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와 교회의 개혁

작년부터 계속이어저오고 있는 최순실 사태는 새해가 되어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젠 블랙리스트일명 문화계 살생부까지 시끄럽다. 새해이니까 새롭게 출발하고 싶다. 그렇다고 과거를 청산함이 없이 새 출발함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사건이 속히 마무리되고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는 여기서 질문을 던진다. 국정을 책임지는 자들은 블랙리스트 만드는 것이 정말 잘못일까? 물론 공평 정대해야 할 기관이 차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개인의 사상적 편향 혹은 취향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 항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 기업이나 기관 혹은 단체의 설립 목적에 기여하는 일군들을 선호한다. 나름의 기준은 어디든지 다 있지 않은가?

나는 여기서 영적 생활에서도 블랙리스트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자 한다. 영적인 성숙도와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순결함과 성장을 위하여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 블랙리스트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2017년 영적 건강생활과 진보를 위하여 반드시 주의할 살생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 한 해 동안 언론을 달구었던 성적 타락을 불러일으키는 유혹거리, 성직자들의 물질적인 유혹, 인터넷상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미혹거리들,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는 게으름의 유혹거리들, 교회의 안과 밖에서 자신의 의를 드러내고자 애써 하나님의 의를 부정하는 유혹거리들이 신앙인으로서 반드시 피해야 할 블랙리스트이다. 하늘나라의 거룩함을 훼손하고 하늘나라 시민권을 더럽히는 친구들의 유혹, 유명해지고자 하는 인기의 유혹, 교권의 칼자루를 쥐고자 하는 유혹들과 당당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신앙인으로서 인간의 무너짐이 다 이것들로 인하여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방에 널려 있는 미혹 거리들을 사전에 차단시키거나 제거하는 일을 해야 한다. 영적인 블랙리스트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교회 안에서 피해야 할 블랙리스트는 인본주의와 세속주의를 조성하는 것에 해당된다. 하나님 중심과 성경중심의 정통신앙에서 인간편리 혹은 인간 우대 중심과 목사 혹은 장로 중심의 교회로 전락되어 버린 교회의 암 덩어리를 도려내야 한다. 진리보다는 일리 있고 합리적인 소리, 편리주의와 재리의 위력을 더 강화시키고 있는 모든 행위들을 즉각적으로 타파해야 한다.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보다 예배자들을 높이고 예배자들의 편리주의에 편승해가게 하는 미혹거리들을 속히 걷어내야 한다. 교회 안에 있는 지연, 학연, 혈연 및 소유의 많고 적음에 따른 파벌주의도 청산의 대상이다. 진정한 사랑과 화평을 사라지게 한 고백적인 립 서비스에 머물러 있는 것을 척결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개교회주의적인 모습에서 더 두드러진다. 주님의 몸된 교회는 하나라는 공교회의 보편성 회복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각각의 성도는 주님의 몸에 붙어 있는 지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블랙리스트는 계급주의 조성이다. 교회 안에는 성경적이지도 않고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의 뜻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직분자의 계급 혹은 서열이 존재하고 있다. 서리집사 다음 안수 집사 그 다음은 장로가 되는 현실이 계급주의를 만들었다. 입으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다 하나라고 떠들지만 교회에서 군림하고 있는 계층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교회 직분은 주님이 주신 은사에 따라 세워져야 한다.

교회 밖에서 주의해야 할 블랙리스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불의와 타협이라고 본다. 부정부패에 개입되는 일이다. 정직과 거룩을 앗아가는 유혹거리들은 무엇이든지 피해야 한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날마다 그에 대한 주의와 경각심을 가지는 노력은 우리를 경건의 모양이 아닌 능력이 있는 자가 되게 할 것이다. 우리의 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지극히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새겨지게 되어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임을 알게 되는 기회를 만들게 될 것이다. 우리 안에 주님이 계시고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는 자임을 주께서 친히 증거해 주실 것이다. 교회 개혁과 사회개혁의 큰 열매가 맺히는 새해가 되길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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