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3월 사스가 창궐하던 어느 날, 명장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 하던 저희 집에 일본인 두 형제가 찾아왔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아내가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파송으로 독신으로 약 4년간 일본 나고야에서 캠퍼스 선교사로 사역하던 시절 제자였습니다. 일본에서 일부러 저희를 만나기 위해 와준 것이 반갑고 감사했지만 한편으로 놀랍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간단한 일본어회화 밖에 할 줄 몰랐던 저는 아내의 도움으로 그 분들이 찾아온 본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 아내가 본국으로 돌아가 결혼한 분이 목회자라는 소식을 듣고, 혹시라도 일본으로 오셔서 성경적인 교회를 세워 자신들을 목양을 해 주실 수는 없으시겠냐는 눈물어린 간절한 요청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확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선교사로서의 준비와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였고 현실적으로 갓난 아이 둘을 데리고 타국에 가서 선교를 한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일단 기도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 형제들에게 일본으로 돌아가 함께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매일 새벽마다 이 제목을 붙들고 기도하였습니다. 5개월이 지난 어느 날 새벽에 현실에만 사로잡혀 있던 저를 주님이 말씀으로 깨우쳐 주셨습니다. 일본인 두 형제의 간청이 마치 바울에게 밤에 나타나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행전16:9)”청했던 마게도냐 사람의 음성처럼 듣게 하셨습니다. 무리를 보시고 목자 없는 양 같음으로 인하여 고생하는 그들을 보시고 불쌍히 여기시며 안타까워하셨던 예수님의 마음(9:36, 6:34)이 바로 그들과 일본을 향한 마음이심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이제는 도저히 주님의 권면을 외면할 수 없어 일본으로 나가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결심을 말하였습니다.

손주인 제가 일본으로 선교를 간다는 소식을 들은 할머니께서는 당신이 일제시대에 고초를 겪으셨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저의 할머님은 경남사천 서포면 다평리라는 아주 작은 시골에서 주남선 목사님으로부터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마을에서 세례를 받으신 분이십니다. 뜨거운 열심으로 동네에 교회가 세워지기까지 쉬지 않고 전도하셨습니다. 그러다 일제치하에서 열심히 전도하는 할머니는 독립 운동한다는 오해를 받고 사천경찰서에 끌려가 일본 순사들에게 어려움을 겪으셨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시면서 “8남매 자식들, 그 손자 중 첫 목회자 손주가 너인데꼭 일본으로안가면 안되느냐며 저를 간곡히 만류하셨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할머니는 일본인에게 고통을 받은 집안에서 손자가 일본 선교사로 주님 부름 받아 나간다 하니 일본 땅에서 주께서 지켜주시고 부디 도와주소서라며 저의 두 손 붙들고 축복기도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지금도 할머니의 그 눈물의 기도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200310, 일본에 와서 일본인대상으로 크리스챤프레이즈교회를 개척해, 올해로 설립16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동안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어린아이들 포함해서 매주일 약50명 이상이 출석하는 교회로 자라게 해 주셨고, 한 사람 한 사람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되어가고, 영혼구원을 위해 함께 헌신하는 교회로 서게 해주셨습니다. 올 연말에도 성탄절 예배때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받기 위해 구도자 6명이 함께 성경말씀을 배우고 준비하고 있으니 이것이 성령의 능력이요, 역사하심이 아니겠는지요? 그동안 저희 가정에는 3명의 자녀를 더 선물로 받아 일명 독수리 5남매(1/4)가 되었습니다. 늘 다섯 아이들로 늘 정신없이 북적대며 씩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선교사역이 비록 시간은 걸리고, 힘은 들지만, 오직 겸손과 눈물과 기도와 인내와 헌신으로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피뭍은 복음만을 의지하고 나아가는 하나님의 선교에는 반드시 하나님이 지원이 따르고, 하나님 나라는 반드시 확장되어 나갈 줄 믿습니다. 모두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이 위대한 하나님의 일을 위해, 우리 모두를 초청하고 부르시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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