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남성경연구원 포럼, ‘코로나바이러스19 전염병 성경 신학적 고찰’

“전염병, 기독교인의 믿음 회복하게 하는 하나님의 섭리”


▲ 한국동남성경연구원 포럼 및 토론 참석자들. 2020.06.02. (사진 동 연구원 제공) cookie0228@hanmail.net
▲ 한국동남성경연구원 포럼 및 토론 참석자들. 2020.06.02. (사진 동 연구원 제공) cookie0228@hanmail.net


한국동남성경연구원(원장 문장환 목사)은 6월 2일 부산 제일영도교회당에서 ‘코로나바이러스19 전염병에 대한 성경 신학적 고찰’이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서는 문장환 목사(진주삼일교회)의 사회로 일곱 명의 성경신학자들이 발표와 토론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4명 강사의 발표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작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 우한 폐렴)는 온 세계를 휩쓸어서 5월 31일 기준으로 185개국에 약 600만 명이 감염됐고, 약 37만 명이 사망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에서부터 개개인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주었고 또 주고 있고, 앞으로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 여러 분야에서 코로나19의 원인, 영향, 예측 등의 연구와 발표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교회 내 감염이나 공예배 중단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에 교회적 대응에 관한 발표들이 이어왔고, 이 전염병의 재난에 대한 전반적인 신학적, 목회적, 교육적 고찰 연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 연구원은 성경에 나오는 전염병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목회 방향을 제시했다.


신득일 교수(고신대) ‘구약의 전염병’


신득일 교수는 “전염병에 대한 옛 언약의 율법과 약속이 새 언약 시대의 성도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피는 게 현 상황에서 중요하다.”라며 “구약의 전염병이 기근과 전쟁과 함께 재앙의 삼총사(tripartite)로 나타난다.”라고 제기하면서 애굽에 내려진 10가지 재앙 등 구약에 나오는 전염병의 종류를 설명했다.


전염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신 교수에 따르면 첫째, 백성의 죄에 대한 심판이다. 인간의 죽음과 모든 고통이 죄로부터 시작됐지만, 특히 전염병은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의도적인 심판으로 나타난다. 둘째, 대적에 대한 심판이다. 시편 기자는 애굽의 전염병을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한 심판으로 묘사하고, 시돈의 멸망에 대한 예언에서 하나님의 심판 도구는 전염병이다. 셋째는 성격이 불분명한 재앙이다.


구약에 나타난 전염병은 경고의 성격을 갖는다. 모세와 아론이 바로 앞에서 히브리인들을 보낼 것을 요구하며 그들의 임무를 다하지 못해서 여호와께서 우리를 전염병과 칼로 칠까 두려워한다고 했다. 또 징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염병은 자기 백성을 멸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거룩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징계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고라 자손의 반란으로 나타난 심판 이후에 죽은 자들로 인한 백성의 반란과 다윗이 인구조사로 인해 그의 나라가 사흘 동안 전염병의 고통을 당하는 데서도 나타나고 있다.


어떻게 그 전염병에서 회복될까?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죄로 인한 심판의 재앙은 속죄의 주님을 통해서 회복된다. 구약의 전염병은 주로 하나님의 심판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옛 언약 시대에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다루시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대적에 대한 심판으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도 한다. 물론 전염병이 인간의 실수나 자연 발생으로 보이는 것이라도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로 봐야 한다. 구약의 전염병 사례는 새 언약 시대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아무런 영적인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상황에서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하며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묻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화구 목사(제일영도교회) ‘오경에서 본 전염병’


강화구 목사에 따르면 성경에는 다양한 형태의 질병이 언급되는데 전염병은 전쟁, 기근과 함께 성경이 언급하는 3대 재앙 중의 하나로 간주한다. 모세 오경에서도 전염병 혹은 염병이라는 단어가 14회 정도 나타나고, 그 외에도 돌림병으로 언급된 것이 두 번 더 나타난다. 대부분 사례는 고라, 다단, 그리고 아비람의 반역 사건과 이방인 선지자 발람으로 인해 촉발된 브올에서 음행 사건에 대한 심판에 나타난다.


이와 함께 오경에서 전염병이라고 언급하지 않지만, 전염병으로 분류할 수 있는 사건들도 등장하는데 아브람의 아내를 취한 애굽의 바로와 그 집안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도 전염병의 일종일 가능성이 있고, 하나님이 애굽에 내리신 재앙들에 전염병이 포함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오경에서 전염병은 먼저 하나님의 언약적 심판이다. 강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과 언약을 맺으시고, 그 언약에 불순종했을 때 그 백성에게 징계하신다. 언약적 불순종에 따르는 여러 심판 중에 질병이 있는데 그 목록에서 전염병은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둘째는 하나님의 주권을 이방 나라에 알려주는 도구이다. 하나님이 애굽에 내리신 여러 재앙 중에 전염병이 포함된 것의 목적은 분명하다는 것. 하나님을 모른다고 선언했던 바로 왕에게 이런 질병들과 이적들을 통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온 세상을 주관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시기 위함이다. 셋째는 광범위한 타락의 결과인 생태학적 위기이다.


강 목사는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생각해보면, 이 감염병은 특정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것도 아니고, 특정한 이방인들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 심판의 경우도 아니다. 이 사건이 특정한 누군가를 향한 하나님의 심판 행위로 해석할 여지는 크지 않다. 그러함에도 이 사건 자체는 광범위한 타락과 연결된다.”라며 “ 이번 코로나19는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신 창조 세계를 어떻게 잘 보존하고 그 경계를 지켜가야 할지에 대한 숙고를 요청한다. 비록 고난의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고난에 대처하는 우리의 성숙한 자세가 더 절실하게 요청된다.”라고 제기했다.


최만수 교수(동남성경연구원) ‘선지서에서 본 전염병’


최만수 교수는 선지서에서 본 전염병은 공동체에 임한 심판과 재앙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선지서에 나타난 전염병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들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병이 죽음에 이르는 두려움과 그 병의 확산 범위가 전체 공동체까지 미침을 분명히 볼 수 있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이 전염병이 하나님의 심판 수단임을 알려준다. 예레미야 14장 12절에 나타나는 전염병은 칼로 상징되는 전쟁과 먹을 것을 찾을 수 없는 기근을 동반한 하나님의 심판임을 알 수 있다.


최 교수는 “전쟁이 휩쓸고 지난 자리에는 오직 죽음을 피한 소수의 사람만이 남는다. 그리고 그 남은 자들은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없는 극심한 기근으로 죽어간다.”라며 “마지막으로 그 죽음의 공간에서 살아남은 자는 전염병으로 끝이 난다. 전염병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상할 수 없는 무서운 죽음의 심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왜 재앙으로써 전염병이 주어지는 걸까?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하나님은 북 왕국 이스라엘과 남 왕국 유다 백성들에게 불같은 진노의 표현으로 전쟁과 기근과 전염병을 보내신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심판과 재앙은 결코 피할 수 없고, 전염병은 공동체 전체를 멸망으로 이르게 한다.”라고 답변하고 있다.


공동체에 임한 심판과 재앙의 결말은 무엇일까? 그에 따르면 새로운 땅, 회복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 이들을 반대하고 대항하는 자들은 오히려 하나님 심판의 재앙에 망하게 될 것이다. 새롭게 회복된 공동체는 전염병으로 인한 탄식과 죽음의 소리를 멈추고 진정한 왕이신 하나님을 높이며 찬양하는 소리로 가득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분명히 두렵고 무서운 재앙 같은 전염병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다시 하나님을 만나고 그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게 하는 하나님의 섭리이다.”라며 “그러므로 절망에 이르는 병들이 일어날 때, 우리는 스스로 겸비하여 기도하고, 온전히 하나님을 기뻐하고 감사함으로 하나님 앞에 더욱 나아가야 한다.”라고 제기하고 있다.


송영목 교수(고신대) ‘복음서와 요한계시록에서 본 전염병과 코로나19’


송 교수에 따르면 신약성경에 전염병(로이모스)은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만 총 2회 등장한다. 첫째 용례는 감람산 강화에서 예루살렘의 파멸을 알리는 징조로서 전염병이다(눅 21:11). 둘째 용례는 사도 바울이 전염병이라 불린 경우인데(행 24:5), 그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많은 재난과 같은 상처(플레게)도 입었다. 신약에서 재앙(플레게)은 구타 재난 혹은 불행이라는 다양한 뜻을 가진다. 신약성경에 명사 재앙은 총 22회 등장하는데, 요한계시록에 무려 16회나 나타나고 있다.


송 교수는 “전염병과 재앙은 종종 하나님의 심판으로서 극심한 고통을 동반한다. 물론 사도 바울이 전도하다가 당한 재앙처럼, 하나님의 심판과 무관한 것도 있다.”라며 “따라서 복음서와 계시록은 전염병과 같은 질병과 재앙 전체를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간단히 동일시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복음서와 계시록에 비추어 코로나19를 살펴본다면, AD 1세기 예수님과 사도 시대의 전염병과 재앙은 오늘날의 전염병과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먼저, 전염병은 예수님의 재림 징조가 아니다. 둘째, 많은 경우에 전염병과 재앙은 하나님께서 범죄 한 언약 백성과 교회의 박해자들을 심판하시는 수단이다. 이런 재앙과 심판을 초래한 원인이 범죄다. 누가복음 21장 12절에서는 유대인들의 배교, 계시록에서는 불신 유대인과 로마제국이 교회를 박해한 죄가 원인이다. 셋째, 심판과 재앙은 회개와 회복을 목적으로 삼는다. 하나님의 통치 방식이 회복적 정의이기 때문이다. 넷째, 재앙은 성도에게 최후 심판과 재림을 준비하도록 한다. 예루살렘 돌 성전 파괴는 재림 때 있을 최후 심판의 예고편과 같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의 내러티브 전개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악인들을 심판하시는 시리즈(6, 8~9, 16장)는 주님의 재림 이후에 있을 지옥 불 심판(20장)의 그림자와 같다.


송 교수는 “재난 시절에 교회의 역할은 이웃과의 공감과 연대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교회는 재난 때에 탐욕과 같은 죄를 회개함으로써 영적 유익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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