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북한을 꼭 도와야하는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은 국가 재정의 큰 부분을 핵 개발과 군사무장에 쏟아 넣고 있다. 그것이 동북아시아 지역과 미국에 군사안보적 위협이 되고 있지만, 그 영향을 가장 직접적이고도 크게 받는 국가는 남한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북한은 식량, 보건의료, 재난대응의 국가적인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것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런 북한의 어려움에 가장 큰 주목을 하는 나라 역시, 남한이다. 이것은 하나의 커다란 딜레마이다.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북한이라는 존재가 어려움 속에 있다고 그들을 도와야 하는가? 돕는 다면 왜 도와야만 하는가? 도와달라고 정중히 요청하는 법도 없고,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도 않는 존재를 대상으로 돕는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이고 옳은 것인가? 그것은 국가의 안보전략적 측면에서 맞는 일인가? 북한에 대한 지원은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에 큰 논쟁거리로 존재하여왔고, 지금도 혼란스러운 주제이다. 이 글에서는 남한이 북한을 왜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 보고, 돕는 다면 어떤 태도로 도와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북한을 돕는 궁극적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최근 통일부에서 북한과 물물교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북한의 태도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언제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란 물음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릴 수 없다. 다만 지금은 공생 발전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와 민주주의의 표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방향설정이 필요한 때이다.

전 한반도평화연구원(KPI) 원장이었던 전우택 교수(연세대)826KPI ISSUE BRIEF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 그 딜레마에 대한 성찰 : 이유, 태도 그리고 목표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대북지원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전 교수는 왜 북한을 식량, 보건의료, 재난대응 등에서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남한 스스로의 이유가 불명확할 때, 우리는 대북지원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도 어렵고, 설사 지원을 시작한다 할지라도 중간에 어려움이 발생할 때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북한을 도와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에서 고통 받고 있는 2000만 명이 넘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진 소중한 존재들이기 때문 남한과 북한은 서로 도와야만 역사의 깊은 도랑에서 함께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 북한과 남한 사람들의 내면세계 황폐함을 치유하여야 하기 때문 등 대북지원의 당위성을 제시했다.

특히 전 교수는 이러한 당위성과 함께 우리는 어떤 태도로 북한을 도와야 하는가?”란 질문에 답했다. 그는 우리의 파트너가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원칙에 충실하면서 여건을 기다리는, 지혜로운 유연성을 가지고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반도에 평화를 만드는 것과 북한 주민들이 한반도 공동체를 이루기를 스스로 원하도록 하는 것, 남한이 더 사람 살만한 좋은 사회가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임을 역설했다.

전 교수는 한반도에 평화와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한 꿈일까? 제도적으로 그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국제안보적 상황이나, 북한의 여러 여건, 그리고 남한의 복잡한 사정상,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불가능해 보이는 꿈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평화와 공동체의 추구는 한반도에서만 필요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면서, “그것은 전 세계의 수많은 지역에서 너무도 절실히 필요로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가장 좋지 않은 조건을 가진 한반도에서 만일 그 꿈을 이룰 수만 있다면,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고, 이것은 다 이룰 수 있게 된다. 너무도 강렬하고 살아있는 사례, 모범, 해결책의 지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20세기부터 분단으로 말미암아 큰 고통을 겪어 왔었던 우리 민족이 전 세계를 향하여 평화와 용서, 화해와 상생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인류 정신사의 거대한 도약을 이룰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런 도전 앞에 서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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