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경영…기업 가치창출 활동에 성경적 원리 ‘JsuT ABC’ 적용

기독경영연구원(기경원․원장 배종석,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은 지난 8월 18~20일 파주 홍원연수원에서 ‘기독경영 3.0’이란 주제로 제5회 기독경영캠프를 개최했다. 이에 이 캠프에서 발표된 특강을 중심으로 기독경영에 대해서 살펴봤다.

‘기독경영 JsuT ABC’(예영, 배종석․박철․황호찬․한정화 공저) 책에 따르면 세상에 죄가 들어온 이후에 인간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기업 활동에서 치명적으로 왜곡돼 나타나고 있다. 인간의 타락은 개인 및 조직에 동일하게 영향을 끼쳐 기업 활동을 왜곡시켰으며, 이런 타락의 영향은 기업의 본질적인 의미를 손상시켜 하나님과 사람과 자연을 향한 기업의 목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됐다. 인간의 타락으로 기업은 인간의 목적 추구에만 전념하게 됐다. 기업이 단순히 이익 창출의 장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

그럼 그리스도인은 기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기경원 배종석 원장은 “기업이란 하나님의 주권 하에 사람들이 역량과 자원을 청지기적으로 활용해 가치 창출을 통해 하나님과 사람을 섬기는 사회적 공동체이다”라고 정의한다. 배 원장에 따르면 기업의 진정한 CEO(최고경영자)는 하나님이다.

창조된 인간은 타락으로 변질되고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 왜곡된 모습을 지니게 됐다. 그것이 조직에도 나타나게 됐다. 기업의 회복은 창조 질서로의 회복이다. 이것은 개인과 조직이 모두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경영에 하나님이 뜻이 이뤄지고, 기업 세계가 하나님의 나라가 되고,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기업의 회복은 기독교인들이 실현해야 할 과제다.

독실한 기독교인이 하는 경영이면 기독경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배 원장은 “기독경영에 대한 오해”라고 주장한다. 개인의 태도와 행동이 기독경영에 지극히 중요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경영은 분명 조직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기독경영을 설명하면서 개인의 수준에서 이해하면 안 된다. 따라서 개인과 조직을 구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장과 직원들이 독실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기독경영을 담보해주지 않는다.

성경적인 사명과 비전을 갖고 있거나 돈을 많이 벌어 헌금을 하는 것이 기독경영일까? 배 원장에 따르면 이 또한 기독경영이 아니다. 경영의 목적과 과정, 그리고 결과 중에 목적과 결과에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과정에서 바른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는 이유다.

배 원장은 “채플이 있고, 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리며, 신우회를 장려하는 것도 기독경영에 대한 오해다. ‘종교적’이라는 것과 ‘기독교적’이라는 의미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기독경영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방향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통로 △선교명령과 문화명령의 수행 과정이다. 기업은 하나님의 소유이며 그 분의 주권이 기업 세계 위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 경영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돼야 한다. 또 경영활동을 통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표출돼야 한다. 이것은 기독교인의 삶 전체와 다른 영역에서도 실현돼야 하기에 보편적 과제이기도 하다. 결국 기독경영의 대전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청지기 정신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기독경영’은 하나님의 주권이 있는 사회적 공동체로서 기업이 하나님과 사람을 탁월하게 섬기기 위한 가치 창출 활동에 성경적 원리를 적용해 가는 과정이다.

성경에서 도출해 낸 기독경영을 위한 핵심원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배 원장에 따르면 기독경영의 핵심원리는 창조(Creation), 책임(Accountability), 배려(Benevolence), 공의(Justice), 신뢰(Trust) 등 5가지로, 줄여서 ‘JusT ABC’라고 부른다.

배 원장은 “이 원리들이 동시에 실현되면 기업 세계 위에 하나님의 나라가 더 온전히 임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 원리들이 갈등이나 대립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이 원리가 구조적(제도) 및 과정적(개인) 과정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한국의 기업은 긴 근무 시간과 낮은 생산성, 과대한 비정규직 비율, 지나친 성과주의와 경쟁주의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기업은 배려와 협력, 사람을 키우고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충분해야 하며, ‘공동체 자본주의’가 나타나야 한다”며 기독경영관점에서 제언한다.

황호찬 교수(세종대)는 주제특강에서 실제 기업 현장에서 성경적으로 경영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대부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이중장부, 탈세 등 현실적으로 이를 지키지 못하는 갈등 구조에 처해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황 교수는 “기독경영의 원칙을 숙지하고 이를 지켜나갈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현실적인 기업의 상황에서 원칙을 지켜나가면 하나님께 영광은 물론이거니와 이웃에게 사랑을, 그리고 기업 자체에게도 유익이 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실증적인 사례 등을 통해 확신이 필요하며,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신앙고백이 요구되고 있다.

황 교수는 “현재 한국 기업들은 공동체 의식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취약하다”고 평가하면서 “최고경영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익을 최고로 내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이해관계자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기독경영의 관점에서 “현재 상태보다 훨씬 투명하고 정직해야 한다. 각종 비자금, 뇌물 수수 등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며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장애가 된다”고 지적하면서 “기업가 정신, 혁신, 서비스 증진, 신기술 개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 등 지속적인 발전을 기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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