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사학연구소, 2017 한국교회 심층연구세미나

목회사학연구소(소장 조성돈 교수)는 지난 111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2017 한국교회 심층연구세미나를 열고 한국교회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목회사학연구소가 서울과 수도권의 교인 수 300~1000명 규모의 25개 교회의 목회자와 성도를 심층 면접한 결과, 한국교회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전반적 위기는 작은 교회로 제한된 것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위기는 작은 교회를 넘어 중형교회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머지않아 한국교회 생태계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데 우려가 깊다.

한국교회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

중형교회 1세대 목회자들이 은퇴하고 세대교체를 하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갈등이 심각하다. 은퇴한 목사의 원로목사 대우 문제와 관련한 지침이 없어 분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은퇴비용을 과하게 요구해 평생 존경받던 목회자의 평판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신임 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고 기성세대의 취향만 고려해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한국교회는 7~80년대 인구가 서울로 몰려들 때 성장했고, 80년대 안정되면서 1세대가 은퇴했고, 90년대부터 2세대로 바뀌면서 지역사회가 무너지고 2000년대에 들어서며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교회의 위기현상을 진단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30대 기독교인은 1995333만 명까지 늘었다가 2005276만 명, 2015241만 명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4070대는 1995239만 명에서 2005328만 명, 2015482만 명 등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중형교회가 새신자가 유입되지 않고 기존 교인들만 남다보니 교회 내 의사결정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고. 설상가상 재정 파탄은 교회를 더욱 힘들게 한다.

조 교수는 “1990년대까지 중흥기를 맞아 예배당을 확장하거나 기도원 등을 지었지만, 교인이 줄면서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이에 더해 은퇴 노년층이 늘고 젊은 세대가 감소하면서 중형교회의 재정난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60대 이상 교인들 사이에 부임한 40대 목회자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젊은 세대는 충성도가 약하다. 한국교회 허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제도화의 딜레마 극복해야

이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는 제도화의 관점에서 중형교회 문제를 분석했다. 교회의 제도화란 교회의 필요에 따라 점차 조직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제도화는 교회가 존재를 지속하고 여러 활동을 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지만, 제도화 자체가 갖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정 교수는 교회의 제도화의 가장 큰 문제로 확장의 딜레마라고 밝혔다. “조직의 규모가 커질 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귀속감 저하현상이라며, “구성원 사이 교섭이 어려워지고, 다양성이 증가되면서 정책결정에 대한 공통이해에 도달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책결정과 수행 과정에서 목회자의 리더십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 그렇다고 권위주의로 목회를 할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영 교수는 중형교회가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교회가 관료제와 같은 피라미드식의 상명하달의 조직보다는 책임을 분단하는 위원회 조직으로 전환, 수평적인 의사소통의 리더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인들의 참여와 협력의 과정을 중시하고 이를 통해 교회의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지역으로 돌아가자

세미나에서는 한국교회 건강한 회복을 위해 합리적 교회운영과 지역사회와의 협력문제도 제시됐다. 바로 자원봉사센터 운영하고 예배가 없는 주중엔 교회 공간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등교동(敎洞)협의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이러한 지역의 교회들이 자치센터와 협조해 지역사회를 섬기며 지역 내 어려운 이들을 교회들이 돕는 방식이다.

또한 조성돈 교수는 세대교체 문제에 있어 부목사와 일반 교인 리더십을 성장시켜 교회 리더십 구조의 고착화 방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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