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가 안수에 동참하면 안됩니까?

목사와 장로, 그리고 집사의 임직식을 장립식이라고 부르던데요. 장립이라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임직식이나 안수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모든 직분자 임직시 목사가 안수를 하는데요. 목사의 안수식에는 장로가 참여하면 안되는 것입니까? 안된다면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장로와 집사의 안수식에는 목사 외에 장로가 참여할 수 있습니까? 누가 안수하느냐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저는 누가 안수하느냐보다 왜 안수하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안수를 하면 그때부터 직분을 감당할 힘이 생기는 것입니까? 안수가 꼭 필요한 것입니까?


장립이라는 말을 장로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같은 자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장립(將立)이란 한자어를 보면 긴 장자가 아니라 장군 장자입니다. 그렇다면 장립이란 장군으로 세운다는 말일까요? 직분자는 하나님의 전쟁을 앞장서 수행하는 장군이라는 뜻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장립이라는 말은 안수식’ordination을 가리킵니다. 로마교회에서는 서품식이라고 부릅니다. 교회정치문답조례(J. A. 하지)에 보면 이 장립을 직분의 자리로 인도하여 치리 장로나 집사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장립은 임직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항존직, 즉 목사, 장로, 집사는 장립해야 합니다. 안수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게 장립입니다. 직분자를 처음 임직하는 예식을 장립식이라고 부릅니다. 장립식은 딱 한번만 있습니다. 그런데 임직식installation은 한 직분자가 여러 번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임직식은 개체교회에서 장로나 집사 같은 직분을 수행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예식입니다. 장립받은 직분자가 다른 교회로 옮길 때 그 교회에서 필요시 시무를 위해 임직받아야 합니다. 다시 장립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임직은 받아야 합니다.


장립식 때 반드시 있어야 할 순서가 안수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여러 경우에 안수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안수는 일반적으로 축복하는 행위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어린아이들을 품에 안으시고는 그들에게 안수하셨습니다(19:15). 오순절교회는 이 안수를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하곤 합니다. 병자를 고칠 때 안수가 무엇보다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수를 미신적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안수 자체가 무슨 신기한 효능이 있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안수는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그 직분으로 부르셨다는 것을 온 교회 앞에서 나타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립식의 꽃은 안수에 있습니다. 제네바의 종교개혁자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임직식 때 안수만을 행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안수가 그 직분자를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라고 해설합니다. 그리고 사역의 위엄을 이런 식의 표징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높이 드러내는 것이 유익하며, 뿐만 아니라 안수를 받는 사람에게도 이제는 자기가 자기의 것이 아니요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는 일에 매인 자가 되었음을 경고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16)라고 말합니다.


장로교 역사를 보면 장로의 회에서 안수받은 것(딤전 4:14)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장로가 안수할 수도 있다는 견해와 목사만이 안수할 수 있다는 견해로 나뉩니다. 개혁자 칼빈은 임직식 때 모든 교인들이 다 직분자들에게 안수한 것이 아니라 목사들만 그렇게 했다고 말합니다. 한국교회에서는 목사의 장립식 때 장로가 안수한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장로장립식때는 혹 장로를 참여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말입니다.


누가 안수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안수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개혁자 칼빈의 지적처럼 안수는 이제부터 매인 자가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멍에를 매는 것입니다. 그 멍에는 그리스도의 멍에입니다. 직분자는 눈에 보이는 그 어떤 멍에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밭을 갈기 위해 멍에를 맵니다. 서양에서는 목사를 포함하여 이 멍에를 매려고 하는 이들이 없어서 교회 문을 닫는 실정입니다. 직분의 멍에가 너무나 무겁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짐과 멍에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가볍고, 쉽습니다(11:30). 구원을 전시하고 시위하는 것이기에 너무나 영광스러운 짐과 멍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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