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사모의 아픔 돌보는 교회를 꿈꾸며…

복음사역을 위해 전력으로 달려가는 목회자에게 있어 사모의 존재는 힘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는 동역자이자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그러하기에 항상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게다가 예기치 않은 사별로 홀로된 목회자 사모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마음고생도 적지 않다.
얼마 전 한통의 편지를 받고 마음이 아려왔다. 늦은 나이에 고려신학대학원 45회 졸업한 김 목사는 사천제일교회를 개척하고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사역하다 2014년 1월에 심근경색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후 김미숙 사모는 마산에서 월세 집에 살며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래 편지는 (故)김봉덕 목사의 따님이 보내온 편지를 전국교회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


“안녕하세요! 혹시 pastor Kim 기억하세요?” 2014년 어느 추운 겨울 저와 어머니는 경남 사천의 한 필리핀 이주가족이 운영하는 치킨집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갔습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끔뻑이던 이들에게 차마 얼마 전에 pastor Kim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하지 못한 채 먹먹한 마음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들의 곁에서 보호자가 되어주었던 pstor Kim이 보이지 않음에 단 한 명의 필리핀 노동자라도 걱정하지 않을까하여 노파심에 연락을 취한 제 손이 무색해질 만큼 그 누구에게서도 따뜻한 말 한마디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뭐, 언제는 따뜻한 말 한마디 기대하고 사역을 했었나요.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따라간다는 것은 늘 그렇듯 외롭고 거친 길임이 분명할 테지요.
그렇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1998년 IMF때 마산에서 사천이란 낯선 곳에 오셔서 실업자를 위한 사역을 시작하고 2004년 11월 24일부터 이주노동자를 처음으로 섬긴 사천제일교회 김봉덕 목사님입니다. 사천 이주노동자 사역은 이정기 간사님(현.사천다문화센터장)과 협력하여 시작되었습니다. 각국에서 온 무슬림과 카톨릭 이주자를 초청, 매주 예배를 드리며 저녁식사를 대접하였고 2005년에는 자선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이주노동자들이 지역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융합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후 2005년 중반부터는 필리핀 사역만을 도맡아 하였습니다. 당시 고신대 2학년이던 저는 매주 사천으로 내려와 필리핀 영어 찬양예배 인도 및 한글을 가르치며 아버지 사역을 도왔고 어린 남동생은 키보드 반주로, 어머니는 필리핀 입맛에 맞춘 저녁식사로 그들을 섬기셨습니다. 아파트 상가의 조그만 교회에서는 매주 뜨거운 찬양이 흘러나오고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온 필리핀 사람들은 찬양으로 신앙을 회복하며 서로의 안녕을 묻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필리핀 사역을 시작한지 3년 후 제가 해외로 떠남과 동시에 1기 필리핀 노동자들도 계약이 끝나 고국으로 돌아가는 시기가 왔고, 2기 필리핀 노동자들은 아버지께서 직접 공장을 방문하며 그들을 보살피며 돕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2014년 소천하시기 전까지도 그들의 일터를 직접 방문하시며 필리핀 이주 노동자들의 법적인 문제와 신분문제, 병원문제를 도맡아 도우며 그들의 친한 친구처럼 보살펴 주시고 늘 가족보다는 사역이 우선일 정도로 헌신적인 삶을 사셨습니다. 지금은 주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시는 아버지를 떠나보내신 어머니께선 더 이상 필리핀 사람들을 도울 수 없음에 가슴 아파하십니다.
지금 어머니는 현재 만성 폐쇄성 폐질환(천식)으로 하루하루 병으로 고통 받으시며 일을 하실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군복무중인 막내 남동생은 아직 2년하고 반 학기의 학업을 앞두고 있고 저희 두 딸이 서울과 해외에서 남동생의 학비와 어머니의 생활비를 충당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턱없이 높은 생활비와 집세와 학비에 아직도 어머니의 생활은 녹록치 않습니다. 음악교사가 되어 사회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자신의 재능을 환원 하는 게 꿈인 남동생의 바람은 날개를 펼치기도 전에 학업과 기술직 일터 둘 중 하나를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이 땅의 많은 사역자분들과 가정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명예를 등지고 오롯이 하나님만 바라보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고 있다는 것을 주님은 아시겠지요. ‘코람데오’의 정신으로 소금처럼 살아가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저희 가족을 대표로 문안 인사를 드리며 함께 기도로써 동역 할 수 있길 바랍니다.

∽ 계좌번호 우리은행 1002-250-390201 김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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