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온라인예배 습관화로 나태 우려…4월 자유로운 예배 기대

▲ 코로나19 상황 가운데 이리아름다운교회 2020년 3월 29일 주일 공예배 모습 (사진 이리아름다운교회 제공)
▲ 코로나19 상황 가운데 이리아름다운교회 2020년 3월 29일 주일 공예배 모습 (사진 이리아름다운교회 제공)

2월 하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대거 나온 한 달 반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수십 명 또는 그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는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초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 2주간 확실하게 감염병을 차단함으로써 4월 6일 학교 개학 계획에 차질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것도 미지수다. 계속해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계획에 따라 교회도 이제껏 제대로 드리지 못했던 공예배를 4월에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회에 따라 2월 23일 주일부터 공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예배, 가정예배 등 다른 방식으로 주일예배를 하거나 적은 인원이지만 공예배를 계속해서 진행하는 가운데 온라인예배도 함께하고 있다. 또 온라인예배가 어려운 경우 예배실황을 녹화해서 교인들에게 송출하거나 전화와 문자 또는 심방으로 예배를 돕고 있다.


정부의 초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불구하고 공예배를 이어가든 정부의 권고에 따라 주일 집합 예배를 중지했든 간에 교회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많은 교인이 자유롭게 예배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소수 인원이 참석하는 주일 공예배에 대한 논쟁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이웃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면서까지 집합 예배를 드려야 하느냐고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공예배를 이어가는 교회를 향해서나 같은 교회 내에서 이 같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교회가 정부의 권고에 따라 감염 예방수칙을 잘 지키면서 공예배를 드리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있지만, 주일 공예배가 본질이며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주일 공예배가 원상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지만, 공예배가 중요한 만큼 이것을 기대하고 있다. 어떤 예배의 형식으로 예배하든 간에 교회들은 편안하게 예배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역 교회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떻게 보내며, 자유롭게 드리는 공예배를 얼만큼 기다리고 있을까?


제2영도교회, 직원들 중심 공예배·온라인예배


제2영도교회(담임목사 신인범)는 3월 1일 주일부터 교역자들과 장로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예배를 드리고 있다. 다른 교인들을 위해서는 토요일에 예배를 녹화해 유튜브에 올려서 주일에 성도들이 예배할 수 있도록 했다. 교회에 오지 못하는 성도들에게 설교 요약본을 보내거나 심방을 통해서 계속 교감하고 있다. 3월 29일부터 성도들이 실시간 온라인예배에 함께했다.


제2영도교회 담임 신임범 목사는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지 못하는 심정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주일예배를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드리다가 그렇게 하지 못해서 답답하고 힘듭니다. 성도들이 보고 싶기도 하고요. 성도들도 마찬가지로 공적 예배를 같이 드리다가 가정에서 예배하니까 굉장히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전화가 많이 와요. 빨리 교회에서 같이 예배를 드렸으면 좋겠다고요.”


제2영도교회는 3월 초 2주간 사회적 거리 두기의 권고와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라 교회 직원들만 함께 주일 공예배를 드리고 있다. 다른 성도들은 가정에서 예배하도록 권장했다. 제2영도교회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됨으로써 4월 6일 개학과 함께 공예배도 성도들이 함께 모여 드릴 것으로 기대하며 실시간 온라인예배로 전환했다.


대구 성로교회, 온라인예배·실시간 중보기도회


대구 성로교회(담임목사 이규익)는 2월 23일부터 공예배에 함께 모이지 못하고 있다. 대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서 일찌감치 가정별로 방송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성로교회 담임 이규익 목사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공예배를 드리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교회도 국가와 시의 정책에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방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예배를 시대의 요청에 따라 구축해야겠다고 인식해 온라인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 실시간으로 매일 정한 시간에 중보기도회를 하면서 국가와 한국교회와 가정을 위해, 코로나19가 퇴치되도록 기도하고 있다. 우리 교우들이 예배에 대한 사모함이 있어서 연락이 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오랫동안 공예배로 모이지 못하다 보니 성도들이 예배에 대해 기대감이 있는 반면에 방송 예배 등으로 신앙이 나태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 목사는 “방송 예배가 한국교회 성도들의 예배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 성도들이 교회에 오지 않고 이번에도 이렇게 드렸으니까 다음에도 똑같이 드릴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4월 6일 개학을 앞두고 4월 5일 공예배를 드리고자 정부 시책에 따라서 방역과 거리 두기, 체온 측정 등 감염 예방수칙을 지키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영주시민교회, 당회원 중심 공예배·온라인예배


영주시민교회(담임목사 이경우)는 3월 첫 주부터 공예배를 중지하고 실시간 동영상으로 온라인예배를 드리고 있다. 주일학교는 영상녹화 메시지와 총회 자료 영상들을 보내고 있다. 믿지 않는 집에서 나오는 아이들은 교사들이 부모들과 전화해서 돌보고 있다.


영주시민교회는 주일에 장로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임시 당회가 매 주일 모여 다음 주일의 계획을 결정하고 있다. 4월 둘째 주일에는 감염 예방수칙을 잘 지키기 위해 체온 측정, 손 소독제 등을 철저히 준비해서 공예배를 드린다는 계획이다. 2m 거리를 두고 앉기 위해 본당 외에 다른 공간도 예배 장소로 활용하며, 2부와 3부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다.


이경우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로 교회가 공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 자체도 하나님이 우리 교회와 사회를 향한 종말론적 심판의 의미와 교회들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하루 두세 시간 전화로 성도들을 심방 하고 있다. 구역장들이 구역원들에게 영상예배를 독려하며 참여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찾아가서 실시간 영상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성도들과의 전화 통해서 성도들이 예배에 갈급함이 있는 것으로 느낀다. 이제까지 자유롭게, 습관적으로 예배하던 성도들에게 또 다른 하나님의 만지심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목사는 “우리 지역은 교회와 연합단체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굉장히 협조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4월 둘째 주일 부활절에 공예배를 드리고자 감염 예방수칙을 지키기 위해 체온 측정기 등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 지역은 도시가 작아 어느 한 교회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지역사회에 향후 전도나 이런 부분에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고난 주간에도 자유롭게 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보은교회, 임시 처소에서 3부로 예배·온라인도 함께


서울보은교회(담임목사 손덕현)는 3월 1일부터 출석 ¼ 수준인 200명 정도 교인이 주일에 출석하는 가운데 공예배를 이어가면서 영상으로 온라인예배도 함께하고 있다.


서울보은교회는 예배당을 새롭게 건축하는 가운데 있어 임시 처소에서 예배하고 있다. 교회당 건축은 6월 말 완공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임시예배공간은 넓지 않은 데다가 코로나19 사태로 감염 예방수칙을 지켜야 하기에 1~3부로 나뉘어 예배하고 있다.


손덕현 목사는 “모든 성도가 함께 공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게 마음이 아프다. 교회당예배에 오시는 분들은 온라인예배에 익숙하지 못한 성도들이 많다. 주일 집합 예배를 지켜야 하는 성도들이 나오고 있다.”라며 “서울과 수도권에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국가의 시책이나 권고도 지켜내야 하는데 양쪽 사이에서 성도들도 매주 결단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우리는 원칙적으로 어떤 경우에든 예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이나 가정이나 포기할 수 없다. 가정예배를 드리는 교우들도 공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보은교회는 임시 처소에서 공예배를 이어가다 보니 시설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가정에 있는 성도들은 주일 1부 예배 때 녹화된 영상으로 예배하고 있다. 현재 주일예배를 제외하고 오후 예배, 수요·금요 기도회는 공식적으로 모이지 않는다.


이리아름다운교회, 소수 교인 출석 평소대로 공예배


이리아름다운교회(담임목사 이성국)는 코로나19 여파로 교회 출석 교인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평소대로 주일 공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2월 23일부터 주일 오전 공예배만 드리고 있다.


교회당예배에 오는 성도들은 2m 거리 두기 등 감염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예배하고 있다. 교회당에 나오지 못하는 성도들에게는 설교문을 보내거나 문자를 보내서 예배하도록 돕고 있다. 심방을 제대로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성국 목사는 주일공예배를 평소대로 하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정부가 요구하는 게 겁이 나서 그런 게 아닙니다. 이곳은 청정지역입니다. 그래도 정부 시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식사 안 한 지 오래됐고 다른 모임도 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하게 시행됨에 따라 기관이나 직장에 압력이 들어가면 성도들이 주일에 교회에 잘 나오지 못합니다. 우리 교회는 주일 오전 공예배만 드립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해야 하지만 겁내면 안 됩니다. 더 정신을 차리고 예배를 잘해야 합니다. 집합 예배를 자제하라고 하는데, 감염 예방수칙만 잘 지키면 크게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는 더 긴장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이 목사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감염 예방수칙이 적용되는 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회당예배를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으라고 하는데 시청에서는 맨날 출근하는 직원들의 이름을 적느냐고 물어보면 안 적는다고 그래요. 할 말이 없는 거죠. 교회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라고 하는데 시청 직원들은 붙어서 근무해요. 자기들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못하면서 다른 사람 보고 지키라는 게 말이 됩니까?”


이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교인들이 교인들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믿음이 약한 사람이 교회에 안 나오는 게 습관이 될 수 있기에 그러하다. 교인들에 따라서 교회에 안 오는 재미가 붙을 수 있다.

이 목사는 “영적으로 나태해지는 습관이 들면 교회가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다. 한두 명이 나오더라도 주일 공예배는 계속 드린다. 중직자들은 나와서 예배한다. 이거라도 끊을 놓치면 성도들의 얼굴을 볼 일이 없어진다. 영육 간에 힘들어진다.”라며 “평생 목회만 하고 살았는데 이런 시기가 없었다.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예배는 제대로 드렸다. 예배는 우리의 본질인데 이런 식이 되니까 그동안 교회가 오만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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