목회자를 평가하는 시대이다. 여기저기서 개척에 뜻을 세우고 믿음으로 출발하여 세워진 교회가 자립하기까지의 길은 너무나 고단하고 고달프다. 그래서 많은 목회자들이 생활고로 허덕이다 못해 지쳐가고 있고 목회 의욕을 잃어버린 경우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교회다운 교회. 환멸을 느끼지 않고 보람을 얻으면서 기쁘게 목양할 수 있을까? 정말 이럴 때에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최선이 될 것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축구가 세계적으로 한국을 알리고, 교민들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주었던 거스 히딩크를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월드컵 개막전까지의 500일 동안 그의 훈련 스타일을 살펴보면, 기본을 중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선수들을 모아놓고 한 일은 화려한 전술훈련이 아니라 기본기 훈련인 패스연습이었다. 유럽 축구를 호령하던 명감독이 내놓은 첫 카드치고는 시시해 보일 정도로 석 달 넘게 초등학생 수준의 축구선수들이 훈련하는 패스의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는 패스 연습과, 볼을 잘 다룰 수 있는 볼 트래핑 등의 기본기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였고. 이어서 두 달 동안은 포지션별 역할과 임무를 명확히 인식시키는 훈련을 시켰는데 이것은 십 수 년간 축구를 하고 있는 국가 대표선수에게는 왕초보 훈련이나 다름이 없었다. 자기 포지션을 모르는 축구 선수가 세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공격수는 공격수대로, 수비수는 수비수대로, 골키퍼는 골키퍼대로, 자기 포지션을 다 알고 있지만 그런데도 그는 선수들에게 자기 위치와 수행해야 할 임무 등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훈련시켰다. 기본기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판단한 후에 체력훈련과 함께 전술훈련을 병행하기 시작 하여 월드컵 4강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가져와서 당시에 온 국민은 거스 히딩크를 국민적 영웅으로 세웠고 히딩크의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며 히딩크 신드롬이 확산되었다. 당시에 학계나 언론계에서는 히딩크 신드롬의 근원을 4가지로 분석하였는데. 원칙과 기본에 충실했다. 지연, 학연, 파벌주의를 타파하고 실력위주로 선수를 선발했다. 이기기 위한 기술보다 기본적 체력훈련을 했다. 개인주의가 아닌 조직을 위한 팀워크를 중시했다. 4가지로 요약을 하였는데 이런 4가지 요소가 40위의 한국축구를 10자리 숫자 안으로 끌어들였고, 16강을 염원했는데 16강은 물론이고 8, 4강에 이르게 하였다. 정말 히딩크 신드롬의 원인을 한마디로 요약해 본다면. 기본에 매우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 중간은 갈 수 있는데 챔피언은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40여 년간 우리는 기본을 무시하고 지연, 학연, 파벌에 외압을 받아 대표선수를 관리해 왔기 때문에 몇 번이나 월드컵에 출전했으나 16강은 고사하고 한 번도 이기는 경험을 갖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교회 성장이나 신앙생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기본을 무시하면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고, 신앙생활이 풍성해지지 못하고, 축복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앙의 기본은 어디에 있을까?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주님이 세우시기를 원했던 교회를 추구하는 것이다. 성경의 방법대로 예수님의 사역 방법. 성경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알고 아니라면 아닌 줄 아는 성경대로 해 보자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영혼구원을 위해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다. 목사의 기본은 기도와 말씀연구이다. 지금은 고전적인 방법이 되어 버렸지만 성령 충만을 사모하면서 초대교회처럼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전도하고 목회자가 더욱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을 회복할 때이다. 원시적인 방법 같지만 전도를 위하여서 몸부림을 치고 말씀을 연구하여 잘 가르치고, 교회의 모든 성도들의 이러한 목회자의 인도를 따라서 사랑하며 섬기며 존중하며 나갈 때 교회는 활력을 얻을 것이고 순종하는 성도는 살아 움직이는 역사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함께 기본으로 돌아가 보자. 종교개혁자들의 마음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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