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시작된 변화

금년 12월 둘째 주일, 12월 13일은 성서주일이다.

성서주일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것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더 가까이하고 말씀과 함께 살기로 다짐하는 날이다. 둘째 스스로의 힘으로 성경을 구할 수 없는 지구촌 이웃들에게 성경을 보낼 수 있도록 기도와 헌금으로 참여하는 주일이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전해진 복음(권서 사역)

한국 땅에 한글 성경이 널리 보급되기까지 성경을 이고 지며 말씀을 전했던 ‘권서’들이 있었다. 이들은 유교사상이 만연하고 우상이 가득했던 이 땅의 방방곡곡을 찾아가 성경을 전하고 사람들을 전도했다. 가난한 백성들에게 성경을 권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권서를 통해 복음에 대해 알게 되면 가장 간절하게 성경을 얻고자 한 사람들도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성경을 읽은 사람들은 말씀 안에서 그 삶이 변화됐다. 동네 주막은 예배당이 되고, 노름꾼은 집사가 되는 은혜가 이어졌다.


성경이 들어가는 곳에 놀라운 변화가 있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어려움으로 스스로 성경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보급되는 성경을 통해 130년 전 우리와 같이 사람들의 삶이 변화되는 은혜가 이어지고 있다.


1994년 르완다에서 일어난 투치족과 후투족 사이의 대학살은 국민들에게 큰 아픔으로 남았다. 이후 가해자들은 감옥에 수감됐지만 생존자들은 여전히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빛의 모임’은 성경을 통해 가해자와 생존자 사이의 연합과 화해를 이루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 성경 공부에 참여한 한 수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생존자들과 자신이 변화됐다고 고백한다. 성경을 통해 말씀을 배운 사람들은 이제 복음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빛나는 성경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됐고, 심리적으로도 낙담된 마음이 퍼졌다. 하지만 확산되는 ‘코로나19’ 속에서 말씀의 위로와 소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성경 요청이 많아지고 있다. 각국에서는 그 수요를 다 채울 수 없어 세계성서공회연합회를 중심으로 연대해 성경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곳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이다. 이동 제한과 폐쇄 조치로 현장 예배의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 예배를 위한 미디어와 기반이 충분히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에도 한 권의 성경이 없어 말씀을 접하기 어렵다. ‘코로나19’로 각종 선교활동이 위축되는 지금, 성경의 보급은 그 자체로 가장 큰 복음 선교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첫 성서주일

한국에서 성서주일은 1899년 5월 7일에 ‘성서공회 주일’(Bible Society Sunday)로 처음 지켜졌다. 이는 한국교회가 발전하면서 복음을 받은 감사와 감격을 표하고 성경 보급에 대한 성도들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시작됐다. 성서주일을 지키는 교회가 늘어나며 한국교회 성도들은 성경 반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헌금을 통해 성경을 전하는 사역에 일조했다.


이후 성서공회 주일은 1900년부터 ‘성서주일’(Bible Sunday)로도 불렸고 한국교회의 중요한 행사로 정착됐으며, 1948년부터는 세계성서주일에 맞춰 12월 둘째 주일로 지켜오고 있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여유롭지 못한 환경에서도 성경보급과 복음전파를 그리스도인의 본질이자 사명으로 여기며 성서주일을 힘써 지켰다.


12월 둘째 주일은 성서주일이다.

성서주일이 시작된 이래 성서주일은 전국적으로 지켜지며 한국교회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일본제국주의의 억압 속에서도 복음을 전할 힘이 됐으며, 만주로 이주했던 한국인 피난민들에게 무료로 성경을 반포할 동력이 되기도 했다.


지구촌 곳곳에는 아직도 스스로 성경을 구할 수 없는 이웃들이 많이 있다. 급작스럽게 확산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성경을 통해 일어날 또 다른 변화를 기대하며, 성경을 보급하는 이 사역을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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