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의 여파는 온 나라 모든 영역에 미치고 있다. 학교가 개학을 3주나 연기하는 등 그 영향력은 하나하나 열거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막강하다. 교회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한국교회 역사 가운데 한 번도 주일예배를 포기하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앞에서는 수많은 교회가 교회당에 모여서 드리는 주일예배를 포기하였다. 한국교회 초유의 일이 일어난 것이다.


또 한 번의 분열이 우려된다


코로나19 사태는 결국 끝이 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후 한국교회는 걱정되는 많은 일들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중에 하나는 ‘또 한 번의 분열’이다. 한국교회는 수많은 분열의 아픔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지금도 한국교회는 분열의 아픔 가운데 있다. 교인들끼리 대화할 때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극과 극으로 나누어지고 끝이 좋지 못하다. 목사·장로들도 마찬가지다. 이들마저도 진영 논리에 빠진 분들이 많아서 모임 시에 정치 이야기는 금기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 우리 현실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교회는 주일예배를 ‘모여서 드리느냐?’ ‘모이지 않고 영상으로 드리느냐?’를 선택해야만 하였다. 고신총회(총회장 신수인 목사)가 총회장 명의로 내놓은 코로나19 제3차 대응지침에 “3월 1일(주일)과 8일(주일)의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나 온라인 예배로 드리는 것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지난 1일과 8일에 각 교회 당회는 총회가 제시한 대응지침과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가 작성한 ‘국가적 비상상황과 공예배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성찰’을 참고하여 어느 한 방향을 선택해서 예배를 드렸다.


문제는 각 교회가 기도하고 심사숙고하면서 아픔을 가지고 어느 한쪽을 결정하였을 텐데 자신의 결정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결정을 비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비판은 결정의 주제가 심각한 만큼 강도 또한 심각하리라 예상되며, 실제로 일부 지도자들은 이미 강도 높은 비판을 시작하였다. 지나친 비약일 수 있고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이번의 주일예배 논란은 신사참배를 둘러싼 분열의 축소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만큼 또 한 번의 분열이 우려되는 것이다.


또 한 번의 분열을 막기 위하여


이번 결정에 대해 양쪽 다 할 말은 많다. 흑백으로 가려질 문제라면 문제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주일예배를 끝까지 모여서 드린 분들은 예배를 지켜내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고, 모이는 것을 포기한 사람들에 대해 정죄할 수 있다. 자신들이 내린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더 강하게 비판할 수도 있다. 반면에 모이지 않고 영상으로 드리는 예배를 선택한 분들은 고신총회의 대응지침의 표현대로 “교회와 성도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역사회에 덕을 세우기 위해서” 부득이한 선택을 하였노라고,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역시 이들도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다른 쪽을 비판할 수 있다. 그래서 염려가 큰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먼저 각 교회 당회가 정말 결정하기 어려운 가운데 목적은 똑같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인데 A와 B 중에서 어떤 교회는 A를 선택했고 어떤 교회는 B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하면 어떨까? 적어도 이웃 교회 당회가 잘못된 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내린 결정이라는 사실은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결과는 “나와 우리 교회 당회는 A를 선택했고 이웃 교회 목사와 당회는 B를 선택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담임목사가 성도들을 향하여 이런 생각과 태도를 강조한 교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교회와 당회, 그리고 동역자를 존중하며 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힘쓰는 아름다운 태도로 여겨질 것이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지금도 코로나19와 싸우는 동시에 교회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 싸움을 하면서도 우리는 ‘또 한 번의 분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것과 그 분열이 한국교회에 얼마나 큰 손해가 될 것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이웃 교회의 결정이 좀 아쉬워 보여도 그 교회의 지도자들은 하나님 나라를 함께 세울 동역자이며 그 교회는 주님의 몸 된 하나의 교회라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또 하나의 분열’을 막아내고 교회의 하나 됨을 지켜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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