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공공신학의 길라잡이

최근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공익에는 관심이 없고 신자들의 사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가 전통적으로 개인주의적이고 내세주의적인 복음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교회일수록 이러한 경향을 더 뚜렷하게 드러내며 주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여러 신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기독교 신앙이 전통적으로 개인주의적이고 내세주의적인 것만은 아니며, 올바른 신앙은 필연적으로 공공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음을 밝혀내고 있다. 신앙의 공공성은 있으면 좋은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드러나야만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공공신학은 한국의 모든 교회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 전통적인 교회들은 진보신학적인 사회참여론에는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송영목 교수(고신대)하나님 나라 복음과 교회의 공공성’(송영목 지음/ SFC출판부/ 12,000)이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전통적인 교회들을 위해 가장 전통적인 장로교회의 배경에서 기획된 성경적 공공신학 안내서이다. 특히 공공신학을 쉽게 잘 정리해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한국적 상황에 적용해 한국교회가 가야 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공공신학은 개인의 실존이나 신앙의 초월성을 강조하다가 발생하는 세상에서 도피하는 경건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며, 나아가 기독교의 구원이 본래부터 영적이자 공공적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일깨워서 천국, 정의, 평화를 소망하게 만들어 세상을 변혁하려 한다고 정의한다. 더불어 루터교 역사학자인 마티(M. E. Marty)를 통해 공공신학이 초월적 지시(예를 들어 이데올로기나 종교)의 빛 아래에서 인간의 삶을 해석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공동체 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교회가 천국 윤리를 확립하려면, 개인의 결단과 도덕적인 변화를 넘어선 공동체 윤리의 정착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교회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구현하려면, 신앙공동체는 구성원 개개인이 관점을 공유하고 연대감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야 함을 잊지 않았다. 특히 목사가 천국 윤리를 설교할 때는 성도의 윤리적 수준과 사회적 분위기를 파악하고, 개인적-공동체적으로 윤리를 실천할 수 있도록 구원의 은혜를 강조하고, 마지막으로 천국 윤리를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목회적 돌봄이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 교수는 복음이 공공성을 가지는 또 다른 이유는 천국 복음을 증언하신 예수님께서 만유의 창조주와 통치자이시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이 복음 진리로 제대로 무장했다면, 그는 구원을 이루는 회복적 정의를 이 세상에서 구현하는 데 힘써야 한다면서, “욥의 친구들은 인과응보라는 징벌적 정의를 내세웠지만, 욥은 기도를 통해 회복적 정의를 실천했다. 이런 회복적 정의의 온전한 성취는 죄인의 회복을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중보 기도를 드린 예수님께로부터 볼 수 있다. 구약의 남유다의 패망은 하나님의 심판이지만, 그것은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불가역적인 최종 거절을 가리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통치의 기초는 의와 공의와 인자와 진실, 즉 회복적 정의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저자 송영목 교수는?

고신대학교 신학과(B.A.)와 고신대 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남아공 포쳅스트룸대학교에서 누가복음을 연구했으며(Th.M.), 요하네스버그대학교에서 요한계시록을 공부했다(Ph.D.). 현재 고신대학교 신학과에서 신약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저술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신약과 구약의 대화(2010), 요한계시록과 구약의 대화(2014), 간본문적 신약 읽기(2017), 다차원적 신약 읽기(2018, 이상 CLC), 문법적, 역사적,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신약주석(2011, 쿰란출판사), 요한계시록(2013, SFC), 예수님과 구약의 대화(2020, 더워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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