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 예배가 예배입니까?

저는 대학생 사역을 하고 있는데요. 요즘 대학생들 분위기가 대학부 예배(오후예배)만 참석하고 오전예배는 참석하지 않습니다. 대학부 예배는 성찬이 없고, 하나님의 언약 백성인 모든 가족이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고 얘기를 해도 신학적 배경이 없는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설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계속 하나님을 예배하고 싶지 않겠냐고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래도 여전히 대학생 친구들은 주일 오전예배 나오는 것을 피하고 어려워합니다. 단순히 예배를 드려야만 한다는 당위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이런 문제 앞에 어떻게 대처를 하면 좋을까요?


대학부 예배가 왜 예배가 아니냐고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에서는 모든 모임이 다 예배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공예배와 다른 경건모임들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예배는 모든 회중이 다 참석해야 하고, 은혜의 방편(말씀과 성례)이 있어야 하고, 직분자가 그 예배를 인도해야 합니다. 이런 조건을 총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예배라기보다는 집회, 아니면 경건회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예배와 다른 경건모임을 구분하는 것으로 우리 논의를 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옛날에는 중학생만 되면 주일오전예배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따로 중고등부 모임을 가졌습니다. 대학, 청년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교회가 성장하면서 주일에 예배가 1, 2, 3부 등으로 늘어나면서 오후 2, 3시의 제일 마지막 예배를 청년부 예배로 특화시켰습니다. 오전에 예배에 참석하기 쉽지 않은 청년들을 배려한 것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예배가 다른 예배들과 지나치게 차별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배순서도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진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차별성이 없으면 청년들이 예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예배도 잘못된 것입니까? 주일학교에서 하는 예배는 예배가 아닙니까? 고신헌법의 예배지침(35조 주일학교의 예배)에서는 한 가족이 함께 하나님의 집에 모여 예배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나 초등 예배 및 청소년예배를 따로 드리게 되었을 경우 당회의 지도하에 인도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초등학생들과 중고등부까지 따로 예배해야 하는 경우를 인정하면서 당회가 예배를 지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영아부와 유치부, 유년부, 초등부를 제외한 주일학교의 별도 예배는 허용되지 않으며, 중학생 이상은 반드시 일반 공예배에 참석하게 한다는 문구를 덧붙이고 있습니다. 앞 뒤 말이 모순되지 않습니까? 게다가 너무나 고리타분하고 케케묵은 발상처럼 보입니다. 이래서 교회에 청년들이 붙어 있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청년부 예배를 만든 현실적인 이유를 모르지 않습니다. 주일에 예배는 해야 하겠고, 그렇다고 어른들이 하는 따분한(?) 예배에 참석하기는 싫으니까요. 어른들도 예배순서가 너무나 따분한데 청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더 큰 문제는 주일오전에 교회에 오는 것 자체를 너무나 힘들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일오후에 예배시간을 만들고, 이어서 청년부 모임을 가집니다. 청년부 예배가 청년부 모임을 위한 식전행사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청년들의 참여와 열정을 발산하는 모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청년예배라는 이름을 달 필요는 없습니다. 예배는 특정세대만의 모임이어서는 안 됩니다. 부모와 청년, 청년과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청년예배라는 이름을 떼고 그 예배에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배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 다른 예배와 너무나 다르면 안 됩니다. 힘들겠지만 예배는 하나인 것이 좋습니다. 주일에 예배를 여러 번 나누어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여건상 나눈 것이지, 어떤 예배라도 모든 회중이 함께 하는 예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청년의 활력만이 아니라 어린이의 잠잠함, 장년과 노년의 성숙함을 같이 아울러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예배는 모든 세대가 어우러지는 잔치가 되어야 합니다. 한편, 예배는 나의 욕구를 덜 충족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배하면서 세대차이가 더 분명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작권자 © 고신뉴스 KN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