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 지역선교부 체제로 재편했어요

KPM이 지역선교부 부장단 회의로 지역선교부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지역선교부 체제 전환을 시작한 게 2010년 말 부터니까 장장 1년여가 넘게 걸린 대장정의 마무리였다.(3개 현지선교부는 일정상 지역선교부 체제 미전환)

본부장 김한중 선교사는 2010년 말부터 KPM 지역선교부 체제의 탄생과 현지 선교부 체제의 종말을 고하면서 지역선교부 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강조는 지역선교전략회의에서 항상 제일 첫 머리에 있었다.

팀 선교였다. 21세기 선교는 더 이상 독불장군식의 선교가 통하지 않으므로 선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팀으로 공동의 비전과 목표를 갖고 함께 선교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다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인의 사역을 팀에서 위탁한 사역으로 보기로 하는 절충안이 제시됐었다.

부장단회의에서도 동일한 질문과 의심의 눈초리가 계속됐다. KPM이 지금은 개인의 사역을 인정한다고 해놓고, 나중에 딴소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눈초리였다. 그리고 이러한 의심은 KPM 정책위원회에 제안할 총회 세계선교위원회 행정내규 수정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정점으로 치달았다.

행정내규 제4장 (선교사의 사역) 제12조 (선교사역 원칙) 제2항이 문제가 됐다. '선교사역은 현지선교부의 주관 하에 반드시 공동사역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이었다. 현지선교부를 지역선교부로 바꾸면 될 것 같아보였지만 문제가 됐다. 보다 정확하게는 공동사역이 문제였다. "현재 다 개인사역을 하고 있는데 공동사역으로 해놓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대다수 참석자들의 우려였다.

지역선교부 부장단들은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원했다. 강한 저항에 부딪치자 본부장이 일보 후퇴했다. 공동사역을 공동의 목표로 변경한 것이다. '선교사역은 지역선교부의 주관 하에 공동의 목표를 갖고, 협력하여 사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로 수정안이 마련됐다.

그렇지만 조금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행정내규 수정만으로 현재와 달라지는 것은 없다. 오히려 종전 규정에서는 팀선교가 명확하게 규정돼 있었지만, 수정안에서는 팀선교가 약해졌다. '공동의 목표를 갖고 협력하여 사역하는 것'을 과연 어느 정도나 팀선교라 할 수 있을까?

팀선교는 원래 행정내규에는 있었지만, 그동안 선교사들은 이를 알지도 못했고 지키지도 못했다. 이른바 사문화된 규정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규정이 오히려 약화됐다. 그런데도 지역선교부 체제 전환으로 이제 팀선교를 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왜일까? '규정대로' 보다는 그 규정을 지켜야할 사람들 사이에 '신뢰'와 '약속'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1월 30일부터 2월 3일까지 5일 동안 지역선교부 부장단과 KPM본부 리더들이 태국 방콕에서 치열하게 회의를 진행한 끝에 얻은 귀중한 결론이자 성과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중요한 순간마다 회의를 관통한 격언이다. 그렇지만 아쉬움도 있다. '더 전진할 수 있었는데 멈춰 버리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다. 이번 회의의 주제처럼 '아자! 일어나 함께 가자'를 지향했기 때문이다.

KPM 지역선교부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의 느슨한 팀선교 체제를 갖추게 됐다. 그리고 이것은 KPM이 현지선교부에서 지역선교부로 전환을 추진한 실질적인 이유다.

종전 행정내규는 2가정 파송 이상일 때 현지선교부 구성이 가능했다. 때문에 전 세계 KPM 파송국가 중 현지선교부가 조직된 국가는 18개에 불과했다. 현지선교부가 미조직된 국가의 선교사는 버려진 자식처럼 관리 및 케어가 문제였다.

지역선교부 체제는 현지선교부 단점을 커버해줄 수 있는 대안이었다. KPM은 '동일 국가 또는 인근 국가 내에 5가정 이상 파송될 경우에 지역선교부를 조직한다'고 행정내규(제26조1항)를 개정함으로써 국가에서 지역으로 범위를 변경했다.

이로써 지역은 때로는 한 국가안의 지역으로, 때로는 2, 3개 국가를 포괄하는 지역으로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해졌다. 그렇게 조직된 지역선교부가 현재 22개. 지역선교부 체제에서는 지역의 광범위성으로 인한 실효성 문제를 차치하면, KPM 파송 선교사 모두가 팀에 속할 수 있게 됐고, 팀원으로서 소속감을 갖게 됐다. 게다가 부장단 모두가 온도차는 있지만 팀선교에 공감했다. 처음 출발 당시의 목표 이상을 달성한 것이다.

부장단 회의는 향후 신임 선교사 파송부터 기존 선교사와 함께 팀선교를 하도록 결정했다. 팀선교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번 회의결과가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미진해보여도 실질적으로 시행 가능한 팀선교를 지향한 것은 분명하다. 지금 당장은 느슨한 단계에서 팀선교를 시작하지만, 향후 5년, 10년 후에는 제대로 된 팀선교를 하겠다는 데 모두가 공감해서 이뤄낸 결정이다.

이제 지역선교부가 잘 운용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규정에 맞게 지역선교부와 KPM 본부가 지역선교부 체제를 운영해 나가면, KPM의 팀선교는 느슨한 단계에서 점차 굳건한 단계로 이동해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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