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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원장이 8월 31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우리 곁을 떠났다.

임학 병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그를 기렸다. “우리는 오늘 존경하고 사랑하는 고 박영훈 원장님을 천국으로 떠나보내는 자리에 모였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박영훈 원장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실천하신 분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세상에 널리 펼치기 위하여 원장님은 몸소 고신의대를 설립하시고 구제병원이던 복음병원을 고신의료원, 대학병원으로 승격시키시고 지방에서 처음으로 암센터를 만드신 분입니다. 저는 병원장으로서 늘 박원장님을 떠올릴 때마다 이러한 실천가로서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고 유은 박영훈 원장이 생전에 자주 했던 고백이 있다.

“장기려 박사. 평생을 가난하고 어려운 환자들의 편에 서 있었고 하나님을 극진히 섬긴 그는 한국의 슈바이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막사이사이상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그를 평생 모실 수 있었다는 것은 어쩌면 내게 행운과 같은 것이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나는 장박사를 아버지처럼 따랐고 큰아들을 자청해 평생을 모셨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내 삶에 들어와 있었으며 인생의 참 의미를 가르쳐준 분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장기려 박사를 따라 의사가 된 것은 필연이기도 했다. 장기려 박사는 그에게 “영훈아, 넌 의사가 되거라. 난 네가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영훈아, 의대에 가서 의사가 되거라”라고 말하곤 했으니까.

박영훈 원장은 58년 대학을 졸업하고 복음병원 인턴생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의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미국유학 1년과 잠시 다른 병원에 있었던 1년 반을 제외하면 평생을 복음병원과 함께 했다.

박영훈 원장은 최초의 간 절제술에 빛나는 자신이 닮으려 했던 장기려 박사처럼 의술로도 뛰어난 의사였다.

“70년에 있었던 간이식수술 성공은 동물의 간을 콩팥과 같이 두개로 나누어 반쪽을 떼 내도 살수 있다는 데서 시작된 실험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장 박사님이 내주셨고 나는 실험실에 틀어박혀 지냈다. 실험은 성공했고 신문은 ‘세계의학계 획기적인 업적’이라고 우리를 보도했다. 박사님과 함께 한 아름다운 사건이었다”

자신이 모셨던 장기려 박사가 복음병원 설립자라면, 그는 제2의 설립자라고도 할 수 있다. 복음병원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오히려 몇 단계 도약시킨 사람이 바로 그이니까.

“닥터 박, 병원을 본격적으로 맡아서 해봐. 이 병원은 누구보다 닥터 박이 잘 알고 있으니까 내가 제일 믿고 맡길 수가 있겠어”

장기려 박사에게서 병원경영을 물려받았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병원을 증축 4백 병상 규모로 확장하고, 77년 종합병원 인가를 받으면서 병원의 어려움은 기적적으로 회복됐다.

그리고 병원에 암센터를 개설했다. 국립원자력병원과 연세대병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였다. 79년에는 4층으로 된 1천50평의 신관을 증축, 병상은 7백50병상으로 늘어났다. 누가 봐도 당당한 종합병원 체제를 갖추게 된 것.

“다행스러웠던 것은 나에게 경영마인드가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순간순간 지혜를 주고 날 이끌어주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나는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의과대학 설립이었다.”

의과대학 설립에 이어 95년에는 지하 2층 지상 15층의 새 병동을 신축하고 총 1천3백70병상을 갖춘 병원으로 성장했다.

복음병원과 평생을 함께 했던 그의 신념은 분명했다.

“고신의료원을 가장 기독교정신이 흐르는 병원으로 만들고 싶다. 그것은 이 병원의 설립자인 장기려박사님의 뜻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평생 박사님의 뜻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나를 이곳에 있게 해준 사람 역시 박사님이고 그분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역시 나이기 때문이다. 병원을 볼 때마다 장 박사님의 병원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시간이 흘러 선생님 곁으로 갔을 때 조금은 떳떳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고 박영훈 원장 약력

학력

1953. 03.04 ~ 1958. 03.29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의학사)

1960. 03.01 ~ 1962. 02.28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의학석사)

1987. 03.02 ~ 1989. 02.25 일본산업대학대학원(의학박사)

전문의

1958. 04. 01 ~ 1974. 02. 28 복음병원 전공의, 외과과장

1976. 06 ~ 1981. 02 진료부장 겸 2대 복음병원장

1981. 03. 01.~ 1985. 02. 28. 제1대 고신의료원장

1985. 05. 01.~ 1988. 05. 31. 제2대 고신의료원장

1991. 06. 03.~ 1991. 08.27. 제5대 고신의료원장

1995. 09. 01 ~ 2000. 08. 31 고신대학교 의학부 명예원장

2009. 03. 09 ~ 2010. 03. 08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대통령 표창

1979. 04. 09 지역사회 의료봉사 (482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