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복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방안 모색을 …

경주 코모도 호텔에서 열린 고신총회 사회복지부 주최의 세미나에 처음으로 참석을 하였다. 한국교회도 이제는 사회의 복지를 신경 쓰고 준비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접어들었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다.

이번 세미나는 복지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개관이 대부분이어서 농어촌 목회자로서 23년째 사역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솔직히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다. 또한 참석하신 많은 분들 역시 나와 같이 어려운 농어촌이나 개척교회를 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몇 주 전에 예배당 칸막이 철거를 하는데 도움을 드렸던 개척교회 목사님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현재 나는 진주노회 사회복지부 부장을 맡고 있으면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농어촌 교회와 목회자들의 복지를 위해 사역을 하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오히려 복지의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큰 그림만 그리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에는 교회에 화장실이 없는 산청의 어느 교회 화장실 타일작업을 이틀 동안 하고 왔다. 평균 매주 이틀정도 이런 농어촌 교회와 사택의 개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원예산이 적어 재원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공사를 원하는 교회가 재정의 0.01퍼센트를 매월 사회복지부로 입금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래봐야 농어촌 교회가 매월 낼 수 있는 금액은 겨우 1만원에서 3만원 수준이다. 이것조차도 힘들어 내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현재 나와 같이 농어촌 목회를 30년째 하고 계신 고성 영대교회 이종형 목사님의 도움과 함께 이 일을 위해 수고하시는 영대교회 이인구 집사님, 이렇게 3명이 일 년에 평균 100여일 이상을 농어촌 사회복지를 위해 직접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마음이 통해서였던가, 늘 재원으로 인해 갈등하고 있었는데 지난 4월 어느 봄날 사회복지 법인을 설립하고 농어촌 교회의 복지와 사회복지를 위해 뜻을 같이 하던 동기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 세미나에도 그분과 함께 참석하였다. 앞으로는 재정에 전혀 구애됨 없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곧 펼쳐질 것 같다.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오늘 우리 교회가 지역사회의 복지와 다문화대책, 노인사역 등 굵직한 일들도 해 나가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정말 우리의 이웃인 농어촌 교회들과 목회자들의 복지를 위해서는 너무 무심한 것이 현실이 아닐까.

또한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많은 목사님들이 진정 원하는 건 오히려 자신들의 복지를 해결하고 싶어서는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세미나 주제를 좀 더 세분화하여 '교회복지'라는 항목을 추가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장이 열렸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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