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삼일교회, 세 가지 관점 고려 공예배·새벽 수요기도회 지속…20여 가지 대응지침 마련


역동적인 소그룹(구역모임), 다음 세대 키우는 교회 사역에 집중


▲ 코로나19 상황 속 진주삼일교회의 주일 공예배 모습 (사진 진주삼일교회 제공) cookie0228@hanmail.net
▲ 코로나19 상황 속 진주삼일교회의 주일 공예배 모습 (사진 진주삼일교회 제공) cookie0228@hanmail.net


(진주=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우리 교회는 중단하지 않고 공예배를 계속해서 드리고 있습니다.”


진주삼일교회 담임 문장환 목사의 말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 우한 폐렴) 사태로 초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밀집 행사와 모임에 대한 정부의 자제 권고에 따라 교회에서는 ‘공예배 중지·계속’이라는 말과 현상이 나왔다. 한국교회가 일제 강점기와 6.25 한국전쟁 때 예배의 어려움을 겪은 바 있으나 이번과 같은 상황은 처음이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정부의 예배 등 밀집 집회 자제 권고와 공예배 중지를 원하는 사회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따라 많은 교회가 2월 말경부터 공예배를 중지하고 가정예배, 온라인예배 등으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듦으로써 공예배를 예전과 같이 회복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주삼일교회도 한국교회가 함께 맞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평소대로 공예배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전면 다른 방식으로 주일예배를 드릴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진주삼일교회는 공예배를 계속 진행하는 교회들과 마찬가지로 공예배를 계속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주일 공예배 출석 인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할 때 확연하게 줄었다. 성도들은 공예배와 함께 온라인(실황중계·녹화 방송) 예배로 주일예배에 함께하고 있다.


진주삼일교회는 코로나19 상황에 주일 공예배와 관련해 중요한 세 가지 관점을 고려했다. 사회, 교회, 하나님에 대한 책임과 관계이다. 문 목사는 이 세 가지 관점에 대해 장로들과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한다. 4월 14일 진주삼일교회당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진주삼일교회가 어떻게 평소와 같이 예배하는지 문장환 목사에게 들어봤다.


▲ 진주삼일교회 담임 문장환 목사. 2020.04.14. cookie0228@hanmail.net
▲ 진주삼일교회 담임 문장환 목사. 2020.04.14. cookie0228@hanmail.net
“사회적 책임은 이 사회에 해를 가져오지 않고 부담되지 않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염의 가능성이에요. ‘과연 모이지 않는 것이 최선일까? 아니면 모이면서 충분하게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거를 지킬 수 있을까? 우리 교회는 어떻게 하면 그것이 가능할까?’ 생각할 때 모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과 실제 전염이 일어나는 여러 과정을 볼 때 100% 감염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회가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그 정도 이상은 우리가 채울 수 있겠더라고요.”


문 목사는 예배드리는 행위 자체가 일반사회에서 이뤄지는 것보다 훨씬 더 감염성이 적고 또 감염성을 적게 할 수 있는 방역과 감염병 예방이 충분히 된다고 내다봤다. 처음부터 거리 두기, 예배당에 들어올 때 손 소독하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감염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면서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충실했다.


사회적으로 교회가 공예배를 중지하면 좋겠다는 분위기에 대해 문 목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회적 압력, 평판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면 우리가 말을 들어야 하지만,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해서 이야기되고, 심지어 기독교에 대한 반감으로 예배하지 못하게 하고 공예배를 욕한다고 하면 그것은 그리스도와 의를 위해 감당해야 할 핍박입니다. 그것은 교회가 감당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회에 피해를 주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사회적 평판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그것은 늘 왜곡되고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기준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사회적 평판보다는 하나님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컸다.


사회적 책임과 마찬가지로 교인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 교인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교회는 물론 개인에게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하던 생업을 중지해야 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이에 진주삼일교회는 사회의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게 교인들의 전염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인에 대한 책임과 관련, 교인들의 공예배 참여도 존중했다.


“교인들이 하나님 앞에 지금까지 오랫동안 드려왔던 몸에 익숙한 예배를 계속해서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것도 존중해야 합니다. 때로는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있지만, 지금 공예배를 중지하는 것보다 예배하도록 안내하는 게 교인들에 대한 교회의 책임입니다.”


공예배 계속은 하나님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가정예배, 온라인예배 등 다른 방식의 예배로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지만, 주일에 정한 장소와 시간에 모여 예배하는 관습이 오랫동안 존속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의미로 공예배는 하나님에 대한 우리 책임에 절대적인 표시입니다. 전쟁 가운데서도 주일에 한자리에 모여 예배했습니다. 어떻게 이것을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에 대한 책임으로서 공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게 우리 당회원들이 이야기하는 공통점입니다.”


진주삼일교회는 세 가지 관점(책임)을 고려하면서 공예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방향을 정함에 따라 감염증 예방을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조치했다. 20여 가지 코로나19에 대한 진주삼일교회 대응지침이다.


“모든 교인이 다는 아니겠지만, 교회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예배 방향과 지침을 정하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교인들도 두려워하지 않고요. 교인 중에는 걱정하거나 다른 생각이 있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교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따져서 대응지침을 마련했어요.”


코로나19 상황에서 주일 공예배 출석 교인 수는 반 정도. 사회적으로 압력이 강할 때는 ⅓ 정도가 공예배에 참석했다. 4월 12일 부활절에는 교인 60% 가까이가 함께했다. 주일 오전에 두 번 드리던 예배를 코로나19 상황에서 세 번으로 늘렸다. 감염 예방수칙의 거리 두기에 따라 공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의 예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3부 예배에는 교인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지만, 예배 공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해요. 예배당 의자에 2m 간격으로 빨강 딱지를 붙여놓았어요. 이번 4월 12일 부활절 예배부터 교인들이 조금 많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 진주삼일교회 예배당을 방역하고 있다. 의자 위에 양 쪽으로 거리를 두고 빨강 딱지(의자 오른쪽)가 붙어 있다. 2020.04.14. cookie0228@hanmail.net
▲ 진주삼일교회 예배당을 방역하고 있다. 의자 위에 양 쪽으로 거리를 두고 빨강 딱지(의자 오른쪽)가 붙어 있다. 2020.04.14. cookie0228@hanmail.net


주일 공예배보다 교인이 적게 나오는 수요기도회는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새벽기도회도 공간이 충분함으로써 쉬지 않고 있다. 지금은 권찰회도 열리고 있다. 교육부서, 교회(주일)학교는 유치부와 영아부를 제외하고 모이고 있다.


진주삼일교회가 공예배를 계속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배경은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문 목사는 교회가 평상시 감염증에 예방적인 삶으로 적응해야 한다고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요즘 ‘생활방역’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교회가 어떻게 하면 ‘생활방역’이 가능한지 보여주고 있어요. 감염 예방수칙만 잘 지키면 전염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진주삼일교회는 역동적인 소그룹(구역모임)이 있는 교회, 다음 세대를 키우는 교회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 세대를 믿음으로 키우는 사역을 위해 주일학교 자체적인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방과후학교, 비전트립 등을 진행하고 있다. 33명의 주일학교 학생과 교역자가 지난 2월 18일부터 27일까지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를 탐방했다. 비전트립은 앞으로 1년 내내 운영할 계획이다. 유럽(선진국), 캐나다 동부 초기 내한 선교사 유적지, 북한 중심 연변 탐방, 단기선교 등을 매년 번갈아 진행할 예정이다.


진주삼일교회는 2월 말경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확실하게 예배의 방향을 잡고 대응지침을 신속하게 마련함으로써 출석 교인은 줄었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수칙을 잘 준수해 주일 공예배를 드리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 진주삼일교회당 전경. 2020.04.14. cookie0228@hanmail.net
▲ 진주삼일교회당 전경. 2020.04.14. cookie02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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