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구본철 화백
▲ 삽화: 구본철 화백

네덜란드에서 도르트 신경이 만들어질 즈음 살았던 인물 가운데 유명한 미술가 한 사람이 있단다. 그 이름은 렘브란트야(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1669). 들어본 적이 있니? 그의 그림을 보면 아마 ‘아~ 이 그림’ 하고 알아볼 거야. 그 정도로 유명한 화가란다.


렘브란트는 레이던에 있는 풍차로 돌리는 방앗간 집안의 아홉 번째 자녀로 태어났어. 부모는 아주 경건한 개혁 신앙인이었지. 어릴 때 라틴어 학교에 다닐 정도로 명석했던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당시 레이던 대학에 14살에 입학했단다. 그 때가 바로 네덜란드에서 도르트 신경이 만들어지고 난 바로 그 다음 해였어. 렘브란트는 그 후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선생에게서 미술의 기교를 배우다가 1632년 아예 그곳으로 이사를 갔지.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초상화를 그리면서 그의 실력을 알리기 시작했단다.


렘브란트가 살던 시기에는 이미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난 때였어.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미술에도 하나님보다 인간이 중심 주제로 등장했단다. 성경과 성인들의 인물보다는 인간 일상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나타나기 시작한 거지. 예를 들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같은 그림을 봐! 렘브란트의 위대함은 성경 속에 나타난 신앙적인 모습을 그릴 때 과장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는 거란다. 오랫동안 대부분의 화가들은 성경에 나타난 인물을 그릴 때 초인간적으로 그렸어. 보통 우리가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지. 화려하고 거룩한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어.


그런데 렘브란트는 실제 우리가 마을에서 볼 수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그렸단다. 외모보다는 내적인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지. 그는 인간 마음속의 심리를 얼굴 표정이나 몸가짐, 그리고 주변 분위기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어. 그가 그린 자화상이나 성경에 나오는 인물을 보면 죄와 허물로 상처 받은 인간 내면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지. 인간은 하나님의 구원과 도움이 필요한 비참한 존재라는 개혁신앙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특이한 점이란다. 그런 의미에서 렘브란트는 전형적인 그 시대의 개혁신앙인의 한 모습이었어.


그의 대작 ‘야경꾼’을 봐! 등장인물들 가운데 얼굴이 모두 나온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일부만 나온 사람도 있지. 얼굴이 나오도록 하는 단체 인물화의 관행을 뛰어 넘는 개성을 발휘한 셈이란다. 렘브란트가 사용한 기법은 르네상스 이후 적극 활용되었던 빛과 그림자의 대비였어. 명암을 활용함으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마음껏 강조했지.


또 구약성경의 아브라함이 첩 하갈에게서 낳은 아들 이스마엘을 집에서 쫓아내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는데 인물들의 표정을 보면 그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아브라함은 매우 고민하고 사라는 웃으며 흡족해하고 있지. 렘브란트는 예수님의 시체를 십자가에서 내리는 그림에 자신의 모습도 그려 넣었단다. 자신도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과 십자가의 죽음에 동참하고픈 마음을 표현했어. 그는 대체로 자존감이 컸단다.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을 무려 100개나 그렸고 동판화(에칭)도 20개나 그렸다는 것에서 알 수 있어.


렘브란트는 그림을 통해 전도하려고 하지는 않았어.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그림도 그렸고 성경과 관련된 그림도 그렸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과 인간에 관한 그의 생각을 표현하려 했다는 거지. 창조 세계와 인간의 아름다움, 그리고 죄로 얼룩진 인간의 괴로움과 비참으로 가득한 세계를 그려냈지. 이것이 렘브란트가 가졌던 개혁신앙의 세계였고 미술 활동이었단다.


렘브란트의 삶은 늘 행복하지는 못했지. 1634년에 아내와 결혼해 자녀를 낳았지만 3번이나 출산 후 모두 죽고 말았어. 1641년 마침내 아들을 낳았지만, 슬프게도 그 해 아내가 죽었지. 아내가 죽기 일주일 전 절대로 재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는 다시 다른 여자와 동거하며 딸을 하나 낳았지. 그가 죽기 얼마 전 첫 아내에게서 낳은 아들(1663)과 둘째 부인(1668)이 죽었어. 이렇게 렘브란트의 삶은 1641년 이후는 슬픔과 고통의 연속이었단다. 그도 우리와 결코 다르지 않은 한 명의 인간이었지. 그가 남긴 작품은 유화가 300개, 동판화가 300개, 그리고 간단하게 그린 그림 조각들이 2,000개나 된단다. 그의 작품은 세계 여러 박물관에 흩어져 보관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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