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중에 춤을 출 수 있습니까?

우리의 예배는 너무나 조용합니다. 조용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냉랭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흑인들의 예배는 너무나 흥겹습니다. 예배시간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고 일어섭니다. 특히, 찬송할 때는 다 같이 일어서서 찬송할 뿐만 아니라 춤을 춥니다. 온 몸을 요란하게 흔들어 댑니다. 예배는 질서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예배하면서 춤을 출 수 있습니까? 다윗이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매어 올리면서 제사장처럼 에봇을 입고 법궤 앞에서 힘껏 춤추었다고 하는데 이것을 예배에 적용할 수 있겠습니까? 예배 때 우리의 감정을 되도록 억눌러야 할까요? 우리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몸짓은 어떤 것일까요? 질문을 받고는 제가 찾아보았습니다. 총회에서 이런 것에 관한 논의가 있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놀랍게도 2008년 고신 총회에 들어온 헌의안 중에 이와 관련된 것이 있었습니다. “임직식 후에 강대상에서 포크댄스를 하는 것이 가한가" 하는 헌의안이었습니다. 아마도 흥이 많은 교회였든가 봅니다. 임직식이 끝난 후 강대상에서 포크댄스를 추었다고 하니 말입니다. 총회가 어떤 결정을 했을까요? 총회는 모든 행사들이 하나님의 영광에 저해되지 않도록 당회의 지도하에 진행하도록 하기로 가결했습니다. 당회가 알아서 하라고 했으니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해야 할까요?

예배 중에 춤을 출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찬송문제와 관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냥 춤추는 것이 아니라 찬송하면서 춤을 출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예배 중에 춤을 출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예배 중에 어떤 찬송을 할 수 있는가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흥이 많기 때문에 예배시간 흥을 돋우는 찬송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배 직전에 흥을 돋우는 찬송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찬송 인도자는 다 같이 일어서자고 하면서 찬송을 부르다가 흥이 나면 몸을 흔들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춤추는 것을 언급하고 있는 성경구절이 있습니다. 시편 30편 11절 말씀을 보면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춤추게 하신다고 합니다.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라는 구절 말입니다. 이 시편은 ‘성전 낙성가’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로 인해 하나님 앞에서 함께 춤추는 자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예배 때 굳이 춤을 추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당하는 모든 고난과 슬픔을 이기게 해 주시고 마침내는 하나님을 찬송하면서 춤까지 추게 하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동양의 문화인 체면과 염치 때문이 아니라도 우리는 예배 때 복장과 몸가짐을 단정하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윗이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매어 올리면서 너무나 기뻐서 힘껏 몸을 흔들어 대었듯이 우리의 기쁨과 소망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배 중에 특별 찬송하는 이들이 격조 있게 몸을 조금씩 흔드는 것이 그것의 표현일 수 있고, 회중이 손을 들어 올리면서 찬양하는 것이 그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춤추시는 하나님’이란 제목의 책도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자유를 위해 우리를 부르셨음을 믿어야 합니다. 예배는 자유자들이 몸과 영혼을 한껏 흔들어 내는 것입니다.

공예배는 자유의 가장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절제되지 않은 감정의 흥분이 아니라 아름다운 질서가운데 하나님을 높이는 것 말입니다. 찬송할 때 몸을 앞뒤로 흔드는 이들도 있고, 좌우로 흔드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의 몸과 영혼이 함께 흔들려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예배가 너무나 따분하기 때문에 찬송을 통해 흥을 돋우려고 하는 것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것입니다. 예배의 모든 순서가 하나같이 하나님과 감흥(?)하는 것이어야 하겠습니다. 기도도 흥겨울 수 있고, 말씀 듣는 것도 흥겨운 것일 수 있고, 찬송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퀘이커 교도들이 있습니다. 그 이름대로 그들은 예배 때에 몸을 부르르 떨어대곤 했습니다. 퀘이커 교도가 아니라도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항상 떠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예배는 말장난이 아니라 거룩한 몸짓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두려움을 넘어 거룩한 경외감으로 떨어야 합니다. 예배는 가장 아름답고 고상한 떨림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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