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예배는 말이 너무 많습니다.

로마교회의 미사에 비해 개신교 예배는 말이 너무 많습니다. 이미 주보에 순서가 다 나와 있는데 그 순서를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쓸데없는 사족이 아닐까요? 이것은 마치 MSG로 뒤범벅된 요리를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설교만 하더라도 말 투성이인데 말입니다.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예배, 그래서 마음 깊이 울림을 주는 예배가 좋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교회에서 음향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귀가 너무 따갑고, 웅웅거려 알아듣기도 힘들 지경입니다. 현대인들은 침묵을 견디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침묵과 여백이 아예 없는 예배는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예배 집례자의 말이 너무 많다고 했지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교회에 주보가 있고, 그 주보에 예배순서가 나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일이 예배순서를 알려 주니까요. 심지어 프로젝트로 화면을 쏘아서 예배순서를 일일이 다 소개함에도 불구하고 그 순서를 재차 말합니다. ‘찬송 몇 장 하겠습니다를 포함하여 그 찬송의 배경을 말하는 경우도 있고, 열심히 찬양하자는 사족을 달기도 합니다. 누가 기도하는지 다 알고 있는데 ‘000 장로님이 우리를 대표하여 기도하겠습니다라는 말이며, 모두가 마음을 모아서 기도하자고 격려하기도 합니다.


로마교회에서는 사제가 아닌 신자 중에서 미사 해설자를 따로 세웁니다. 로마교회의 미사는 보는 예배이기에, 더 나아가 미사시에 신자가 이런 저런 행동을 해야 하기에 해설자가 필요합니다. ‘로마미사경본총지침에 따르면 해설자는 필요에 따라 짧게 해설과 권고를 하여 신자들이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 주며, 거행의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로마교회에서는 제단만이 아니라 독서를 위한 독서대, 그리고 미사 해설자를 위한 해설대를 따로 설치합니다. 로마교회에서는 분업(?)이 잘 이루어져 있는 셈입니다.


로마교회의 미사는 복잡해서 따라가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 개신교회는 예배를 단순화시켜서 누구든지 예배를 통해 유익을 얻도록 했습니다. 우리 개신교회에서는 예배 해설자가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예배가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쉽게 예배순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배순서에 대한 해설을 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평상시에 예배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니면, 예배순서가 일목요연하지 않고 중구난방이며, 예배의 일관된 흐름, 즉 기승전결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신교회의 예배는 예배 집례자인 목사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인도합니다. 목사는 자신의 말빨(?)로 예배를 인도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집례자는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예배가 물 흐르듯이 흘러가도록 해야 합니다. 지적하셨듯이 조금도 쉴 틈이 없도록 말로 다 채울 것이 아니라 여백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교에도 여백이 필요하고, 설교 후에도 5초정도의 침묵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침묵이 더 많은 말을 할 때가 있으니까요.

개신교인들은 귀가 좋아야 합니다. 개신교회의 예배는 보는 것보다는 듣는 것으로 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이 너무 많으면 귀가 피곤해집니다. 지적하셨듯이 예배당의 마이크 시스템이 너무 시끄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찬송을 할 때도 여러 가지 악기를 동원하는 등 데시벨을 너무 높입니다. 귀가 멍멍합니다. 방송에서도 이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방송, 천주교방송, 불교방송의 데시벨이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 예배가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키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말입니다.

작금에 개신교회의 예배는 떠들썩함을 넘어 공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말만 가지고는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잔소리와 위협을 넘어 눈요기로 승부를 보려고 합니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면 왜 듣지 않느냐고 불평하지 말고 이제는 말씀이 보이도록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시각적인 요소를 허락하셨습니다. 성례가 그것입니다. 성찬식만 자주 행해도 우리는 말씀을 볼 수 있습니다. 성찬이 말씀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맛보게도 해 줍니다. 성찬식이 말 많은 예배에 균형을 잡아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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