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통일포럼서 그루터기프로젝트 발표

그루터기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걸고 북한 기독교인의 행적을 찾고자 2003년에 시작한 연구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공산정권이 들어선 이후 그 많던 북한의 종교인과 기독교인은 어떻게 됐을까? 그들의 남은 가족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으며 신앙은 과연 유지하고 있을까? 이러한 물음과 궁금증이 그루터기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였다

‘20206월 기독교통일포럼 정기모임613일 남산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모임에서는 김병로 교수(서울대)그루터기 : 북한종교인 가족의 삶과 신앙의 궤적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북한 그루터기 신앙인을 남아있는 자’, ‘남아있는 씨앗이라고 정의하며, “그들과 함께 복음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들이 남겨 준 믿음의 유산이 오늘날 한국교회를 새롭게 자각시키며, 진정한 개혁을 일으키는 불씨가 돼 통일한국을 위해 한국교회가 붙잡아야 할 본질이 무엇이고 추구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지를 역설했다.

김 교수는 평양대부흥운동의 유산을 물려받은 조국교회가 그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그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돌아보지 못했다는 빚진 자의 심정으로 항상 미안하고 여유만 된다면 남은 그루터기를 찾아봐야 하겠다는 책무감이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했다면서, “북한에 남은 그루터기가 혹시 한국교회를 깨우는 도구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갖는다. 눈부신 성장과 부흥을 구가한 한국교회가 풍요로움과 물질주의에 매몰돼 생명력을 잃고 있는 이때, 혹독한 시련과 고난을 통과한 북녘의 남은 자들이 한국교회를 각성하게 하는 광야의 외침이 되지 않을까 하는 한 가닥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를 생각하면 한국교회는 북한 그루터기 신앙인 가족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통일과 북한선교를 시대적 사명으로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으나 이 크고 중차대한 사명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되는 상황이다. 선교는 교회를 세우는 일이며,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사람들, 즉 믿음의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그루터기프로젝트를 통해 해방 이후 남북분단으로 북녘 땅에 남은 30만명의 그리스도인 가족들이 공산주의 압제와 핍박 속에 어떻게 소멸됐고 생존해 왔는가를 추적했다. 북녘에 있던 30만 성도들이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 남은 가족들은 그 후 어떻게 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단지 월남자들의 증언을 통해 해방 직후 북한교회 상황과 북녘 성도들의 실상을 개략적으로 듣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김 교수는 감추어졌던 북한의 그루터기 성도들의 삶과 그들의 신앙을 전수를 이어가기 위해 몸부림 쳤던 행적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한국전쟁 이후 북한교회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과거 북한의 신앙인 가족의 삶을 추적해 지난 75년 동안 어떻게 믿음의 가정을 이어왔는지를 추적했다. 이를 통해 그루터기 신앙공동체가 어떻게 생존했고, 공인교회와 지하교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살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식량난으로 탈북,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북녘의 그루터기 신앙인 가족 10가정을 심층 면접해 그들의 삶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김 교수는 엄청난 두려움과 압박 속에서 추방과 처형의 감옥 속에서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지켜온 뜨거운 열정의 믿음이 바로 우리 곁에 와 있다. 안일하게, 감각 없이, 기쁨 없이, 감사 없이, 형식적인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감격의 예배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는 회개와 함께 뜨거운 열정을 회복하고 그루터기 신자들의 신앙을 본받아 죽으면 죽으리라의 신앙을 갖고 한 발 한 발 걸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북녘의 30만 성도들이 무참하게 처형되고 투옥되고 추방되는 형언할 수 없는 아픔과 고난을 겪는 동안 한국교회는 눈부시게 성장하고 부흥을 구가했다면서, “그러나 가장 가까이에서 교회가 산산이 부서지는 동안 그들의 처절한 고통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75년이 되도록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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