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사지는 일종의 의료 행위로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완을 촉진하고, 관절염과 천식에도 효과가 있고, 불면증과 스포츠로 입은 손상에 이르기까지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었다. 마사지는 몸의 맺힌 부위를 풀어주고, 긴장으로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뭉치고, 어혈로 피가 잘 흐르지 않는 곳을 마시지를 해서 신체를 부들부들한 몸으로 만든다. 아들 덕분에 최근 모처럼 마사지 받을 기회가 생겨, 마사지를 받았다. 몇 년 전 마사지를 받을 때와는 다르게 너무 아파서 끙끙 앓으면서 마사지를 받아야만 했다. 그만큼 몸에 적폐가 많이 쌓였다는 말일 게다. 마사지 전문가는 내 몸이 경직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신체나이도 되었겠지만, 오랫동안 몸이 잘못 굳어진 탓이라 하겠다. 마사지를 받고 나니 그런대로 기분이 좋다.


벌써, 우리는 2019년 세모에 와 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세월이 날아가는 화살같이 빠름을 실감한다. 그러니 새해 2020년을 어쩔 수 없이 아무렇게나 맞이할 수는 없다. 그럭저럭 2019년을 살았으니, 2020년도 적당히 살아가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새해를 맞기 전, 할 일이 있다. 꼬인 것, 맺힌 것, 굽은 것, 알게 모르게 긴장된 삶을 부드럽고 온유한 삶으로 바꿔 갔으면 좋겠다. 털어낼 것, 풀어야 할 것, 청산할 것, 화해할 것, 회개할 것, 새롭게 할 것을 꼭 실행했으면 한다. 오해, 선입견, 편견, 교만, 자만도 자아를 꼬이게 하고, 마음과 얼굴을, 눈빛과 언어와 삶을 틀어지게 한다. 틀어진 나무문이 소음을 내고 잘 안 닫히듯, 삶도 비뚤어지고 변형되고 고착되어 딱딱하게 굳어진 옹색한 삶이 된다. 급기야 알게 모르게 자신을 괴롭히고 인간관계를 꼬이게 하고 힘들게 하고, 함께 살아가는 식구들, 이웃, 교회, 목회를 어렵게 하고 마음이 닫혀 불통에 시달린다.


지난 한 해 세상을 돌아보니, 경제와 정치, 사회와 교회가 혼돈과 분열로 뒤죽박죽되어 어렵고 힘든 삶을 보냈다. 아슬아슬 남북관계를 위시하여 국내외 소식은 우리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가져다주었다. 지난 독재 시대 일어났어야 할 투사들이 한 세대 늦게서야 목숨을 건 지도자로 나타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여기저기 가짜 뉴스가 판을 치니, 덩달아 사실 확인이 분주히 이뤄져야만 했다. 문제는 자기 확신과 소신으로 가득한 목소리 큰 사람들인데, 스스로 생각과 철학이 옳다고 확신하지만, 분명 뭔가 비뚤어져 있는 경우다. 이런 경우 참으로 어려운 것은, 달라질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힘들게 했던 바리새인과 서기관은 바로 이런 경우였다. 잘못된 인생관, 신앙관, 정치관, 윤리관, 통일관, 물질관, 인간관, 세상 이념을 신앙처럼 신봉하는데, 너무 오랜 세월 그런 삶으로 견고히 굳어졌기 때문이다. 자신을 성찰하지 않는 그들은 권세와 명예, 부귀와 영화를 추구하며, 물질주의, 개인주의, 이기주의, 인본주의로 치닫고 있다. 얼마든지 그럴듯한 자기변명을 나열하겠지만, 확실하게도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날마다 죽고 새 사람으로 다시 새로워져야 한다(고전 15:31). 누구든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로 기준점을 바꾸면 인생은 어느새 몰라보게 변한다. 자신을 꾸밈없이 십자가 보혈 앞에 내려놓을 때이다. 바로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어주시고 죄인을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가 마음의 중심에 자리 잡을 때이다. 성경에서 주님을 배운 그대로 하나님 나라의 가난한 순례자의 길에 홀연히 나설 때이다.


지난 몇 개월 왼쪽 다리와 오른팔에 통증이 있고 불편했는데, 사라진 것 같아 마사지의 효과를 실감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드러운 손길이 우리네 병든 인생을 속속들이 만져주었으면 좋겠다! 주님의 부드러운 사랑의 손길로 행해지는 만져주심과 치유를 갈망한다. 서초동 사랑의교회가 7년 동안 강남예배당에서 마당기도회를 해온 갱신위원회 측과 합동 교단 부총회장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를 중재자로 하여 화해를 모색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화해의 절기 성탄절에 들려오는 이 소식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말이 7년이지 이쪽이든 저쪽이든 참으로 힘든 세월이었을 것이다. 언론에 들려오는 소식은 우리네 미간을 찌푸리게 했는데, 서로를 법정에 고소하고, 매 주일 대로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담임목사의 비리를 세상에 들추어낼 때면 얼굴이 화끈거리기까지 했다. 이제 양편 서로 대화가 잘 되어, 막힌 담이 풀려서 좋은 소식이 2020년 새해 뉴스로 들려오길 기대한다.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 이해득실을 계산하기 전,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통 큰 결단을 하길 바란다. 병든 자아를 내어놓고 주님의 만져주심을 통해 치유를 받아 새로운 영적 은혜가 넘쳐나길 소망한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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