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의 마음을 통한 남북의 하나됨”

한국교회가 답답하고 꽉 막힌 남북관계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한국교회가 정치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남북의 정치적 관계에 숨통을 터줄 수는 없을까? 한국교회가 정부의 보다 지혜로운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교회는 교회의 목적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분단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통일한국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통일은 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다해 이뤄야 할 과업이며, 성경적 자세를 확립해 정부의 한계적 역할을 보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한국교회의 각성과 인식의 전환, 그리고 시대와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구할 수 있는 크리스천의 실천적 소명의식이 강조되고 있다.


통일로 가는 길에서 한국교회가 당착한 문제는 이원론 또는 통일에 대한 무관심이다.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분명한 역할이 있다. 그러나 교회가 이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확신의 부재는 통일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남북 분단이 극도의 죄악의 온상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한반도의 반쪽이 김일성 우상숭배, 삼대세습의 독재와 가난, 억압과 착취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이웃사랑을 전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교회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


주도홍 교수(백석대)남북분단 하에서 교회의 역할은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성경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 정부가 어떤 성격을 지녔는가는 그렇게 관심을 쓸 부분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교회의 파트너십이란 오직 교회의 길에 서서 유지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면서, “소위 말하는 친정부이니 반정부이니 하는 양극단 내지는 진영논리가 갖는 편파적 자세를 교회가 갖는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교회가 어정쩡한 중간자의 자세를 갖는 것도 아니다. 분명하게 교회의 길에 서서, 복음의 원리에 서서 정부와는 독립적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고,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신뢰와 겸손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교회의 길은 국가의 길과는 다르다. 본질적으로 교회는 섬김의 길이며, 국가는 권력의 길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회와 국가는 속성적으로 하나 될 수 없고 함께 길동무가 되가가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의 길은 거대한 반향을 일으킬 것이고, 분단의 한반도의 역사를 바꿔놓을 힘을 갖고 있다.


교회의 길과 국가의 속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국가의 파트너가 돼야 하는 이유는 고난당하는 세상을 향한 사랑 때문이다. 고난을 당하는 사람이 누구든지 교회는 세상을 향해 가져야 할 마음은 긍휼이다.


긍휼의 마음은 미움과 분열의 분단을 극복하고 하나 되는 통일을 이루는데 가장 이상적인 정신이다. 이러한 긍휼의 마음을 통해 남과 북을 가로막고 있는 녹슨 휴전선을 걷어내고, 마지막 남은 복음의 불모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주 교수는 남북통일은 세계사적으로 21세기 최대의 사건일 것이다. 한국교회는 통일 그 이후 사람의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국가는 정치적, 경제적 영역에서 준비하고, 교회는 영적이며, 정신적인 일에 전문적인 준비가 행해져야 할 것이다면서, “한국교회는 새 시대를 위한 새 부대를 준비해야 한다. 헌옷에 새 천을 댈 수 없고, 헌 부대에 새 포도주를 넣을 수 없다. 새 시대, 새 땅에 맞는 교회이길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갱신운동이 더욱 농도 깊게 전개돼야 한다. 사람의 통일에 있어서 한국교회가 보다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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