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회 총회가 성 삼위 하나님의 은혜 중에 마쳤다. 이번 총회는 몇 가지 점에서 고신총회의 성숙함과 한국교회의 영적 장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 자랑스러운 점이 많았던 반면 반드시 고치고 없어져야 할 개선점도 노출되었다.

먼저 이번 총회의 자랑스런 면모는 상정된 의제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였고, 난제였던 노회 구역조정안이 산고 끝에 타결을 보았다. 전국 39개 노회를 33개 노회로 개편하는 노회 구역 명칭 및 구역 설정 안이 약간의 논란 끝에 통과 되었다. 개 교회에서 연말에 조정하는 구역편성도 담임목사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한 구역에 함께 해 온 성도들을 다른 구역으로 편성하는 경우 정들었던 가정과 헤어지고 새 가정들과 정을 붙이는 것이 쉽지 않기에 구역 편성 후에도 여러 번 수정에 대한 요청이 있어 웬만하면 구역 조정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개 교회 안에서도 사정이 이러한데 총회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었으리라.

특히 2년 전 고려총회 통합 후 소속된 교회들은 노회가 해체되며 새로운 노회에 편입되는 것이 여간 수용하기 어려운 일임에는 불구하고 총회의 결정과정에 불만을 표하지 않고 순종한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그뿐 아니라 일부 노회에서 몇 교회들이 새로이 편성되는 노회에 대한 적응을 염려해서 일정기간 유예를 요청한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노회들은 총회에서 정한 구역 조정에 순응하며 따르는 모습을 보인 것은 개체교회와 노회를 우선 생각하는 것보다 총회를 생각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인 것임으로 평가할 문제다.

498명 중 497명의 총대들이 참석한 이번 총회는 3일간 진행된 회의에서도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통해 회의장이 소란스럽지 않고 몇 사람이 발언을 주도하는 구태의연한 회의가 아니라 발언자의 발언빈도도 절제되고 발언의 태도로 성숙한 총대의 모습을 보임으로 헌의된 안건이 비교적 잘 처리된 희의 모습은 타 교단 총회와 비교되는 자랑스런 회의 모습으로 여겨진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총회 개회를 며칠 앞두고 총대들에게 SNS를 통해 전달된 메시지의 내용은 그 내용과 전달 과정에 있어서 큰 문제가 되었다. 그중 하나는 특정인은 어떤 임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자신의 이름으로 보내지 않고, 남의 전화번호를 통해서 총대들에게 전한 것이다. 또 하나는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으로 남의 이름을 도용하여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총회를 어지럽히는 의도가 있을 뿐 아니라 사이버 범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남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이용하여 불온 내용을 보내는 것은 분명 범죄행위다. 이번 총회는 이 건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조사위원회를 구성토록 하였고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 총회 앞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고신총회는 분열과 통합의 아픔이 있었다. 특히 분열은 고소에 대한 성경적인 해석에 대한 문제로 야기되었다. 그래서 나온 몇 교회들이 반고소라는 명칭을 얼마동안 사용하게 되었다.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부득이 한 경우가 아니면 세상 법정에 고소하지 않고 교회 법안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교단의 정신이다.

이번 경우도 이 정신 안에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성경에도 회개하면 용서하라고 했다. 어떤 의도로 메시지를 보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음해가 더 크게 부각되었고, 성 총회를 어지럽히는 결과가 되었다. 내용도 문제이지만 남의 전화번호 명의를 도용한 것은 범죄행위다. 자기 명의와 전화번호를 도용당했고, 자신이 발송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공적으로 이를 밝혀내야 할 책임이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교회법 안에서 처리를 하여 다시는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회의 질서를 세워야 할 것이다. 이것은 고소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공의와 질서, 그리고 권징에 대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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