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순례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공의를 이루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진리에 이르고 생명에 이르는 길로 가기를 소원한다. 낭만적으로 표현하면 우리는 예수와 함께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천국으로 소풍하고 싶다. 2020년의 신앙 여정은 예수님께서 사역을 마무리하시고 하늘로 오르실 날이 가까워지자 예루살렘으로 십자가 지시기를 굳게 결심하고 여행을 떠나는 심정같이 무거운 발걸음인 것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를 다짐하며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면서 유대인들과 상종하기를 꺼리는 사마리아 사람들의 동네에서 하룻밤을 지나시려고 숙소와 식사 등을 준비하기 위해 보낸 제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사마리아에서 숙소도 얻지 못하고 음식물도 구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들이 사는 동네의 길을 지나가지도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예수님의 제자들이 흥분하게 되었고 우레의 아들이라는 별명의 야고보와 요한은 불로 태워버리자고 예수님께 흥분된 마음으로 요청하였다.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이 십자가의 사명을 완성하기 위한 사탄의 세력을 물리치시려는 목적을 몰랐으므로 사마리아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2020년에도 복음의 가치를 모르고 예수님을 배척하며 교회를 무시하는 자들의 태도와 흥분한 제자들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되나 한편으로는 그런 인간들은 세상에서 사라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십자가의 길과 역행된 제자들의 태도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엄중히 꾸짖으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정의롭고 화평한 여행길


예수님과 함께 가는 순례 길은 정의롭고 화평을 위한 여행이어야 한다. 우리의 2020년 신앙생활은 착한 양심으로 선한 일을 사모하는 길이기를 주님은 원하신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의 선함을 알지 못할 때가 많다. 교회에서 믿을 만하고 신앙이 오래된 성도들로부터 의외의 반응이 나타날 때 맞대응하려고 한다면 선한 의지가 훼손될 뿐이다. 2020년에도 하늘로 향하는 길에서 억울하게 매를 맞아 매우 아프지만 우리는 인내로 착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


2020년에도 예수님의 길에 동참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예수님의 길이 어떠하든지 무조건 따르겠단다. 예수님께서 그런 사람을 거부하신 것은 예수 십자가의 길이 개인 욕망의 채움이 아니라 내려놓고 비우는 길임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늘로 향하는 길로 나아가려면 개인의 목적을 이루려는 욕심을 품고 그 길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2020년의 신앙 여정은 지난 때와 같이 등이 따뜻하거나 배가 부른 길이 결코 아니다. 마지막까지 비우고 또 비우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의 바로의 압제에서 해방되어 가나안으로 향하는 즐거운 길에서도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굶주림과 고초보다는 차라리 돼지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예수님의 뒤를 따라나선 길이 서툰 쟁기로 농사를 짓는 것과 같이 삶이 고달프고, 힘듦으로 쉽고 편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잠도 더 자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롯의 처를 생각하며 결코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 2020년 순례의 길로 하늘로 걷되 날마다 예수님과 더불어, 예수를 따르려는 자들과 함께 올라가야 한다. 그 길은 정의롭고 평화로운 길이요, 화평이 원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를 비우는 십자가의 길


2020년에도 나를 비우므로 하늘의 것이 채워지는 십자가의 길로 나아가자. 세상의 그 무엇을 채우려는 욕심으로는 교회를 교회답게 할 수 없으며 성도가 성도다울 수 없다. 우리를 불러 하늘로 나아가는 길에 있게 하심에 감사하며 자랑스럽게 여기자. 2020년을 지나면서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강한 저항 앞에 낙심될 때가 있을 것이며 어리석은 탐욕으로 뒤돌아보거나 숨이 막히는 시련으로 당황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과 그분의 말씀을 생각하면 묵묵히 걸을 수 있다. 아울러 생명의 길로 나아가는 동지들이 곁에서 기도하며 위로하며 긍휼의 눈으로 말없이 바라보고 있음도 잊지 말자. 마침내 하늘에 오른 그날, 모두 감격하며 함께 어깨동무로 신명난 춤을 추며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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